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만나서 반가워. 나는 사람의 온기가 배어있는 공간, 건축,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초이라떼라고 해. 앞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눠볼 예정이야. 잘 부탁해☺️
이 뉴스레터를 읽고 있는 너도 나처럼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겠지? 그렇다면 건축을 보면서 이 건물은 왜 이렇게 생긴 건지, 유명한 건축상을 받는 건축은 뭐가 특별한 건지 궁금한 적 있니?
나는 건축을 보면서 사람들이 말하는 건축의 美에 대한 기준이 궁금하더라고. 그리고 최근에 책을 읽다가 그 해답을 찾았어.
결국 건축의 美는 '제약'이라는 거야. 건물이 지어질 곳의 지리, 날씨 등의 다양한 제약이 건축물의 자재, 모양 등을 결정하는 거지.
한국의 한옥을 예로 보자. 난 한옥의 아름다움은 처마 끝이 들려있는 지붕의 곡선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런 곡선은 단순히 아름다워 보이기 위함이 아닌 건축의 생존을 위한 오랜 과학적 지혜더라고.
설명에 앞서 과학 질문을 하나 할게. 미끄럼틀을 타고 놀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자. 직선 모양의 미끄럼틀과 곡선 미끄럼틀 중에서 어떤 걸 타면 더 빨리 내려갈 수 있을까? 정답은 곡선 미끄럼틀이야.
빗물이 떨어지는 속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어. 직선의 지붕보단 곡선이 훨씬 빗물을 빨리 흘려보낼 수 있단 말이지. 이를 사이클로이드 곡선이라고 불러. 빗물이 흐르지 않고 지붕에 고이거나 내부로 스며들게 되면 나무로 지어진 집이 금방 썩고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물을 최대한 빨리 흘려보내는 게 중요했던 거야. 그렇게 오늘날의 곡선미를 가진 한옥이 만들어졌어.
오늘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건 그렇게 무수한 제약을 이겨낸 건축이 필요 없어졌을 때야. 냉동 창고로 만들어진 건물이 더는 필요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준비한 첫 번째 주제는 "업사이클링"이야.
업사이클링은 더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에 활용법을 바꿔서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뜻해. 본래 제품의 목적 그대로 다시 쓰는 리사이클링 (재활용)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거지. 업사이클링은 주로 패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인데 요즘은 건축에서도 사용되고 있어. 오래전 신발 공장이 아득한 카페로 탈바꿈하고, 삭막한 병원이 유니크한 레스토랑이 되기도 해.
그렇다면 한국의 '업사이클링'을 대표하는 건축은 뭐가 있을까? 오늘은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할게. 내가 직접 방문해보고 뽑은 곳이야.
🤗 한국의 브루클린, 속초 칠성조선소
'칠성조선소'라고 적힌 입구를 들어가면 자그마한 공간이 펼쳐지는데 박물관, 카페, 서점 그리고 호수를 보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야외 공간이 준비되어 있어. 엔티크한 나무 벤치와 시원하게 펼쳐진 청초호 너머 높이 솟은 건물들을 보니 뉴욕의 브루클린이 떠오르더라고. 입구는 평범한 주택 대문처럼 생겼는데 말이야.
이곳은 1952년부터 65년 동안 3대에 걸쳐 목선 배를 만들었던 조선소야. 속초가 수산업이 발달한 도시인만큼 호황을 누렸지만, 1990년대부터 철로 만든 배(철선)가 등장하면서 조선소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고 해. 그래서 업사이클링을 통해 공간을 개조 한 거지. 가족들이 살던 곳은 현재 카페가 되었고, 배를 만들던 작업장은 박물관으로 탈바꿈했어.
아, 그리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조그마한 놀이터도 있더라고! 박물관 오른편에 있는 서점도 아이들이 읽기 좋은 책이 가득한 걸 보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인 것 같아.
달달한 커피 한 잔에 바스락거리는 햇살이 주는 여유를 찾고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해.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46번길 45
영업시간 11:00~8:00
인스타그램 구경가기 👉🏻 링크
🤗 제주도의 ‘공백’
제주시에 위치한 공백은 카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복합문화공간에 더 가까워. 총 4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2개 동은 갤러리, 2개 동은 카페로 사용되고 있어.
멀리서 보면 '현재 사용하는 건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휑한 느낌이 강한 이곳은 원래 어떤 곳이었을까?
페인트칠 하나 없이 러프한 분위기를 가진 이곳은 1982년 냉동 창고로 지어졌다고 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방치되었다가 2019년 업사이클링을 통해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카페 + 갤러리로 새롭게 태어났어.
현재는 '오! 라이카(O! LEICA) 2020 : LOBA - AFTER THE RAINBOW'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어. 2019년 작년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의 파이널 리스트 12인의 작품을 볼 수 있어. 2017년부터 매년 진행되는 사진전인데 이번 전시가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한국의 성남훈 작가가 파이널리스트에 올랐기 때문!
사진전 주제는 '인간과 환경'인데 낡은 노출 콘크리트와 푸릇한 해안가를 보면서 몰두하기 딱 좋더라. 텍스트와의 또 다른, 사진의 생동감 있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동복로 83
전시 기간 2020.12.17~2021.02.17
영업시간 10:00~19:00
인스타그램 구경가기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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