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8월이예요

방학을 운영하기

2023.09.01 | 조회 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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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코라 in 캐나다 🍁 여행같은 일상을 전해요

코라예요 💜

"방학을 운영하기" 라는 제목만 써 두고 여름이 다 지나버렸어요. 이 편지를 받을 많은 분들은 이미 9월을 시작하셨겠지만 저에게는 아직 8월이 8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소식 한 통 보내요 🖐 다들, 무사하신가요?

 


밴쿠버의 7-8월은 정말 찬란한 계절입니다. 여행 올까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제가 6월에서 9월 사이로 오시라고 꼭 당부해요. 7-8월은 극성수기니까, 조금 비껴서 6월이나 9월 정도도 괜찮습니다. (기억하시나요? 2023년 안에 여행 오는 여성 1명의 손님은 우리 집 방 한 칸 제공!)

한국의 여름만 겪다 보면 사실 잘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여기 여름은 정말 게으른 집돌이도 문 밖을 나서게 만드는 마법 같은 날씨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밴쿠버에는 비 오는 긴 겨울의 depression 와 눈부신 여름의 summer anxiety 가 있다고 해요. 이런 날씨에 아무 데도 안 가면 안될 것 같은 불안함이 절로 차오르는 매일 매일.

지나가다 차 세우고 찍은 풍경
지나가다 차 세우고 찍은 풍경

 

그동안 뭘 하고 지냈냐면요,

아이가 여름방학을 하자마자 제 동반자가 캐나다를 다녀갔습니다. 평소 혼자 운전하기에 힘에 부치는 거리도 성인 1명 더 있으니 x2 해서 신나게 돌아다녔어요. 밴쿠버 근처를 돌아다닐 때에도 '와 대자연, 대자연' 하면서 다녔는데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니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풍경이 아무데나 있더라고요.

마케팅 좀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바로 그 '캐즘'
마케팅 좀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바로 그 '캐즘'

그리고 아이가 숲 캠프, 코딩 캠프, 미술 캠프, 2D 영화 만들기 캠프 하는 동안 저는 일을 했죠. 서울 시차와 캐나다 시차 같이 운영하는 게 쉽지 않네요.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가도 무너지기 일쑤여서 '작심 3주' 이상을 넘겨보려고 기를 쓰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번 주도 벌써 글렀지만요 😅

친한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한달 살기를 하고 갔습니다. 에어비앤비 숙소가 말썽을 부려 같이 마음 고생을 좀 했어요.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사실을 깨달았는데 (1) 플랫폼은 수요자의 편이 아니다 (2) 불만은 미국 고객센터에 전화로, 환불 처리는 기관을 통해서 (3) 사람 마음의 속도와 강도는 모두 다르다 (4) 나 영어로도 싸울 수 있네! 후후후후 🤭 사연 쫌 궁금하신가요.

어느 날 늦은 오후, 동네 바닷가
어느 날 늦은 오후, 동네 바닷가

건강을 챙기라는 몸의 신호가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영양제를 한웅큼씩 먹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던 게 사실인데요, 이제는 꼬박 꼬박 알약 챙겨먹는 제 모습에 약간 성취감까지 생기고요. 규칙적인 운동을 아주 조금만 추가하면 금상첨화인데 8개월째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기 전에 꼭 성공 스토리 만들려는데, 과연.

출장으로 뉴욕도 다녀왔어요! 마지막 맨하탄 방문은 2016년 아이와 함께 다녀온 여행이니 아이도 저도 무려 7년만의 재방문이네요. 잠에 대한 통제가 전혀 되지 않아 여행 내내 아무 때나 잠들고 깨고 타임스퀘어 에서도 유모차를 타던 아기는, 이제 저랑 각자 기내용 캐리어 하나씩 나눠 들고 탑승 시간도 기억하며 공항 라운지를 즐길 줄 아는 소년이 되었습니다. 

임무에 지나치게 충실했던 어린이 PD
임무에 지나치게 충실했던 어린이 PD

뉴욕 좋았냐고요? 몇 달을 모니터 건너로만 보고 듣던 동료들을 직접 마주하니 좋았고, 한때 생업이었던 행사를 오래간만에 운영할 수 있어 아주 행복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해외 여행 역사상 가장 관광을 적게 하고도 반년치 에너지 완전 충전하고 돌아왔어요. 재미있었지만, 대도시에 머무르는 내내 넓고 깨끗하고 한가한 밴쿠버를 그리워 했습니다. 저도 변했네요 변했어. 뉴욕 그립다고 맨날 울었는데.

센트럴파크, 대도시의 자연
센트럴파크, 대도시의 자연

 

 


여기 온지 250일을 넘겼고 상반기 두 계절도 지났으니 회고를 해야겠다 생각했다가 패스했어요. 300일에 하려고요 (합리화) 요즘 하고 있는 일에는 또 💪 새로움이 새록 새록 차오릅니다. 시행 착오도 배움도 많은데 어디 제대로 담지도 못하고 자꾸 지나가요. 머리와 메모장을 자동으로 싱크해주는 기능은 대체 언제 발명되나요.

 

💙 채널톡 얘기만 모아보기 (그런데 여름 내 1개밖에 추가 못했네요)

 

방학동안 근교 여행한 얘기는 다음에 꼭 쓸게요.

휘슬러, 그린레이크에서 낚시 중
휘슬러, 그린레이크에서 낚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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