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얻은 교훈?
퇴사 후 맞이한 휴식기에 첫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화요일의 펜팔러 챈과) 6일짜리 단기, 단거리 일정이지만, 여행 중에도 ‘목요일 펜팔’을 위해 키보드를 챙겼어요. 스스로 정한 할 일은 기분 좋은 압박감을 주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장소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가도 문득 ‘이런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볼까?’하며 생각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한정판 과자, 이 곳에서만 살 수 있다는 잎차들을 잔뜩 사며 허용된 수화물 무게를 초과하게 되었어요. 평소 최소한의 짐으로 가볍게 떠났다가 돌아오는 여행을 추구하는데, 왜 이렇게 욕심을 냈을까요? 마치 다시는 과자들을 만날 수 없는 사람처럼 모두 담았고 반 이상 비워있던 캐리어를 첫날부터 꽉 채우고 말았어요. 친구들이 집에 찾아오면 여행 이야기와 함께 꺼내 놓을 샌드, 디카페인 차만 마시는 친구를 위한 냉침용 티 등 센스있는 쓰임새가 될 것 같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아 봅니다. 덕분에 북부로 이동하는 긴 여정에도 여러 먹을거리를 박스 채 이고지고 함께 다녀왔어요.
'혹시 다시는 못살지도 모르니까', '나중에 요긴하게 쓰겠지’ 욕심을 낼 수록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귀여운 모양새를 무사히 지켜내기 위해 움직이니 여행이 자유롭지 않게 느껴졌어요. 결국 뭉친 어깨와 삶의 교훈을 한 조각 얻었습니다. 현재를 가볍게 살기
그래도 잘했다고 포장하기
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입니다. 몇차례 사소한 긴장되는 순간을 지나보내고 드디어 7A 좌석. 자리에 앉자마자 안심되는 나의 작은 공간입니다. 비행기가 한시간 가량 연착되어 이륙 전 잠이 들었어요. 그러다 30분쯤 지나 난기류에 좌석벨트를 착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에 잠이 깼습니다. 구름 속이라 창밖은 전부 하얗고 비행기는 흔들렸고요. 비몽사몽한 정신에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이렇게 갑자기 내 인생이 종료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약 그 순간이라면 더 이상 내가 이룬 성취가 자랑스럽거나 내가 이루지 못한 성취가 아쉽지 않을 것 같아요. 또 여행중 경험했던 풍경이 떠오르거나 놓친 풍경들을 아쉬워하지도 않을 것 같아요. 소소하게 행복했던, 아마도 소중한 사람들과의 재밌거나 감동적인 순간들이 떠오를 것 같지 않나요?
그렇게 좌석 벨트 등이 꺼지고 나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귀여운 다과들을 사이에 두고 즐겁게 이야기 할 식탁 풍경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좋은 소비였다고 엮어서 포장해봅니다. 다만 언젠가 더 좋은 기회를 위해 서랍 속에 아껴두지 않고 기회가 될 때 맛보고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째 결론이 어설프고 성급하지만 이렇게 오늘의 편지를 마무리해요.
사랑을 표현하는 귀여운 방법
비행기에서 보는 햇빛의 광량과 색 온도는 서울의 그 것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요즘 대만에서 인기몰이라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편지를 전합니다.
유용한 정보가 아니어도 여러분의 일상이 다 특별하고 재미있는 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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