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보연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진짜 오랜만에 메일 보내네요. 친한 친구에게 안부 묻는 기분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대체로 잘 지내다가 몇 주 동안 구멍에 빠져서 허우적거렸어요. 이제야 구멍에서 나와 구멍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왜 구멍에 빠졌는지, 한순간 와르르 무너진 기분이 왜 들었는지, 돌이켜 생각하니 여러 이유가 있더라고요. 다 작게 작게 원인을 나눠 가지고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큰 조각은 이게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제 나름대로 정한 도착점이 있었는데, 그걸 통과하고 나니 탈력감과 막막함이 들더라고요. 도착점을 통과한 게 처음도 아닌데, 매번 이런 식으로 후유증을 앓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도착점이라는 것도 별것 아니에요. 2023년에 쓴 시들을 정리해서 하나의 시집 원고로 만드는 것인데요. 미루고 미루다 2024년의 반이 지나가는 시점에서야 완성했어요. 이 원고를 정리하면서 작년에 집중했던 감정이나 사건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시도 한 시기의 기록이기 때문에 연별로 정리하면 그 해를 돌아보기에 좋은 기록물 같아요.
아무튼 요즘 구멍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제가 구멍에 빠져 있을 때 했던 행동이나 생각을 되짚어보고 있어요. 캄캄하고 가없이 가라앉던 감정에 밝은 볕을 쬐는 날입니다. 이 과정을 순환하면서 살아가는 게 기본값인 것 같고요. 그래도 잠깐잠깐 쬐는 볕이 친절해서 다행스러워요. 이렇게 2024년의 한 조각을 모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조각조각 모으다 보면 또 한 해가 지나가 있을 테니까요. (벌써 7월도 끄트머리…😂)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갈게요. 오랜만에 글을 전할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
간혹 짧은 편지나 시를 들고 찾아올게요!
장마 동안 별 탈 없이 지내시길 바라요.
그리고 외출할 때 우산 꼭 챙기시고 비 맞지 마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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