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비가 내리고 서울 교통 파업은 오전에 끝이 났다.
겨울이 아쉬운지 겨울 배경의 영화 두 편을 온라인에서 봤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디어 헌터>
<맨체스터…>는 차가운 겨울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상처 받은 주인공 남자의 심리를 보여주듯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부두에 정착한 배들이 인상적이다.
<디어 헌터>의 배경은 펜실베니아 인근 황폐한 철강 공장이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는 같은 공장 친구들 마이클, 닉, 스티브 그리고 이들의 연인 혹은 친구들 이야기.
두 편 모두 슬프다. 눈물이 메말라 갈 때, 가슴을 적시는 이야기에 흠뻑 젖고 싶을 때, 겨울 느낌으로 인생을 관조하고 싶은 순간에 보고 싶은 영화다.
<디어 헌터>의 한 장면. 전쟁 트라우마로 인해 기억상실에 빠진 채 월남 뒷골목에서 러시안 룰렛에 빠져 있는 닉을 구하기 위해 마이클은 패망 직전 사이공으로 다시 돌아간다. 친구 닉을 위해... 하지만 생명을 건 러시안 룰렛 도박판에서 만난 닉은 마이클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의 팔뚝은 온통 헤로인 주사 자국으로 시커멓게 멍들어 있다.
“닉, 너를 사랑한다. 다시 돌아와, 기억을 회복해”
마이클은 절박하게 친구 닉을 깨우려 하지만 이미 닉은 깊은 공포와 부패한 전쟁의 망각 속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닉은 친구 마이클이 보는 바로 앞에서 러시안 룰렛 총구의 희생자가 된다. 절규하는 마이클…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보스턴에서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가 형의 부고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리는 고향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고를 회상한다.
동네 친구들과 밤늦게 까지 술과 마약에 취해 있던 리는 실수로 화롯불 안전판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맥주를 사러 30분 넘는 거리의 편의점에 다녀온다.
그 사이 2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그의 어린 자녀 둘이 화재로 사망하고, 간신히 도피한 아내와는 이혼에 이른다.
상심에 잠겨 있던 리에게 형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의 후견인을 맡아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그는 깊은 갈등과 회한에 젖은 채 방황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어떻게 구원할까?
찰스부코스키는 미국의 유명한 부랑아 시인이었다. 그의 싯구를 기억하는데 사랑은 양철 지붕 위에 쏟아지는 오후의 비, 사랑은 구호를 기다리는 환자의 앰뷸런스 소리, 사랑은 늙은 부랑아에게 던져진 빵 부스러기… (정확하지 않지만) 이런 류의 텍스트였던 것 같다.
그런 그의 묘비명이 Don’t cry 였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추억이 묻어 있는 이 음악.
이 에피소드 말고 다른 에피소드가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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