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와 함께 한 소염진통제 원리 탐구

며칠 전 목감기 증상으로 병원에 갔습니다. 대기하다가 문득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시 손목 인대인지 근육인지 아무튼 통증이 좀 있었는데, 감기 처방으로 받은 소염제가 이런 통증도 완화해줄 것인가? 하고 말이죠.

당연히 그렇겠죠? 동네 병원에서 받은 약에 목구멍 같은 특정 부위를 표적하는 기능은 없을테니까요. 그런데 소염제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길래 염증이 완화되는 걸까요?

이 의문을 대략 2시간에 걸쳐 위키피디아, 약사, ChatGPT, 그리고 논문을 이용해 풀어낸 과정을 블로그에 정리했습니다. 이번 내용은 요약하기가 애매해서, 궁금하신 분은 블로그로 이동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의문이 생기고, 위키 찾고, ChatGPT와 문답하고, 논문 확인하는데 대략 2시간쯤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 글 정리해서 쓰는 데 2시간, 단락 하나 추가하는데 약 1시간. 총 5시간만에 이정도 지식을 얻었으니 가성비가 아주 좋네요. 아래는 그 지식을 간략하게 도식화한 것입니다.

염증이 몸의 치유 과정이라는, 당연하지만 약 먹으며 잊고 있었던 깨달음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나심 탈레브가 <안티프래질>에서 ‘지나친 개입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의미에서, (특히 중세시대에) 의사가 섣부르게 개입하여 증상이 악화되는 ‘의원성 질환’을 언급했던 것도 기억이 나더군요.

하지만 제 목감기는 아직 낫지 않았고… 계절 변화에 따른 알러지에 대해서는 몸의 자연치유를 기다리기보다는 약 먹는 게 좀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다시 병원에 가서 받아온 약이 이전과 다르길래, 이번에는 약학정보원에서 약 정보를 검색해보면서 배운 지식과 비교해봤습니다. 알아보니,

실제 약효와 비교해서 보니 더 학습 전이가 잘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외울 게 너무 많고 원인보다는 결과만 중시한다는 느낌에 생물학을 참 싫어했었는데, 그때도 이와 비슷하게 공부했다면 엄청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을 자세히 알게 되니 좀 두려워지는 면이 있더군요. 왜 어른들이 되도록이면 약 안 먹고 버티려고 하셨는지도 알 것 같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약을 엄청 많이 먹이는데… 소위 '안아키'가 되고 싶진 않지만 내가 내 몸에, 아이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건지는 알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덧. 서두에 “동네 병원에서 받은 약에 목구멍 같은 특정 부위를 표적하는 기능은 없을테니까.” 라고 했는데 제가 틀렸습니다. 어떤 약은 특정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특정 위치에 영향을 줄 수 있네요. 기관지 근육에 영향을 주는 '항류코트리엔제'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