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_Bookhere

올 여름, 지독한 장마가 잠시 지나가고, 폭염이 우리의 일상을 덮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기후재난이 저를 비켜갈 때마다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죄책감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바로 이 책 때문입니다.

✅ 줄거리
장마와 폭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들이닥치는 재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쩌다가 그 재난을 피했다고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장마, 폭염이 어떤 사람에게는 지나가는 뉴스로 끝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더 가혹한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1995년 시카고 전역은 폭염으로 사망자가 급증합니다. 이때 미국 질병관리본부 연구자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폭염으로 사망하였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조사합니다. 1995년 폭염 사망자는 질병으로 인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던 사람들, 에어컨 없이 지냈던 사람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연구는 좀 더 다른 방향으로도 진행이 됩니다. 과연 폭염 사망자들이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했는가를 묻는 연구입니다. 이 질문은 어떤 정치·경제적인 힘들이 특정 개인을 폭염에 취약하게 만드는지, 국가와 공동체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미 다 예상하겠지만 공동체가 와해된 지역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불평등한 여름, 국가의 역할을 묻다>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적 취약 계층”이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너무나도 뜨거워진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을까요? 폭염에 스러져간 사람들이 작년에 비해 3배가 늘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일까요? 우리는 그에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요?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사회역학>이라는 학문을 제시합니다.

✅ 총평

이 책은 차별 경험, 가난, 사회환경, 낙태 등이 인간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찾아갑니다. 또한 질병을 권하는 일터라는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노동환경과 민감한 정치 이슈를 사회역학으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풀어냅니다. 우리 사회 전체를 슬픔으로 녹아내리게 한 세월호도 다루고 있습니다.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알아보고 싶다면 바로 이 책입니다. 당신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테니, 들을 준비를 단단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듣는 내내, 분노와 슬픔, 애잔함이 당신을 뒤흔들 수 있습니다.

✅ 이 책이 특별한 이유

이 책은 참으로 단단하고 침착하게 쓰여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저자의 신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김승섭 교수는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의 아픔을 사회역학을 통해 위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위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회역학의 힘, 바로 데이터를 통해서 말입니다. 

그 신념을 느껴보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참 좋아합니다. 

👩‍💻 매달 3일, 글쓴이 Book_here

저는 “함께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함께 할 때,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현장(책:곳)에서 다양한 세대와 책을 읽고, 쓰면서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과 좋은 책을 읽으면서 성장하였고, 앞으로도 그러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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