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그곳에: 세상 끝에 다녀오다(지미친) _꼰냥

모험, 그 이상의 이야기

2023.03.12 | 조회 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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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전달자

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거기, 그곳에: 세상 끝에 다녀오다]

지미 친Jimmy Chin

◎ 최근 나는 산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지금보다 좀 더 어릴 적, 등산은 돈 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레저라고 말하던 어른들을 향해 어차피 내려올 건데 왜 올라가냐고 했다. 이제 나도 어른인가, 산에 올라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장비를 통해 멋을 추가해보고자 SNS 검색을 하던 중 등산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한 『거기, 그곳에: 세상 끝에 다녀오다』를 읽게 되었다. 반짝거리는 장비를 두루 갖춘 모험가들과 멋진 사진이 많아서 좋았던 첫 인상 이상으로 전달하는 에너지가 강렬했기 때문에 그 기운을 이 글을 통해 공유하고 싶다.

[책의 속표지]
[책의 속표지]

◎ 작가 지미 친은 극한의 탐사와 모험 관련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하는 전문가이자 프로등반가로, 다큐멘터리『프리 솔로』를 통해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 책은 작가가 등반가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1999년 차라쿠사를 시작으로 2017년 남극대륙 등반까지를 보여주고 있다.

[책의 내용 중, 포탈렛지 캠프 안에서 작가와 모험가들]
[책의 내용 중, 포탈렛지 캠프 안에서 작가와 모험가들]

◎ 책 속의 그들은 지구에 존재하지만 누구나 갈 수 없는 곳을 오르내린다. 그곳은 미지의 세계라기보다 너무나 현실적인 곳으로 순간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시에 작가가 감독한 『프리 솔로 Free Solo』라는 영화는 보았는데, 속으로 “아이고, 이 망할x아!”를 몇 번 외쳤는지 모른다. 안전장비 하나 없이 거암 절벽을 오르겠다니... 그런데 책 속 대부분의 내용은 이런 ‘망할 x'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에베레스트 산에서 스키활강, 표면온도 60도의 사암절벽 맨손 등반 등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을 풀지 못하지만 뇌가 아찔해질 만큼 아드레날린이 솟아 오른다.

“뒤돌아 집까지 살아서 간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목표는 거기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p.69

 읽는 내내 왜 그들이 이런 모험에 집착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최초’, ‘정복’이라는 단어의 마력일까? 물론 인정을 받는 것에 만족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들은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거봉을 뒷산 가듯 오르는 인간들’인 것이다. 즐기는 자가 이기는 자라고 하지 않던가? 그들은 오랜 기간 계획을 세우고 수많은 시도를 한 뒤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한다. 대부분 목표의 끝은 성공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살아 돌아오는 것’이 최종목표이므로 책속 모험가들의 여정이 고통을 뛰어넘어 즐겁게 보인다.

“경관은 여러 분위기를 지닌다. 빛이 끊임없이 바뀐다. 경관의 모양과 느낌은 영원히 변화한다. 경관 전체를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장면마다 그 장소의 느낌을 담음으로써 전체가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p.97

 작가가 촬영한 사진들을 보며 책을 읽는 내내 손으로 쓸어보며 감탄하였다. 단순한 움직임 하나에도 삶과 죽음이 갈라질 수 있다는 공간에서 쉬지 않고 셔터를 누르는 대담함이 책 전체에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사진과 글이 잘 어우러져 있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다.

“나는 자연 세계와 그 안에서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사진이 확장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나는 우리 지구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를 공유함으로써, 후대뿐 아니라 그 자체의 가치를 위해서도 그런 장소들을 보호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우리의 책임감이 커지기를 바랬다.” -들어가며, 중

 이 책은 작가가 20여 년 간 꾸준히 노력하여 이룩한 결과물의 기록이다.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에 대한 헌사이자 현존하는 모험가에 대한 경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수많은 인간들의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모두가 자연을 더욱 아끼고 소중히 해야 한다는 확장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으려면 OTT서비스나 동영상 사이트에 있는 지미 친, 콘래드 앵커, 릭 리지웨이, 게일런 로웰, 알렉스 호놀드 등 프로등반가의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위 Stone Monkeys, 요세미티 붙박이 등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기록이 책 속 고정된 사진을 좀 더 생생하게 만든다.

◎ 후일담: 얼마 전 둘레길의 한 코스를 걷던 중 왜 둘레길이 둘러쳐져 있지 않고 수직으로 뻗어있냐고 투덜거렸다. 다녀온 뒤 다리에 배긴 알이 피로함을 가중시켰고, 이 책의 감동은 나의 현실과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등산에 대한 열의가 식지는 않았다. 책 속 모험가들처럼 '원정 매니큐어'를 자랑할 수 없겠지만 조금 더 튼튼해질 다리를 위해 작은 산들을 정복해보려 한다.

[둘레길 정복 중인 나]
[둘레길 정복 중인 나]

◎매달 12일의 글쓴이 꼰냥은,

도서관 서가 사이에 있으면 심박수가 떨어지고 톨킨(반지의제왕)과 이노우에 다케히코(슬램덩크) 작품 앞에서 심박수가 올라가는 다방면의 덕후입니다. 고양이들과 간식먹으며 책읽는 시간을 제일 좋아하고요. 앞으로 주욱 즐거운 책, 재밌는 순간을 찾아가며 살고 싶은 조금은 냉소적인 에피쿠로스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kate_bookeater?igshid=YmMyMTA2M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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