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외롭지 않다(정호승) _도윤

시와 산문집

2023.03.09 | 조회 2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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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전달자

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1. 추천이유

정호승 작가는 어두웠던 우리나라 근현대의 현실에 대한 자각과 그 속에서의 사랑과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노래하는 시인입니다. 작가의 시는 이동원의 이별노래와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의 가사로도 유명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오히려 외로움이 가중되는 시대입니다. 외로움은 나 혼자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느끼는 근원적인 감정입니다. 작가의 시와 산문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2. 구성

책은 작가의 시와 산문이 짝을 이룹니다. 이러한 짝들이 모여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시대 순도 아니고, 한가지 주제나 소재에 맞추어 부로 나눈 느낌은 아닙니다. 작가의 감성에 따라 나눈 것 같아요. 제가 느낀 각 부의 특징은 다음과 같아요. 내용과 꼭 맞지는 않습니다.

1부 삶에 대한 깨달음과 작가의 대표작들

2부 만난 사람과 머문 장소에서 느낀 점을 쓴 작품들

3부 그리움과 추억

4부 어린시절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3. 인용글

제가 읽으면서 좋았던 시와 산문 중 일부를 적어 드립니다.

(1)

: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산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움은 인간 삶의 기본명제다. 인간이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 외롭기 때문에 인간인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외로움은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이나 물과 같다. 인간이니까 밥을 먹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외로움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인간 조건으로서의 그 당연한 외로움을 너무 아파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2)

: <내가 사랑하는 사람 中>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문: <나무 그늘에게 감사! >

나 또한 인간이라는 한 그루 나무다. 나에게도 플라타너스와 느티나무의 그늘처럼 인간이라는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뙤약볕이 내리 쬐어도 내 그늘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그동안 드러내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함으로써 내 그늘의 의미와 가치를 도외시해온 탓이다. 지금까지 내 삶의 그늘을 휴식과 위안, 나눔과 화해의 그늘로 인식하기보다 고통과 절망, 시련과 상처의 그늘로만 인식해온 잘못이 크다. 내가 내 그늘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누가 내 그늘을 찾아와 쉴 수 있겠는가?

...

 

4.총평

시와 산문이 있어 평소에 시를 어렵게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아요. 시에 대한 설명과 느낌이 산문에서 잘 설명하고 있어 그림을 감상하는데 도슨트의 해설을 듣는 느낌입니다. 거의 600쪽으로 부피가 크지만 연속적인 내용의 책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쭉 보실 필요는 없어요. 바쁜 하루에 오며 가며 가끔 한 챕터씩 보셔도 좋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작가의 삶과 생각 그리고 그 시대의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여러 유명한 분들과의 일화도 담겨있어요. 가수 이동원, 김수환 추기경, 문학평론가 김우종, 시인 천상병, 동화작가 정채봉, 윤동주 시인, 법정스님 등 어려운 한국 근현대사에서 한 획을 그으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시와 산문이지만 한 시인의 인생이야기며 한국 근현대사를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추천합니다.

 

5. 글쓴이소개

여의도에서 한약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책과 그림 그리고 사람을 좋아합니다.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taeirin?igshid=ZDdkNTZiN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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