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품에 안긴 스타벅스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은 보유 지분 50% 중 17.5%를 이마트에, 32.5%를 싱가포르 투자청에 매각했습니다. 매각한 지분 50%는 약 1조 3,55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마트는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17.5%를 4,800억 원에 매입했습니다. 이로 인해 신세계 그룹은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보유 지분 50% + 이번 매입 지분 17.5%)
🤔미국 본사는 왜 스타벅스를 매각했을까?
그렇다면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은 지분을 왜 판매한 것일까요? 매출이 떨어진 것일까요? 스타벅스 코리아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높은 영업이익률과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매출은 1조 9,284억 원, 영업이익은 1,644억 원이었고 2021년 매출 2조 원을 넘겨 '2조 클럽'에 입성했습니다.
이렇게 잘나가는 스타벅스를 미국 본사가 지분을 모두 매각한 이유는 바로 '로열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9년 스타벅스 코리아가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934억 원이었습니다.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급)
관계자들은 스타벅스 미국 본사에서 지분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안정적인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분 매각 : 1조 3,550억 원+2조 매출 로열티 : 1,000억 원
지분을 매각했지만 로열티를 받는 미국 본사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순이익이 낮더라도 매출만 높으면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미국 지분 매각 후 변화
스타벅스 코리아 사명에서 스타벅스가 빠지게 되면서 SCK로 사명이 변경되었습니다. 본사 지분 없이 스타벅스 법인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계약이 되어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도 매장명, 로고는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분 구조만 바뀐 스타벅스를 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장만 봤을 땐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좋아하는 걸 좋아해'
최근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문구를 다들 보셨을 겁니다. 이걸 보고 트렌드에 민감하신 분들은 스타벅스가 갑자기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셨을 텐데요. '좋아하는 걸 좋아해'라는 홍보 문구는 국내 스타벅스에 처음 등장한 한국어로 된 홍보 문안입니다.
지난해부터 스타벅스가 진행하고 있는 중장기 브랜드 캠페인 'FIND YOUR TASTE (당신의 취향을 찾아)'중 하나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한국어로 된 카피를 적용한 첫 시도입니다.
사실 전 이걸 보고 한글을 사용한 것이 문제라기보단 'FIND YOUR TASTE'의 캠페인을 한국식으로 표현한 방식이 너무 서툴지 않았나 싶습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해'라는 카피는 이게 무슨 말이야?라는 의문을 소비자들에게 줬을 뿐만 아니라, 멋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국식 캠페인에 이어 매년 여름과 겨울에 내놓는 스타벅스 굿즈가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흔한 말로 스타벅스가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스타벅스틱 하지 않네요'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정했는데요. 우선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가장 많았습니다. 5월 17일 지마켓 기준으로 '서머 케빈파우치', '서머 캐리백' 판매 수량은 약 1,700개였습니다.
이는 작년 '서머 데이 쿨러(아이스박스)',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제품들이 판매 사이트 접속 장애를 발생시켰던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과라 볼 수 있는데요. 매년 오픈런 대란과 품절 사태, 고가 리셀 현상이 있던 현상이 없자 스타벅스가 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디자인 외에도 여러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이번 프리퀀시 굿즈는 신세계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 클럽에 가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판매를 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가 이마트 품에 안긴 후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스타벅스의 새로운 마케팅 때문인데요.
최근 스타벅스는 신세계 야구단인 SSG 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 매장을 내고 문학구장 특화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신세계 건설에서 운영 중인 여주 골프장 '자유컨트리클럽'에 '여주 자유 CC 점'을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이마트 지분 확장 후 기존에 입점되지 않았던 야구장 및 골프장에 입점되는 등 기존과는 사뭇 다른(?) 전략을 세운 것 같아 보입니다.
🛖스타벅스의 공간 마케팅이 사라졌다?
22년 5월 스타벅스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하는 지하 연결 통로에 '강남역 신분당 역사점'을 오픈했습니다.
기존 매장과는 다르게 테이크아웃 점포를 오픈하게 된 것입니다. 지하철 역사에 스타벅스라? 아마 생소하실 텐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이 처음으로 지하철 역사에 매장을 오픈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미국 스타벅스 최고재무책임자인 패트릭 그리스머는 "픽업 매장을 늘리겠다"라고 발표했다는데요. 미국 본사 지분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이러한 행보는 스타벅스 전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벅스 커피 맛이 변한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스타벅스 커피 맛이 바뀐 것 같다(?)라는 고객들의 피드백이 있는데요.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커피 원두는 1999년부터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고, 미국 본사 지분이 없다고 해도 원자재는 그대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스타벅스 vs 쓱타벅스 / 브랜딩 vs 마케팅
브랜딩이란 소비자가 느끼는 일관된 브랜드의 활동과 메시지라 생각합니다. 2003년 스타벅스에는 치즈 샌드위치가 인기가 많았는데요. 하워드 슐츠는 치즈 향 때문에 커피 향을 제대로 맡을 수 없다는 이유로 치즈 샌드위치를 혐오했다고 합니다.
보통은 고객 반응이 좋으면 그 메뉴는 메인 메뉴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에 메뉴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메뉴를 없애려 했습니다.
스타벅스 vs 쓱타벅스
브랜딩 vs 마케팅
저는 이번 스타벅스 미국 지분 매각에 대한 이슈를 보며 그동안 브랜딩의 정석으로 언급되었던 스타벅스가 국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도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본질 예를 들면 커피의 맛, 공간에 대한 느낌은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저도 노트북을 들고 작업을 하기 위해서 스타벅스가 아닌 투썸플레이스를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노트북을 들고 작업하기 힘든 공간, 구조가 되었더라고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좋지만 다른 카페와 차별화된 브랜딩을 놓치면서까지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브랜딩을 해왔던 스타벅스가 이제 국내에서 SCK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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