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랑 나랑 300일

여섯 가지 회고, 그리고

2023.10.16 | 조회 380 |
0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코라 in 캐나다 🍁 여행같은 일상을 전해요

코라예요 💙

믿을 수가 없어요, 지난 번 메일에 "나 회고는 300일에 할거야" 라고 쓸 때는 아직 여유가 좀 있다고 생각했단 말이죠. 아무튼 오늘은 밴쿠버 공항에 내린지 300일이 되는 날입니다. 

  • 한 줄 요약: 한 고비 넘었다 싶으면서도 예상치 못한 돌부리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딱 그 지점이네요.

 


300일 맞이 회고

🟩 다시 해도 또 그렇게 할 선택들

  • 출국일을 결정하자마자 현지의 한국 딜러샵을 통해 차량을 구입한 것. 적당한 중고차가 나타나는 행운을 기다리기에는 리스크가 커서, 예산과 일정에 맞는 가장 최소한의 신차로 구매했다. 차는 내가 밴쿠버 도착하기 며칠 전에 입고되었고, 나는 입국 다음날부터 렌트카도 우버도 아닌 내 차를 운전할 수 있었다. 초기 출혈 중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 12월말-1월초 라는 시기에 이주한 것. 아이가 있는 경우 대부분 9월 학기에 맞춰 여름방학 때 입국한다. 그런데 여름의 밴쿠버는 극성수기. 항공권도, 숙소도, 집 렌트 경쟁도 높고 치열하다. 대행 업체를 쓰면 그 또한 돈이다. 우리는 비수기에 들어와 여러모로 여름 시즌만큼 힘겹지는 않았다. 아이가 학년 중간에 전학하는 게 다소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그럭저럭 해낸다. 시행착오가 벌어져도 몇 달 안에 학년이 끝나버리니 그 또한 오히려 괜찮았다. 가장 우중충한 계절에 도착해 한달 한달 점점 아름다워지는 환경에도 몹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주하는 기간 한달 가까이 장기 휴가를 썼는데, 연말 연초라 팀에 부담도 덜했다. 모든 것이 좋았다! 겨울 이주 추천.
  • 채널톡 일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 고비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영어 안 써도 되니 현지 회사보다 수월하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크나큰 보상으로 몹시도 호화롭게 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내가 추구하고 원하고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거의) 완벽하게 갖춘 조직이 바로 여기. 동료들은 나더러 별다른 거리감 없이 '장기 재택근무' 하는 사람 같다고 한다. 사실 약간 무리하는 거 맞지만, 내 마음이 그렇다구.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던 그 때처럼 한결같고 싶다구. 

🟧 다시 하면 다르게 할 선택들

  • 첫 2년 세금 신고는 회계사를 쓸 거다. 서류 겁내는 편 아니어서 작년도 세금 신고부터 그냥 내가 뚝딱 뚝딱 했는데, 나처럼 한국 소득으로 캐나다에서 살게 되는 경우는 여러가지 복병이 있었다. 내가 혼자 하면서 실수하는 바람에 세금을 두 배로 냈고, 그걸 바로잡아 다시 돌려받느라 어지간히 고생을 했다. 살면서 어떤 영역들은 내가 완전히 상황을 장악하기 전까지 돈으로 전문성을 사는 게 제일 좋다는 거 이미 잘 알고 있었음에도 오만했다. 반성 또 반성. 내년까지는 우리 회계사님께 두 손 모아 맡겨야지.
  • 남편(중간에 방문하는 가족들)은 무조건 대한항공으로 예약할 거다. 여기 오는 직항은 에어캐나다와 대한항공 두 가지. 비행기 객실도 음식도 말할 것도 없고 대한항공이어야 캐리어 2개씩 수하물로 실을 수 있다. 가격차가 없진 않아서 + 포인트 쌓기도 쉬워서 에어캐나다로 계속 결제했다가 남편 세 번 왕복 후 다음 티켓은 뒤도 안 돌아보고 대한항공으로 예약했다. 홀홀 단신으로 자유롭게 여행할 때랑 이것 저것 신경쓸 게 많을 때랑 이렇게 조건이 달라진다.
  • 한국에서 사서 가라는 온갖 필수 아이템들, 대부분 안 살 거다. 비교적 여기 생활이 낯설지 않아서, 절대 없을 것 같은 것들만 일부 사서 선편으로 가져왔다. 와 보니, 여기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 딱히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왕창 쟁여올 게 아니라 오히려 꾸준히 공급받으면(?) 좋을 아이템들이 꽤 있네. 문제는 남편이 왕복할 때 외엔 가성비 좋게 가져올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웬만한 방법들 다 알고 있지만... 이거다 싶은 건 없다. 

🟪 연말까지 더 하고 싶은 것

  • 글 좀 더 자주 쓰고, 책 좀 더 읽고, 운동 좀 꾸준히 하는 것...? 이건 지금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원래 계속 늘상 부족한 거잖아
  • 특별한 일 아무것도 하나도 더해지지 않고 무사히 연말이 오면 좋겠다. 

🎁 가장 중요한 깨달음

  • 멀티 태스킹이 자랑이 아니다. 작은 단위로, 하나씩 하나씩 집중해서 뿌시며 전진하는 게 진짜다. 일단 지금의 나에게는 그렇다.

 


사진이 많지 않아 아쉬우실까봐,

집에서 차로 20분, 저 돌섬 근처에 가면 물개들이 최소 5-6마리는 낮잠 자고 있어요
집에서 차로 20분, 저 돌섬 근처에 가면 물개들이 최소 5-6마리는 낮잠 자고 있어요
배 타고 건너가는 선샤인 코스트의 호숫가, 저의 최애 '바람쐬고 오는' 곳
배 타고 건너가는 선샤인 코스트의 호숫가, 저의 최애 '바람쐬고 오는' 곳
집에서 45분, 가을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 포트무디
집에서 45분, 가을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 포트무디
몇 주 전 사진이라, 지금은 단풍이 훨씬 더 예쁘고 선명해요
몇 주 전 사진이라, 지금은 단풍이 훨씬 더 예쁘고 선명해요
아참, 저는 추석에 샌프란시스코 다녀왔다고 미처 말을 못 했네요?
아참, 저는 추석에 샌프란시스코 다녀왔다고 미처 말을 못 했네요?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비 캘리포니아, 이렇게 사막 느낌이 날 줄이야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비 캘리포니아, 이렇게 사막 느낌이 날 줄이야
첫 사진에 있는 돌섬, 밀물 들어오는 저녁 시간 풍경
첫 사진에 있는 돌섬, 밀물 들어오는 저녁 시간 풍경
집에서 35분, 아주 작은 해변인데 의자 깔고 테이크아웃 한 저녁밥 먹고 돌아왔다
집에서 35분, 아주 작은 해변인데 의자 깔고 테이크아웃 한 저녁밥 먹고 돌아왔다

 

🎧 마무리는 그간의 소식으로!

 

추신. 2024년 밴쿠버 워케이션, 휴가, 한달살기, 이직 도전, 유학, 어학연수 고민하는 분 계세요? '의사 결정' 할 수 있도록 저랑 수다 한판 어때요? 장단점과 현실 답변 팍팍 나눠드릴게요 🩺 아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음 주의.

 

코라가 된 마음씨 🌿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코라 in 캐나다 🍁 여행같은 일상을 전해요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