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레터들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저는 다음주에 4번째 생일을 맞는 딸 여은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요즘은 키우는 재미가 참 쏠쏠해요. 여은이가 하는 귀엽거나 놀라운 말들을 가끔씩 기록하고 있는데, 명제를 갖고 노는 모습이 놀랍습니다.
딸과의 대화 몇 꼭지
밖에서 산책 중.
명제의 ‘역’을 묻는다.
나: 코스모스는 가을에 피는 꽃이야.
여은: 가을에는 코스모스만 펴?
나: (가을에 피는 다른 꽃을 모르겠다..) 아니, 가을에 피는 꽃은 여러 개 있어. 그리고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도 있고. 겨울에 피는 꽃도 있을 수도 있지.
<아빠는 내가 지켜줄게>라는 책을 같이 읽은 뒤.
추상화하고 일반화한다.
나: (책에 나오는 문구) 우리 딸은 아빠밖에 모르는 바보네!
여은: 배배(아내 뱃속에 있는 둘째의 태명) 태어나서 엄마밖에 모르는 엄마 바보 되면 어떡해?
나: 엄마밖에 몰라도 되고, 아빠밖에 몰라도 되고, 다 괜찮아! 아빠는 다 좋아.
여은: 근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바보 될지도 몰라~
목욕하기 싫어서 자꾸 이것저것 물어보며.
질문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여은: 남극과 북극은 왜 추워요?
나: 밖에 나가면 언제 따뜻해?
여은: 해뜰때. (개떡같이 물어봤는데 찰떡같이 대답했다)
나: 그러면 봄, 여름, 가을, 겨울중에 언제 가장 해가 오래 떠있어?
여은: 음….. 겨울! 아니… 여름!
나: 맞아. 여름에는 해가 가장 오래 떠있어서 제일 더워. 겨울에는 해가 별로 안 떠있어서 춥고. 그리고 남극과 북극은 지구에서 해가 가장 멀리 있는 곳이야. 그래서 추워.
여은: 거기서 해를 만나러 가려면 어떻게 해야돼?
나: 어.. 하늘 높이 높이 날아가면 되겠지?
여은: 하늘나라?
나: 맞아. 하늘나라는 해랑 가까워서 엄청 더워질걸?
AC2 커뮤니티에서의 대화 - AI 시대의 육아
위 글을 AC2 커뮤니티에 올린 뒤 다른 분들과 대화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촉발되었습니다. 짧은 주고받음이었지만 AI 시대의 육아 방식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어요.
전**님
나
김**님
나
맺으며
AI로 급변하는 세상이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지만 저는 그래도 기대되는 게 더 많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이용만 하다 보면 예상보다도 훨씬 빠르게 주인과 노예가 바뀌어버리겠죠. 평상시에 기계와 알고리즘에 대해 더 많이 의존하게 될수록, 거꾸로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만 AI를 주인님이 아닌 '여러 유용한 도구 중 하나'로서 써먹으며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내가 나로서 살아가며 아이를 현명하게 키울 수 있겠죠. 나의 가치와 삶의 밀도를 높이는 건 물론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은 본업인 소프트웨어 개발 외에도 인간의 학습, 협력, 사고, 인지편향 등의 주제에 개인적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1:1로 대화하고 코칭하고 교육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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