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_somdy

사램이 오죽하면 글것냐.

2023.08.24 | 조회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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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전달자

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여행을 가면 여행지에서 서점을 찾는다. 작은 서점이든 서점이든 일정에 맞아도 한군데 정도는 들린다. 희한하게도 서점들마다 책들이 다른 향기를 풍긴다. 같은 책이라도 그렇다. 지난번 여행에서 분명 봤던 책이고 별생각없이 지나쳤던 책도 다른 지역에서 다시 만나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그렇게 책과 나의 인연들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책으로 여행지를 기억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도 서점을 찾았다. 처음 방문해 보는 곳이기도 하고 보던 책들이 많아 잔뜩 들떠있었다. 수많은 책들 시야에 계속 밝히는 책이 있었다최근 어딜 가나 있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직접 사서 읽어볼 생각은 전혀 했던 책이었는데, 이번엔 밖에 보였다.

초록빛 표지로 내시선을 계속 끌어당기던,

 [아버지의해방일지]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책의 저자 정지아 작가는빨치산의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실제로 그의 부모님은빨치산활동으로 수감생활을 보냈고 작가의 이름지아 그의 부모님이 투쟁을 벌이던 지리산의 백아산의 따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읽다 보면 책이 정말 소설인 건지 자서전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작가가 어느 인터뷰에서 정말 그대로소설 뿐이다. 라고 얘기했으나, 소설을 읽다 보면 정말 본인의 이야기를 아닐까 정도로 이야기들이 사실적이고 농도가 짙으며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살아 쉬는 생생하다.

 

 

 

 [아버지가 죽었다.]

 

 

문장을 읽고 알베르카뮈의이방인 떠오른다.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에 기겁을 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이야기의 시작은 아버지의죽음으로 시작한다. 아버지가 죽고, 주인공이 그의 장례를 치르며 생전 아버지와 인연을 맺었던 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문상객이 들어올 때마다 아버지와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의 저자인 정지아 작가는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책에 나오는 사투리들이 기가 막힐 정도로 사실적이다. 그저 문장을 읽었을 뿐인데,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정도로 매력적인 사투리 표현이 재미있다. 

 워찌나 청산유순가 쎗바닥에 신이 내렸는 알았당게. 말문 터질라먼 예수 믿어야 쓰것대.”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주인공은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에 대한 모습들 그리고, 알면서도 외면했던 장면들까지도 마주하게 된다. 아버지를 모신 장례식장의 공동 사장이자 아버지의 절친한 동생황사장아버지를삼촌이라 부르며 따라다니던동식씨아버지의 동창박선생반내골 사는사촌 언니들 시작으로 주인공과 아버지의 시간 속에 흔적을 남겨둔 이들이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한다. 주인공은 그렇게 아버지와의 지난 시간들을 다시 차분히 걸어본다. 혹시나 올지도 모를작은 아버지 기다리면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버지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과정일 테지만, 읽는 내내 주인공 역시 이렇게 아버지를 알아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렇게 선명한 시선으로 부모를 바라보는 일이 드물지 않은가?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날, 

아버지의 수술 소식을 들었다.

 

 현재에 머물러 살다 보니 당연하다는 잊고 사는 부분들이 생긴다. 영역엔 부모님도 포함된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 살다 보니 이전에 내가 지내던 집은 생활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 그래도 꽤나 자주 뵙고 가까이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들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아주 많았다. 그리고 그건 나에게 향하는 그들의 배려였다. 

어쩌면 그날 유독 책이 눈에 들어왔던 당연한 일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아버지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이렇게까지 아빠 생각을 길게 해본 처음이었다. 그게 처음이라 부끄러웠다. 

 

그래서 추천드리고 싶었다. 

 

세상 모든자식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소설 장소는 장례식장이지만 중간중간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의 손가락 끝에 시선이 닿아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 끝이 보인다. 이야기는 그렇게 나에게로 이어진다. 

 

 

@somdy_k

책과 이어지는 인연들이 소중한 솜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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