[12월 3주차 세모] 요즘 넷플 뭐봄? 어쩌다 달리기, 매운실비김치 후기

솔직히 마음에 품은 크리스마스 영화 하나쯤 있잖아요?

2023.12.21 | 조회 533 |
2
|
세모의 프로필 이미지

세모

둥글지도 않은 것이 각지지도 않은 것이…

 

디올 트리는 또 처음이라🥰
디올 트리는 또 처음이라🥰

유치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읍니다. 절대 양보할 수 없어요. 그래도 저는 이 시즌엔 크리스마스 영화 한 편 정도는(아니 한 편으로 모자라 ㅠㅠ) 좀 봐줘야 일상생활이 가능한 나약한 인간이거든요.

바깥 여기저기서 화려하게 빛나는 트리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시즌. 어딘가 모르게 싱숭생숭해지는 마음을 붙들고 출근을 하려면 약간 제 뇌에도 크리스마스 뽕을 넣어 줘야 해요. 마법같은 그런 분위기에라도 취해야 이런 시즌에 출근하는 게 덜 억울하지 않겠어요ㅠㅠ

크리스마스 영화라는 게 죄다 결이 비슷하고 권선징악, 해피엔딩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또 그건 그거대로 미덕이 있지 않겠어요? 혼자 보기도 좋고 누군가와 같이 봐도 재미있을 크리스마스 영화 몇 편 풀어볼게요.

그리고 최근에 제가 브런치북을 출간했습니다. 아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달리기를 취미로 하고 있거든요. 달리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담은 '어쩌다 달리기' 한 챕터 소개해 드리고, SNS에서 핫한(?) 선화동 매운실비김치 후기 한 번 쪄보겠습니다.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

[리뷰]

크리스마스 스위치

온갖 판타지가 총집합된 작품. 일단 '진숙이'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배우 바네사 허진스가 너무 사랑스럽고요 귀족가의 사람과 몸을 바꿔 본다는 설정에, 그렇게 해서 결국 왕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그야말로 길티플레저 그 잡채인 작품 되겠습니다.

일단 바네사 허진스가 호감이다? 그러면 무조건 보셔야 해요. 1편의 인기에 힘입어 2편, 3편까지 나왔는데, 그러면서 진숙이가 1인 3역까지 하게 되거든요! 크리스마스 인테리어에 참고할 만한 예쁜 화면들도 많이 나와서 눈도 즐거워요.

2편에서 나오는 뭉클했던 대사 한 마디 소개시켜 드리면서 '크리스마스 스위치' 소개는 마무리하겠습니다.

"당신에게 온 세상을 주고 싶지만 이 세상은 내 것이 아니야. 하지만 이것만은 약속할게. 내 세상은 당신 거야. 당신 없는 세상은 텅 빈 거나 마찬가지니까."

징글 쟁글: 저니의 크리스마스

뮤지컬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추. 미국 뮤지컬 영화 특유의 화려함과 유쾌함이 살아 있는 크리스마스 영화입니다.

크리스마스 영화라고 하면 역시나 로맨스와 가족 장르를 떠올리시겠지만, 꿈과 희망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잖아요. 한때는 빛났으나 지금은 빛을 잃은 장난감 제작자가 호기심 많은 손녀와 만나 다시 희망을 키우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전개 자체는 평탄한데 화면 구성과 색감이 정말 대단해요. 보면서 그 화려함에 계속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들도 아주 만족해할만한 그런 영화랍니다.

어 베리 머리 크리스마스

혹시 스탠드업 코미디 좋아하시나요. '어 베리 머리 크리스마스'는 농담과 웃음이 가득한 어딘가 조금 삐딱한 크리스마스 특별쇼입니다.

일단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는 재즈바 스타일로 시작은 하는데.. 뭔가 전개가 뜻밖이에요. 게스트 면면도 화려하고 조크가 터지는 와중 낭만적인 캐럴도 들을 수 있습니다. (조지 클루니, 마일리 사이러스 등등..)

러닝타임도 56분으로 아주 짧으니까 부담 없이 틀어보셔도 좋겠어요. 15세 이상 관람가. 도대체 내가 뭘 보고 있는 건가 싶은 블랙 유머적인 크리스마스 쇼!

걷는 거 아니고 쉬어 가는 겁니다(엣헴)
걷는 거 아니고 쉬어 가는 겁니다(엣헴)

[주절주절]

'어쩌다 달리기' 챕터1: 들어가며

다른 많은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자 역시 결과로 평가받는다. “취재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반드시, 데스크에게 제출해야 한다. 최선을 핑계로 계속 취재에서 물을 먹는다면 점잖게는 데스크의 한숨이, 심하게는 “일을 하는 거냐 마는 거냐”는 평가가 날아올 것이다.

생각해 보면 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물론 늘 시험을 보기 전에 최선을 다했던 건 아니지만, 드물게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생각했던 때에도 “최선을 다한 데 의의가 있다”, “정말 잘했다”는 말을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들은 기억이 별로 없다. 대충 벼락치기를 했더라도 1등을 하면 칭찬 받았고 성적이 떨어지면 “다음번에 잘하라”는 말을 들었다.

살다 보니 세상 일이 다 그랬다. ‘참가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지만 세상은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그 가운데서도 금메달을 딴 이들에게 특히 더 관심을 줬다. 참가하는 의의를 남긴 다른 수많은 선수들의 이름은 쉽게 잊혔다. 연금, 방송 출연 기회 등 많은 혜택들은 승자가 독식했다. 물론 비단 우리 시대 일만은 아니다. 그러니 아바도 ‘위너 테이크스 잇 올’(The Winner Takes It All)에서 "이긴 사람만이 모든 걸 다 갖는다"고 노래했겠지.

하지만 역시 살다 보니 최선을 다한다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눈으로 보이고 수치로 잴 수는 없더라도 분명히 삶의 태도를 바꾼다. 어차피 1등이 아니면 주목 받지 못 하는 세상에서 1등을 못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하루하루 쌓여 위대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 누군가 매일 쓴 일기가 책이 되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임했던 세계일주, 혹은 국토횡단의 기록이 영상 등의 콘텐츠로 재탄생돼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

내게 러닝은 최선을 다하는 것, 참가하는 것의 의의를 깨닫게 해주는 활동이다. 2019년 여름 처음으로 러닝을 시작한 이래 나는 단 한 번도 더 빨리 뛰지 못하는 것으로 나를 채찍질한 적이 없다. 1등을 목표로 한 적도 없다. (물론 어차피 내겐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계산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다만 나는 늘 완주를 목표로 했다. 시간제한이 있는 경기라면 그 시간 내에 들어오는 것 정도가 목표였다. 평소에 연습을 강도 높게 하지 않더라도, 대회에 꾸준히 나가는 것만으로도 페이스는 서서히 상승했다. 주로에서 몸이 가볍게 느껴지거나, 그래서 지난번 대회 때보다 기록이 향상하면 완주의 기쁨에 또 다른 보람이 조금 더 더해졌다. 그런 날엔 왠지 대회 후에 하는 맥주 한 잔, 맛있는 음식 한 그릇이 스스로에게 주는 또 하나의 메달처럼 느껴지곤 했다.

꼭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쏟아 부어 무언가를 이뤘을 때의 기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서 성공을 했든 실패를 했든 그 시간들은 자신의 안에 차곡차곡 쌓여 훗날 기억할 수 있는 '나의 삶'을 형성한다. 5km의 짧은 코스든 42.195km를 넘는 울트라 마라톤의 코스든 쉬운 레이스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늘 어느 순간엔 고비가 왔고, 어느 순간엔 다리를 그만 움직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런 순간을 극복해야만 완주가 가능하다.

내가 모은 완주 메달은 그 자체로 나의 성취다. 힘든 시간을 넘어서지 못 했다면 손에 쥘 수 없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방 곳곳에 있는 완주 메달들을 보며 오늘도 위안을 얻는다. 세상이 뭐라고 하든 적어도 나는 저렇게 여러 번, 힘듦을 극복하고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열심히 해봤자 1등은 정해져 있어’, ‘최선보다 중요한 건 결과야’라는 사회의 시선을 어쩔 땐 내 메달들이 비웃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메달만 바라봐도 떠오르는 그 날 그 주로에서의 느낌. 내 최선이 그렇게 동그랗고 빛나는 무언가로 남았다면 된 것이다. 꼴등으로 들어와도 완주만 했다면 주어지는 러닝 메달은 참가와 최선의 의의를 새삼 되새기게 해주고, 그것이 느림보 러너인 내가 달리기를 사랑하는 이유다.

*혹시 '어쩌다 달리기' 전편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AB컷]

보십시오, 매운실비김치의 자태를

사실 저는 '맵찔이'예요. (뜬금)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신라면도 잘 안 먹거든요. (안 먹은 지 10년은 족히 넘었어요)

그런 제가 선화동 매운실비김치를 왜 샀느냐! 다름아닌 라디오 사연에 당첨됐기 떄문입니다ㅋㅋㅋ

형아들, 이 라디오 사연이 되게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요. 저는 운전을 하다 보니까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요. 듣다 보면 퀴즈 같은 걸 내는 프로그램이 되게 많아요. 그러면 이제 운전 안 하는 날 퀴즈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들어가서 삭 정답 문자를 보내는 거죠.

의외로 퀴즈 정답으로 많이 당첨이 돼서 뭐 샤워기필터, 견과류 세트, 커피 쿠폰, 치킨 쿠폰(당근했지만..) 등등 많이 받았네요.

하여튼 실비김치도 그렇게 저희 집에 당도하게 되었는데요.

선화동 매운실비김치 비주얼
선화동 매운실비김치 비주얼

저는 이 실비김치가 SNS에서 굉장히 핫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당근에 올렸습니다만 파격적인 가격에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김치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ㅠㅠ) 그런 사이에 김치가 숙성되고 있는지 비닐이 부풀기 시작했고, 결국 세 통 중 두 통은 도전해 보고 싶다는 친구에게 주고 한 통은 제가 먹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일단 생김치의 비주얼인데요.

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맛을 전달하기 위해 양념을 씻지 않고 먹었는데요. 제가 그때 거의 공복 상태였는데 먹자마자 '내일까지 화장실 들락날락하겠군'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 매콤하고 뜨거운 기운이 위로 내려가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위가 뜨거웠어요.

첨부 이미지

생각해 보니 요즘 같은 강추위에 아침에 한조각 먹고 나가면 몸 속에 있는 핫팩 같겠네요.

그래서 결국 김치를 좀 씻어서 양념이 거의 묻지 않은 상태로 찌개를 끓였습니다. 집에 반 먹고 남겼던 라면이 있어서 라면 스프를 조금 넣고 면도 넣고 해서 끓여 먹었는데요. 그렇게 하니까 조금 먹을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래도! 여전히 맵긴 했어요. 신라면보다는 무조건 맵다? 그런 느낌.

요리 실력은 논외로 하기로 약속해요..
요리 실력은 논외로 하기로 약속해요..

근데 매운 것보다 찌개를 끓인 뒤 아쉬웠던 건. 배추의 식감이었어요. 김치를 할 때 보통 배추를 절이잖아요? 근데 절이지 않은 건가..? 싶었어요. 굉장히 식감이 흐물텅해졌거든요. 그래서 찌개를 너무 푹 끓이면 잘못하면 샤브샤브 속 배추처럼 그냥 녹아버리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론적으로는 매운실비김치는 무조건 매운 거 잘 드시는 분이 드셔야 한다는 거..ㅎ '요리해서 먹으면 되지' 그런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ㅋㅋㅋ

오늘 세모 레터는 여기까지고요 다음 주에 또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세모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양양의 프로필 이미지

    양양

    0
    almost 2 years 전

    정형님 더 젊어지신거 같아요!!! 라디오 당첨이 되시다니! 럭키!! 저는 실비김치 좋아해서 종종 시켜먹고는 해요🤗 매운걸 먹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구요!

    ㄴ 답글 (1)
© 2025 세모

둥글지도 않은 것이 각지지도 않은 것이…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