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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이런 SaaS 기업이 있습니다" [래티스]가 계약을 혁신하는 이야기

래티스 창업자 강상원 대표와의 특별한 인터뷰

2024.06.27 | 조회 4.4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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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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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테크 + 벤처 + 투자에 관한 '관점'과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한국은 엔터프라이즈 SaaS의 불모지입니다. 미국 시장에는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등 수십, 수백조 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엔터프라이즈 SaaS 기업이 즐비하지만 국내에서는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라면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는 기업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래티스(Lattice)는 바로 이 엔터프라이즈 SaaS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아이템은 계약관리이구요. 김앤장 변호사 출신의 창업자로 유명세를 탄 강상원 대표가 2023년 4월 설립하였습니다. 올해 4월에는 설립 1년만에 20억 원 규모 프리시리즈A 라운드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CapitalEDGE에서는 대표이사의 이력만큼이나 래티스만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3월부터 수차례 대표님을 만나며 알게된 창업 스토리부터 바텀업 엔터프라이즈 SaaS 영업의 꿀팁까지, 래티스의 인사이트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잠깐, 프릭스는요

Q. 어떤 서비스인가요?


프릭스(Prix)는 계약관리 B2B SaaS입니다. 다수 고객과 많은 볼륨의 복잡한 계약을, 생애 주기에 따라 체결 및 관리해야 하는 기업들이 프릭스의 주된 고객입니다. 단순히 전자계약 기능 외 더 많은 기능을 기대하는 고객분들을 타겟하고 있어요.

 

Q. 계약 관리가 무엇인가?


영업계약으로 예를 들면, 기업들은 계약을 주로 ‘견적 → 체결 → 이행 → 수금/지급 → 종료/갱신 + 종합(대시보드)’ 주기로 관리합니다. 프릭스는 이 과정의 각 단계에서 모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죠. 

기업들은 영업계약 외에도 HR / MOU / 매매계약 등 다양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계약들을 효과적으로 분류하여 만기 및 갱신관리 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물론, 전자서명도 제공하고 있고요.

미국에서는 CLM (Contract Lifecycle Management)으로 불리는 산업이고, 한국에서는 CLM은 비교적 여러가지 의미로 불리고 있습니다.

 

 

🔍 창업 스토리

Q. 회사명 래티스와 서비스명 프릭스가 다른 점이 눈에 띕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래티스라는 사명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인 찰리 멍거가 합리적으로 사유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인 '격자틀 인식모형'서 착안하여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변호사이기에, 변호사이면서 사업가이기도 한 찰리 멍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동명의 투자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자연스럽게 사명이 되었습니다.

다만, '래티스'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서비스하기에는 영문 스펠링이 길고, 해외에서 동명의 SaaS가 있기도 해서 서비스명은 다른 것으로 정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긍정적인 의미의 짧은 단어를 찾다보니 상(Prize)이라는 뜻의 Prix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어서 사명과 서비스명이 다른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고요.

 

Q. 창업 이전 변호사로도 활동하셨고 사모펀드에서도 근무하셨죠. 창업과는 거리가 있는 직업들 아닌가요?


사실 창업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요, 첫 직장인 김&장 법률사무소를 나와서 친한 동료와 법무법인 최선을 창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약 3년 정도 운영했었고, 현재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로펌입니다. 

어린 나이에 로펌을 창업한다는 것은 정말 다이나믹한 경험이었습니다. 신뢰를 세일즈 해야 하는 로펌 비즈니스의 특성 상 맨땅에서 시작했던 경험이 지금의 창업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김앤장을 나와 법무법인을 공동 창업했던 강상원 변호사 (왼쪽 두번째)
김앤장을 나와 법무법인을 공동 창업했던 강상원 변호사 (왼쪽 두번째)

초반에는 동대문 상인회에도 다짜고짜 찾아가보고, 네트워킹 같은 것도 신경쓰고 했었는데요, 지나고 보니 대부분의 고객들을 지인들인 법조인들이 소개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업무 자체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서 지인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최고의 세일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소개해주시는 것이었기에 절제되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후에는 기존 고객들이 고객을 소개해주면서 확장할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완전히 제가 모르는 영역에 저를 던져 놓고 맨 땅에서 배우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 시간 동안 정말 힘들지만, 어떻게 하면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지 빠르게 알 수 있고, 살아 있는 느낌을 가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Q. 래티스 창업 과정도 궁금합니다. 창업이 먼저였나요 아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나요?


변호사 업무 당시 고객과의 계약 관리의 어려움을 크게 겪었기에 언젠가 이 아이템이 시장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바로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창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B2B' 영역에서, 가장 자신이 없는 'IT'에서 창업을 해야겠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아이템들을 나열했죠. IT에서 너무 멀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 쪽으로 창업을 해서 IT도 제 도메인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계약관리 외에도 M&A 플랫폼, 전문직 전용 채용 플랫폼 등 제가 어느 정도 도메인이 있는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공동창업자인 이재하 CPO님과 함께 지금 아이템을 정했습니다.

 

Q. 공동창업자를 만난 스토리도 궁금합니다.


처음 창업을 할 때 스프링캠프에서 라운지 공간을 제공해주셨습니다. 이 곳에서 이재하 CPO를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라운지 멤버들간의 슬랙 커뮤니티에서 재하님의 자기 소개를 보고 먼저 연락드렸어요. 재하님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개발자였고, 경영학과임에도 창업을 하기 위해 컴퓨터 공학을 부전공하고 독학으로 개발을 배워서 개발자가 된 배경에 끌렸습니다. 초기에 빠르게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과도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래티스 팀 (2023 디캠프 올스타전)
래티스 팀 (2023 디캠프 올스타전)

재하님은 현재 회사의 CPO를 맡으면서 사실상 CTO 역할도 하고 있는데, 보다 제품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테크리드를 채용 중에 있습니다.

지금의 공동창업자를 만난 것이 인생에 손꼽는 행운입니다. 정말 강도 높게 일하면서 늘 보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이재하 CPO로부터 많이 배우고 의지하고 있습니다.

 

Q. 아이디어는 어떻게 검증하셨죠?


계약관리로 아이템을 정할 때 랜딩페이지를 1 - 2일 만에 만들고, 메타 광고를 돌려서 시장성이 있는지 검증을 먼저 했어요.

약 8일 정도 메타 광고를 돌려서 이름 / 회사 / 직책 / 전화번호 / 이메일이라는 높은 허들을 충족하는 리드를 약 30개 정도 얻을 수 있었고, 한 번 해볼만하다고 판단해서 MVP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 제품 개발, 첫 고객, 그리고 성장

Q. 지금 반드시 프릭스를 도입해야할 고객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다수의 고객과 많은 볼륨의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계약들이 일회성이 아닌 관리가 필요한 계약이라면 프릭스가 최고의 대안입니다.

단순히 계약을 체결하고 끝나는 일회성의 계약들이 아닌,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만기 및 갱신 관리가 필요하고, 해당 고객과의 계약 및 거래 내역들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거래를 하는 기업이라면 프릭스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저희는 최적의 고객을 B2B 회사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진행해보니 B2B에 한정될 것은 아니었습니다. B2C 사업을 위해서 정말 많은 B2B 계약이 필요합니다.

엔터프라이즈의 경우,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Web / App)에 전자계약을 도입하거나 플랫폼에서 유저간의 계약을 중개하는 방식의 전자서명이 필요할 경우 커스텀 방식으로 전자계약 API, 계약서의 체계적인 분류 및 관리를 지원해드릴 수 있습니다. 

고객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ERP 및 Admin과의 연동 사례도 다수 있어서 고객의 상황에 맞게 프릭스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Q. 계약 관리 소프트웨어가 아직은 생소합니다. 전자 서명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저희가 정의하는 '계약관리'는 단순히 전자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 파일을 보관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계약은 '견적 ➡️ 체결 ➡️ 이행 ➡️ 수금/지급 ➡️ 종료/갱신 + 종합(대시보드)'이라는 주기성을 갖습니다. 프릭스는 이 모든 과정을 지원합니다. 즉, 계약관리는 계약을 관리하는 행위 자체가 저희 제품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CRM과 유사한 측면도 존재하는데, 기존 CRM들이 다루고 있지 않은 ‘계약 체결 이후'를 다루고 있기에 Post-CRM 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다만, CRM은 ‘매출' 영역만을 다룬다면, 저희는 매입 측면도 함께 다루고, 영업 계약에 한정하지 않는 점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오퍼레이션 팀, 특히 재무팀에서 계약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관리 담당자가 간편하게 업무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 전자서명 기능 (계약서 건별 과금방식이 아닌 무제한)
  2. 계약의 일정들을 등록해서 리마인더를 통해 마일스톤을 관리
  3. 계약에 포함된 재무정보를 통해 인보이스 / 세금계산서를 클릭 한 번에 발행
  4. 매출/매입 정보, 미수금/미지급금 관리, 영업 성과 결산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시보드

...이렇게 서비스가 구성됩니다.

이상은 영업 계약의 측면을 강조해서 설명드렸는데, ERP/Admin과의 연동을 통한 전사적인 계약 결재 프로세스 구현 및 계약서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Q. MVP (Minimum Viable Product)는 언제 출시하셨나요? 고객 테스트 과정도 궁금합니다.


2023년 6월 20일에 처음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출시 전후로 커뮤니티에 빌드인 퍼블릭 Build-In-Public 방식으로 개발 과정 관련 글을 쓰고, 하루 1만원 내외의 광고 집행을 통해서 베타 테스트 고객을 모집했습니다.

가입한 고객사들과 무조건 1번 이상의 화상회의 또는 미팅을 진행하고, 지속적인 유대를 쌓으며 피드백을 받고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얼리어답터 고객사 분들이 제품을 초기부터 사용하며 제공한 피드백이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초기 제품 개발에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희는 고객사 확보에 집착하고, 사용할 때까지 팔로업하고, 따끔한 피드백을 받는 것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피치덱을 보면 통합 관리와 디지털 전환이 핵심으로 보입니다. 지금 프릭스가 정말 풀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회사는 계약 관리를 엑셀과 노션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저희는 여기서 상당한 비효율이 있다고 봤습니다. 해당 툴들은 계약관리 목적의 제품이 아니므로, 많은 한계가 존재합니다.

각 서비스들끼리 서로 계정과 데이터가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비효율을 유발합니다. 재무팀에서 세금계산서를 한 번 발급하려고 해도, 계약서 파일을 열어서 금액 및 지급 조건을 확인하고, 세일즈팀에 금액 더블체크를 하고 매일 엑셀에 들어가서 오늘의 일정을 확인해야 하죠.

100개사의 고객에게 매월 대금을 청구해야 하면, 재무팀 직원은 고객사마다 계약 내용을 확인해서 매달 10일에 인보이스 100개를 엑셀로 만들어서 각각 이메일로 보내야 합니다. 프릭스를 사용하면 인보이스 생성과 대량 발송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잠재 고객을 계약고객으로 전환하는 고객관리(CRM) 솔루션들이 많지만, 계약관리를 위한 올인원 솔루션은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상의 비효율 외에도, 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최종적인 합의에 해당하는 계약 데이터가 경영 인사이트에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개선할 여지가 많습니다. 프릭스를 통해 전사적으로 계약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해당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체적인 영업 계약의 지역별 비중은 어떠한지, 영업 계약의 결제 주기의 변동 추이, 준거법이 싱가폴인 계약의 비중 등 다양한 경영 지표를 계약서 관리를 통해 뽑아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프릭스를 통해 관리하는 계약 내용에 대한 데이터는 다소 제한적이지만 점차 늘려갈 계획이고, 이 부분에서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Q. 엔터프라이즈 SaaS는 온보딩 과정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현재 어떤 온보딩 전략을 전개하고 있나요?


사실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면서도 사실상 팀내 세일즈가 저 혼자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은 영역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객과의 화상 및 대면 미팅을 진행하고, 고객의 비즈니스를 충분히 이해해서 고객의 비즈니스에 맞게 맞춤형 데모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 위해 세일즈 시간 중 상당 부분이 고객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맞춰져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고객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고객사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도입을 결정하기까지 2 - 4주가 걸리고, 전사적 도입 기간(전사 교육 포함)은 4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신규 리드의 도입싸이클은 8주입니다. 온보딩 과정에서는 서비스 매뉴얼과 채널톡, 슬랙 커넥트, 카카오톡 등 고객이 희망하는 방식으로 CS를 최대한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제품시장적합도 (Product-Market Fit, PMF)를 찾았다는 느낌은 언제 가장 강하게 받으셨나요?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계속 발전하는 느낌입니다. 처음에 가졌던 가설은 저희 제품이 중소기업에 적합할 것이란 점이었는데 지금은 엔터프라이즈, 즉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체에서 저희 제품에 대한 활용도가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기존의 전자서명 업체들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지점들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전자 서명 API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계약 관리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프릭스 SaaS 이용 고객
프릭스 SaaS 이용 고객

예를 들어,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ERP는 해당 ERP 사업자들이 연동 관련 개발 작업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도 저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방식으로 ERP 사업자의 지원 없이도 연동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나아가, B2B / B2C 플랫폼을 운영하는 고객사에게는 고객사의 Needs에 맞추어 프릭스의 전자서명 및 계약관리 서비스를 연동해드려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고도화하는 중입니다. 일반 SaaS 형 제품의 세일즈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를 분리, 객단가 월 100만 원 이상 고객 대상 기술 영업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또한, 현재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에 상당히 버거운 상황이어서 개발자 분들을 더 채용하고 있습니다.

 

Q. 관리하는 지표도 궁금합니다. MRR 성장 등 지표 외 지금 가장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지표가 있을까요?


MRR (Monthly Recurring Revenue)나 Churn 등 지표도 당연히 관리합니다. 고객 이탈의 경우 최근 3개월 간 사례가 없을 정도로 양호합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프로젝트 생성 수 및 계약서 생성 수 입니다. 실제로 고객들이 저희 서비스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활동성 지표인데 저희 제품에 대한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해줍니다. 5월의 경우 1만개 이상의 프로젝트 및 계약서 생성이 이뤄졌는데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Q. 고객 확보 방법도 궁금합니다. 첫 10명의 고객은 어떻게 확보하셨나요? 


지인 영업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얼마나 오랫동안 제품을 사용해줄지, 첫 한 두 달 결제는 할 수 있지만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거든요.

처음부터 일면식도 없는 회사가 제품을 사용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메타광고를 소액씩 집행해서 의뢰가 들어오는 곳을 꾸준히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500회 이상 고객 미팅을 한 것 같아요. 현재 가입 고객이 약 180개사이고 유료 고객사가 그 중 50개사 정도인데, 문의 기업 당 최소 2 - 3번 미팅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만나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물론, 최종 도입에 실패한 고객사로부터 받는 피드백도 소중히 관리하면서 제품 개발에 참고하고 있습니다. 

 

Q. 요즘 모든 스타트업들이 받는 공통적인 질문이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우선은 회사 운영 측면에서의 AI 활용이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개발 관련 AI 도구들이 출시되면서 SaaS 소프트웨어의 개발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저희도 지금 개발자가 총 3명인데 과거에는 3명이 하기에 어려운 일을 GPT와 같은 툴을 활용해 소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빠른 라이브러리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 같구요.

그래서 오히려 점점 채용하는 개발자의 포지션은 줄어들지만 반대로 전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이끌어가고, 구조를 설계하는 테크 리드 포지션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 같아요. 지금도 가장 공들이고 있는 포지션이 뛰어난 테크 리드 분을 모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20 - 30명 이상 분들을 만났는데 아직도 찾고 있습니다.

 

Q. 회사 운영 측면에서의 AI 활용이 있다면 다음은 제품에서 AI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도 중요할 것 같아요.


맞습니다. 현재 AI를 활용하는 리걸테크는 두 분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변호사를 지원하는 영역에서 데이터베이스 뿐 아니라 판례 / 규제 리서치 등을 고도화하는 부분이 있구요, 두번째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계약서 / 법무 데이터를 AI를 통해 분석 및 활용하는 방향이 있습니다. 엔드유저 및 사용목적에 따라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계약서의 초안을 제공하고, 독소조항을 찾는 등의 활용을 넘어서, 다양한 법무데이터를 활용해서 경영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해외의 파이낸스 분야 SaaS들을 많이 참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의 결제 주기(Payment Period)의 변화, 갱신률 등 회사에서 미처 관리하고 있지 못하던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고객들의 요청사항 중에서도 대시보드를 만들거나 차트를 만들어달라는 부분이 많습니다. AI를 활용하면, 이러한 지표들을 자유롭게 뽑아낼 수 있어서 기보유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에서는 AI가 굉장히 쓸모있는 툴이라는 생각입니다.

 

Q. 엔터프라이즈 SaaS에서 커스터마이즈도 중요하지만 또 고객 서비스란 이름으로 여기에 너무 집중하면 SI 사업이 아니냐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업 초반부터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고, 외부의 SaaS 회사들과 만날 때도 이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주고 받았습니다. 어떤 SaaS 스타트업은 커스터마이징을 전혀 하지 않기도 하고, 처음에는 3개 정도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것은 괜찮다라고 회사도 있었습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고객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제품의 완전한 단일성에는 크게 중요성을 두지 않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단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한 가지 버전으로 제품을 관리하겠다는 원칙은 확실히 지킵니다. 고객 맞춤형 연결 과정에서 많은 커스터마이징이 이루어지지만, 버전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버전으로 관리하여 업데이트도 한 번에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술부채 및 관리 비용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릭스 도입 고객 사례
프릭스 도입 고객 사례

저는 경제성을 중시하는 입장이고, 오직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집중하기 때문에 SI나 커스터마이징에 대해서도 거부감은 없습니다. 우리를 정말 필요로 하는 고객이 망분리 상황이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야 할까요? 물론, 저희 제품과 관련된 분야가 아닌 영역은 진행하지 않겠지요.

SI냐 커스터마이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한정된 자원과 비용으로 높은 매출을 뽑아낼 수 있는 제대로 된 비즈니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관점에서 손익이 맞는지를 판단하면 됩니다. 

한국에서의 엔터프라이즈 SaaS 고객의 단가는 기본 SaaS 고객 대비 10배에서 20배 정도 높습니다. 엔터프라이즈는 일회성 마케팅에 반응하지 않고, 비교적 장기적 관점에서 제품이 전달하는 핵심가치, 고객사의 문제를 정말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고객의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해줄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또한,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SaaS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므로, 이러한 개발 요청을 통해 본 제품의 기능이 강화되는 선순환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결국 저는 저희 같은 초기 SaaS 기업들이 커스터마이징을 하지 않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크건 작건 커스터마이징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고객의 문제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커스터마이징을 잘하고 효율적으로 할까를 고민하지 할지 말지를 고민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Quality Business를 만들어내는 종합 솔루션 기업이 될 수 있는지를 신경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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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얼마전 펀드레이징도 마무리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연말에 프리A 라운드를 펀드레이징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12월 하순에 연락처가 있는 잠재 투자자들에게 미팅 일정을 요청하여 1월초부터 미팅을 이어갔습니다.

시드투자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1억원만 투자받았었기 때문에 사실상 첫 펀드레이징이었습니다. 시드투자사인 스프링캠프에서 먼저 팔로우온을 결정해주셨고, 그 이후 다성벤처스 및 어센도벤처스에서 투자를 확정하면서 펀드레이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계약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래티스, 20억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

 

Q. 펀드레이징에서 아쉬웠던 점, 아니면 다시 한다면 다르게 접근했을 부분이 있을까요?


펀드레이징 당시 인력이 인턴 포함 4명에 불과했고, 매출규모를 고려할 때 희망하는 밸류에 비해 펀딩시점이 2 - 3달 정도 빨랐던 것 같고, 지금 시점(5월)에서 펀딩을 진행했으면 더 수월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빠르게 펀드레이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GTM에 올인하는 결정이 더 옳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3월에 펀드레이징을 마친 이후 ARR이 4월에는 67%, 5월에는 163% 성장하는 등 빠르게 성장 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Q. 국내는 버티컬 SaaS 분야에서 성공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계약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이 얼마나 커질 수 있다고 보시나요?


먼저, 프릭스는 국내 기준으로는 상당히 Horizontal SaaS를 추구하고 있고, 번들링 자체를 핵심 가치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즉, 다양한 기능을 얼마나 잘 묶어내어, 여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을 고객의 효율화 달성 관점에서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계약관리'라는 범위는 상당히 방대한 영역을 담당합니다.

  1. MAU 수십, 수백만명 이상의 Super App과의 연동을 통한 전자서명 / 전자문서 발급 기능이 제공되고, 
  2. 전국 단위의 부동산 중개계약 및 B2B 제휴계약이 프릭스 내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3. 계약이 체결된 고객을 프릭스를 통해 관리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기업은 없습니다. 고객의 '계약관리'에 대한 정의가 다양한 것처럼, 시장 역시도 저희가 정의하기 나름으로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채용 계획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인재를 찾고 계시나요? 


한 차원 더 높은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인재였으면 좋겠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선배들은 항상 좋은 말을 했던 분들이 아닌, 저에게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고 밀어부쳤던 선배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도 높게 몰입해서 일하고 더 높은 경지에 같이 가보고자 하시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정말 동기부여가 충만하고, 의미있는 무언가를 만들고자 의기투합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지금까지 창업자이자 CEO로서 1년 4개월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가장 큰 배움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큰 배움은 운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고, 운이 적절할 때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스타트업이 가진 강점은 나쁘게 말하면 무모하고, 좋게 말하면 큰 기업이 할 수 없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운이 따라주면 좋겠습니다.

주주들과 임직원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 큰 동기부여입니다. 회사의 경영진은 주주들에 대한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직원들이 삶을 영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한 공동체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 있는 인재들과 일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들 때 가장 즐겁습니다.

 

Q. 5년 후 래티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희의 목표는 고객의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멀티-프로덕트 기반 작지만 강한 B2B SaaS 기업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보다는 다른 기업들이 잘 진출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추구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신용정보회사와의 프릭스와 연계된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8월 정도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경쟁이 없는 특색 있는 영역에서 히든 챔피언 제품을 여러 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M&A / 서비스 양수도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기업 고객들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종합 솔루션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 Editor's Quote


1️⃣ "(법무법인 창업 과정을 통해) 업무 자체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서 지인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최고의 세일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 "초기 SaaS 기업들은 커스터마이징을 하지 않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크건 작건 커스터마이징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3️⃣ "스타트업이 가진 강점은 나쁘게 말하면 무모하고, 좋게 말하면 큰 기업이 할 수 없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CapitalEDGE Origins


CapitalEDGE에서 창업가, 혁신가, 도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 CapitalEDGE Origins를 시작합니다.

  • CapitalEDGE Origins는 국내외 혁신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뉴스레터로 전달합니다.
  •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은 특별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경험은 무엇보다 생생합니다. 스타트업을 넘어 자신보다 큰 무언가를 시작하고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 ‘기업가’, ‘테크’, ‘창업’, ‘벤처’, ‘투자’라는 키워드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CapitalEDGE와 지향점을 공유하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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