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팔콘9 재사용 착륙 실험 성공 이후 9년 만의 쾌거
스페이스X의 스타십 추진체 재활용 관련 시험 발사가 2024년 10월 13일 미국 현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은 스타십의 다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 비행으로, 1단계 추진체인 '슈퍼 헤비' 부스터를 발사대로 귀환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였습니다.
시험 발사는 첫 시도만에 대 성공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발사 약 3분 만에 슈퍼헤비 추진체가 상단 우주선에서 분리되었으며 발사 7분 만에 우주로 나갔던 부스터가 발사대로 접근하여 발사대의 '젓가락 팔'인 메카질라(Mechazilla)가 이를 성공적으로 잡아내며 우주 개발의 또 다른 신기원을 이룩하였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처음으로 시도한 새로운 귀환 기술로, 기존의 바다 위 바지선 착륙 방식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우주 개발 산업은 또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다중 행성' 개척의 첨병인 스타십의 부스터를 발사대로 직접 귀환시킴으로써 신속한 재사용이 가능해져 우주 비행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성공은 2015년 12월 처음 성공한 팔콘9 로켓의 재사용에 버금가는 성과라는 평가입니다. 스페이스X는 2015년 첫 로켓 재사용 실험 성공 이후 10년 만에 20배에 가까운 기업 가치 성장을 이루어낸 만큼 이번 업적은 스페이스X의 또 다른 도약을 위한 기폭제가 될 전망입니다.
추진체 낚아채기, 화성 탐사와 무슨 관계?
물론 일론 머스크가 공언하고 있는 '화성 정복'에 비추어보면 스타십 재사용은 앞으로 달성해야 할 수많은 마일스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다시 가장 기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왜 추진체 재사용이 중요한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화성에 가더라도 돌아오지 못하는데 로켓 재사용이 왜 중요할까요?
왜냐하면 화성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비행기의 '공중 급유'와 유사한 '우주 급유'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1단계: 메인 스타십 발사
메인 스타십이 지구에서 강력한 부스터와 함께 발사되어 대기권을 벗어납니다. 지구의 중력을 극복하려면 막대한 추진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용된 부스터는 스타십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지구로 귀환해 재사용됩니다.
2단계: 두 번째 스타십 발사
메인 스타십에 연료를 보급하기 위해 두 번째 로켓이 발사됩니다. 궤도에 도달한 두 번째 스타십은 메인 스타십과 도킹 준비를 하며,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추가 연료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단계: 두 번째 스타십이 메인 스타십에 연료 공급
두 번째 스타십은 메인 스타십과 도킹한 후 연료를 공급합니다. 메인 스타십이 지구를 떠나 화성까지 오랜 시간 여행하려면 충분한 연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궤도에서의 이 보급 작업이 필요합니다.
4단계: 두 번째 스타십은 지구로 귀환
연료 공급이 끝난 두 번째 스타십은 지구로 돌아가며, 재사용 가능한 설계를 통해 미션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5단계: 메인 스타십이 화성으로 출발
충분한 연료를 채운 메인 스타십은 태양 궤도를 따라 화성으로 비행을 시작합니다. 이 긴 여정을 위해 준비된 연료는 필수적이며, 화성 궤도에 도달하기 위해 효율적인 경로가 사용됩니다.
6단계: 메인 스타십이 화성 대기권 진입 및 착륙
메인 스타십은 화성의 대기권에 진입하여 착륙합니다. 안전한 착륙을 위해 대기권 진입 시 발생하는 저항과 고열을 견딜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며, 착륙 후 본격적인 탐사와 연구가 시작됩니다.
스타십이 화성 궤도 진입을 위해서는 두 대의 스타십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정밀하게 작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미션을 고려할 때, 추진체 재사용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이 기술은 단순히 비용 절감의 차원을 넘어, 미션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에 진행된 추진체 재사용 실험은 이러한 맥락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화성 탐사를 위한 6단계 계획 중 이미 1단계를 넘어, 2단계 기술까지 성공적으로 검증을 마쳤기 때문입니다. 이는 화성 탐사의 실현 가능성을 한 걸음 더 높인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큰 의미는 스타십 기술이 견인하는 신제조 패러다임
아직 체감하기는 어렵지만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기술력과 비용 경쟁력을 달성하기 위해 대형 구조물 제조 패러다임 자체를 차곡차곡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우주선, 항공기 및 선박과 같은 대형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이 포뮬라원 스포츠카 제작 방식에 가까웠다면 스페이스X의 우주선 개발은 점점 도요타 캠리와 같은 상용차 제작에 적용된 대량 생산 체계를 닮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량 생산의 패러다임 전환
스페이스X는 엔진, 제조, 재사용성, 심지어 발사 타워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으며 이러한 접근법은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습니다. 머스크는 완전히 운용 가능한 스타십 개발의 총비용을 100억 달러 이하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상황입니다.
스페이스X의 반복적 설계 프로세스는 스타십 개발의 핵심 차별점입니다. 2019년 단일 랩터 엔진으로 몇백 미터 고도에 도달한 스타호퍼에서 시작해, 2024년에는 역사상 가장 큰 로켓으로 우주에 도달하는 빠른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존의 우주 산업 관행을 뒤엎는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하드웨어 혁신의 스케일링
스페이스X는 이미 랩터 엔진과 스타십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텍사스 보카치카에 새로운 100만 평방피트 규모의 스타팩토리를 건설 중입니다. 이를 통해 연간 수백 대의 스타십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스타팩토리는 이미 초대형 구조물 생산에서 최첨단 공법들이 적용되기 시작한 전 세계 제조 기술 혁신의 전진기지입니다. 예를 들어 스타십은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를 용접하여 제작되는데, 이는 기존의 복잡한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 구조에 비해 제조가 용이하고 비용 효율적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강도 대 무게 비율을 다소 낮추지만, 제조 용이성과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합니다.
완전한 재사용성의 잠재력
스타십의 설계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완전한 재사용성입니다. 팔콘 9 로켓이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업계에 처음 선보이며 발사 비용을 크게 낮췄다면, 스타십은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습니다. 팔콘 9에서는 1단 부스터와 페어링만 재사용되고 일정한 정비 시간이 필요했지만, 스타십은 로켓의 모든 부분을 재사용하며 발사 준비 시간과 비용을 더욱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타십이 추구하는 완전한 재사용성은 단순히 발사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기술은 우주 궤도에서 대량의 물질을 지구로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여, 우주 자원 채굴과 궤도상 제조 같은 획기적인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는 우주 경제에 새로운 지평을 열뿐만 아니라, 인류의 우주 활동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장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시험 발사의 성공이 인류 문명의 쾌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광범위한 가능성과 우주 탐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문턱에 우리가 서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