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이름 딴 '○○○의원' 간판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리스크·이미지 관리 이유로 원장들 기피…생존 위한 브랜드 전략 필요
기사입력 2017-01-06 05:00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의원. 즉 원장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의원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원장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데 따른 리스크가 있는데다 이미지 각인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원했다가 자리를 옮기며 브랜드명으로 바꾼 A원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략...)
실제로 공동개원이 많아지고 환자 확보에 대한 권리금 등에 대한 개념이 생겨가면서 이름을 딴 의원들이 줄어드는 추세는 분명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데 대한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하는 원장들의 결정이 많아지는 이유다.
대형 척추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B원장도 최근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병원 규모가 점점 더 커지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것에 부담이 늘고 있다는 설명.(중략...)
최근 피부과의원을 개원한 C원장이 대표적인 경우. 이 원장은 개원 준비 단계부터 아예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이름부터 인테리어, 홍보 방안까지 총체적으로 준비했다.
C원장은 "예전처럼 환자들이 어디 사거리에 있는 피부과 하면서 다니던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미 개원가도 전국구 경쟁 시대가 열린데다 지역적으로도 이미 터줏대감들이 버티고 있는 개원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브랜드 전략 없이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또한 만약 제대로 세팅에 성공한다면 부가적인 사업이나 네트워크화 등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면을 고려해 추후 확장 가능성이 있는 이름을 골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경영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은 어떻게 바라볼까.병원 경영도 규모 경쟁으로 접어들면서 공동 개원이 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공공 및 의료전문 경영컨설팅 기업 캡스톤브릿지 고주형 대표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할 때 로고, 색 등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는데 그 중 하나가 네이밍"이라고 설명했다.
고주형 대표는 "최근 의료소비자들은 규모가 있는 의료기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이유로 원장 이름을 딴 네이밍보다는 전략적으로 센터나 클리닉처럼 규모가 있어 보이는 이름으로 병원명을 짓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거 약국이 마치 1차의료 역할을 했고 1인 의원은 2차의료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고, 연세드신 분들은 그래서 이름이 들어간 의원을 신뢰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약국과 병원도 크게 늘었고 역할도 바뀌면서 이름을 딴 1인 의원은 마치 옛날 의원 느낌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원장 이름을 딴 브랜드는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고주형 대표는 "일반적으로 대표 원장 1인 체제에서 봉직의들을 고용해 운영하는데 요즘에는 대학병원에서 정년퇴직 전에 나와 후배병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기존 원장은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름을 브랜드로 내세우면 너무 튀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며 "특히 의료분쟁이 발생하기 쉬운 진료과는 오히려 자기 색을 숨기는 경우도 많다. 자식들과 함께 경영하기 위해 본인의 이름을 감추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