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기술적 해자는 무너졌다. 앞으로 '해자'를 만드는 유일한 전략은

2024.01.19 | 조회 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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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더 엠제이

제 도전과 성장을 낱낱이 공유합니다.

오늘의 신기술은 내일의 신기술에 빛을 잃고, 누구든 맘만 먹으면 유튜브에서 가장 트렌디한 기술 적용법을 볼 수 있음. 기술로 해자 만드는 시대는 지났음.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똑똑한 사람은 세상에 널렸고, 더 많아질 거임. 내가 제일 기술을 잘 쓸거다? 그거 진짜 거만한 이야기임.

 

근데.. 여전히 컨텐츠와 브랜딩으로 해자를 만드는 건 소수가 독점하고 있음. 아무나 하지 못하고, 아무나 하려고도 안함. 왜냐면, 그 이상의 엄청난 재능이 있더라도, 1000명의 팬만 잘 만들어도 먹고 살기 때문에 - 강력한 임팩트를 원하는 브랜더들이 아니면 굳이 안해도 되거든.

창작물을 만드는 모든 영역에선 특히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할것. 근데 요즘 모든 기업은 다 컨텐츠 팀이 있으니, 사실 모든 기업이 다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함.

 

장담컨대, 앞으로는 얼마나 RAW하게 과정을 공개할 수 있는가로 기업과 크리에이터의 성공이 갈릴 거임.

 

게임 제작사로 예시를 들어보자

게임 디렉터 중에 트위터를 기가 막히게 잘 쓰는 사람?

솔직히 잘 떠오르진 않는듯.

이건 어떨까?

게임 제작 과정을 전부 공유하는 거임.

  • 일주일에 한번 디코에서 게이머들이랑 같이 회의.
  • 미국 시간에 맞춰서 해주면 한국은 아마 새벽이거나 이른 오전일거임.
  • 이제 레딧이나 트위터에 올라오는거지. “미친! 얘네 봐바. 한국 팀인데 우리랑 얘기하겠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디코에서 회의해. 진짜 또라이들이야”
  • ⇒ 그걸 다시 캡처해서 트위터에 올림. “YES. WE ARE Fxxking CRAZY to make a REAL GAME”
  • 바이럴 루프엔 Investment가 있음. 유저가 시간이든 돈이든 리소스를 쏟게 만들라는거. 그럼 그 유저는 더더욱 그 제품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짐.
  • => “아, 그래도 쓴 시간이 있는데..”
  • 게이머들이 조금이라도 제작에 참여하게 만들면, 그들에게 이제 이 게임은 하루에도 수백개씩 쏟아져나오는 이름 모를 게임 중 하나가 아니라, “내가 조금이라도 제작에 참여했던” 게임이 된다. 아예 다른 의미가 되는 거임.

 

게임은 지금까지 스텔스 모드가 디폴트였음.

특히, 제작자들은 엔딩 크레딧에나 올라갈뿐 절대로 드러나지 않음. (약간 영화같음. 그나마 감독만 유명해지는 것처럼, 그나마 디렉터만 유명해짐)

난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유명한 개발자는 여럿 들어봤지만

게임 업계에선 둠 개발자 같은 진짜 레전드 말고는 잘 못들어봤음.

왜?

“백스테이지에 있는 사람들을 드러내지 않아서”

요즘 그나마 열심히 컨텐츠 마케팅하려고 하고 소통하려 하는 게임사들도 보면, 보통 자기 팀명이나 회사명을 기반으로 소통하려함.

ABC라는 게임사가 있으면, “ABC” 트위터도 파고, 유튜브도 파고 하는 식.

 

근데.. 나는 이 방식이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봄.

사람은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 “회사”를 전면에 내세운다음, “우리 친해져요~”해도 선을 그을 수밖에 없음. 사람은 사람을 좋아함. 종이 쪼가리의, 인위적인 이름을 가지고, 이상한 로고나 덜렁대는 법인 따위가 아니라.

오히려 백스테이지에 있던 사람들이 등장해야 함.

 

ABC 게임사에 속한 팀원 A, B, C가 모두 자신이 지금 게임을 만들며 겪는 고충, 우리가 오늘 한 선택과 집중 (버려진 것들 - 기능이나 디자인 ..), 미쳤다고 생각되는 점,

이런 것들을 트위터에 마구 공유해야함.

 

트위터의 장점이 뭘까? 본투비 instant임. 컨텐츠의 퀄리티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길게 쓰고 싶으면 쓰레드 열면 되고)

그래서 글로벌리 비즈니스하면 무조건 트위터 하라는 거임. 마구마구 올려대면서 “We are HERE! We are Hustling!” 하기 좋으니까.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그럼 ABC 회사로 브랜딩하는 것에 비해서 무슨 장점이 있을까?

A는 게임 디렉터/기획자임

B는 디자이너임

C는 개발자임

 

공통적으로 이들의 컨텐츠를 즐기는 층은 “게임” 제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냥 “게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게임은 특히 다른 컨텐츠에 비해, 유저가 제작자에게 폭풍 훈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겜돌이들은 다들 어느 정도 곤조가 있고 철학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오디언스가 미묘하게 다름. 일단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각자 퍼져나가는 영역이 다르다는 거.

 

ABC 회사로 브랜딩할때는 그냥 “게임 회사”임. 살아 움직이는 무언가가 아니라.

A, B, C 각자로 하면? 이들이 각자 자신의 순도 100% 솔직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살아 숨쉬는, 진짜 게임 제작자들이 각자의 타겟층을 향해 미친듯이 컨텐츠를 쏴재낌. 트위터니까 들어가는 리소스도 적고.

 

이들의 컨텐츠를 한두개씩 보던 오디언스들은 "신뢰"를 주기 시작함. 당연하지. 과정을 싹다 공개하고, 어떤 난관을 겪는지,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다 얘기해주니까. 결국엔 어떻게 된다?

=> “이 사람이 만든 게임 궁금한데?”

하며 bio에 있는 링크를 클릭.

이렇게 3방향에서 인바운드를 만드는 게 가능해진다.

(혹은 게임 공식 디스코드로 먼저 데려와도 되고)

 

A, B, C는 자신의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건 물론이거니와

짧게 짧게 계속 회고를 해 성장도 이끌어내고,

끊임없이 게이머와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음.

무엇보다 지치지 않는거임. "계속 우리의 제작에 관심을 주고 있기 때문에"

 

팬들은 게임 제작자 각각의 시각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마구 들어서 좋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 이런 팀이 흔하지 않아서 좋은 거임. 너무 설레는 거지.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건, “신용”을 쌓을 수 있다는 거.

니시노는 말함.

앞으로의 현대 사회는 신용 사회가 될 거다.
모든 사람이 “돈을 담는 통장”과 더불어 “신용을 담는 통장”을 갖게 될 거다.
신용은 언제든 돈으로 바꿀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형태로.

 

실제로 니시노는 굴뚝 마을의 푸펠 그림책을 위한 두번의 크라우드펀딩에서 일본 역사상 최대의 펀딩을 성공해냈음.

난 특히 게임이 이 형태에 더욱 적절하다고 봄.

게이머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이 뭘까? 진성 겜돌이였던 나의 입장에서 말하기로 그것은 “시간”임.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내가 가장 재밌게 플레이하고, 플레이하면서도 “이게 게임이지! 이게 명작이지!”하는 게임을 찾고 싶음.

 

이들은 명작과 대작에 굶주려 있음.

크라우드펀딩?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만든다면 분명히 함. 지금도 자주 있는 일이고.

 

테크 회사들이 투자자에게 하는 과정 보고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자세하게, 자주 공유하는 제작자들에게 믿음을 안줄 게이머가 있을까? 난 없다고 봄.

투자회사의 개입 없이 오직 게이머들의 펀딩으로 게임을 만들어가는, 게이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팀?

SUPER UNIQUE함. 절대 대체 불가능. 이게 21세기의 “임팩트”임.

 

게임으로 예시를 들긴 했지만

난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비슷하다고 봄. 물론!

기술 기업들은 과정을 완전히 자세히 공개하는건 불가능함. 알다시피 이들에게 ‘단 하루’의 격차도 소중하기 때문.

 

그럼에도 이런 사고방식과 마케팅 전략을 절대로 등한시해선 안됨.

장담컨대, 앞으로는 모든 기업들과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얼마나 RAW한 자신을 공개할 수 있는가로 성공이 갈릴 거임.

 

요리 크리에이터는 예쁜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 매우 정신 없고, 요리 끝나고 난장판난 부엌을 보여줄수록 더 팬을 끌어모을거임.

운동 크리에이터는 멋진 몸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땀흘리고 토하고, 그만하고 싶어서 찡찡대는 모습을 보여줘야 더 팬을 끌어모을거임.

 

길게 봐야함.

한탕 치고 다른 업계로 가는게 목표가 아니고, 진짜 내가 여기서 ICONIC한 인물이 되어보고 싶다면

더 길게, 더 길게 봐야함.

이게 글이야? 싶은 글도 10년 보면 정듬.

그러니, 사랑하는 일을 해야하는거지. 니시노가 한 말을 마지막으로 인용하며 맺습니다.  

“부모 세대의 상식은 ‘돈 = 스트레스에 대한 대가’이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일부터 차례대로 로봇이 담당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점점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지 않나.

앞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내 일로 삼는 길밖에 남지 않은 시대이다.”
by 니시노 아키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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