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처럼 무슨 피크민 이야기냐면요
최근 자기소개 할 일이 생겼어요. 40명정도의 동료에게 그냥 그저 저를 소개하는 짧은 10분의 시간이었습니다. 입사 이후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의 답을 엮어, 거쳐온 회사에서의 업무들과 평일 저의 24시간을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했어요. 어느역에서 출발해서 어떻게 오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퇴근 후에는 어떤 것을 한다. 시간별 일상 활동들을 나열하며 이동 시간에 늘 피크민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어요. 공적인 자리에서의 사적인 소개, 피크민 이야기를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최근 함께 협업하는 분의 가방에 달린 피크민 키링을 떠올리며 용기내어 소개 콘텐츠에도 포함했어요.
피크민을 언제, 왜 시작했을까
게임을 좋아해요. 게임에 담긴 한 세계관과 그걸 조작하는 새로운 방식의 경험이 즐겁고요. 몰입해 있는 동안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는 것도 비현실적이라 좋았어요. 그럼에도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라, 실력이 드러나는 게임들보단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잔잔하고 귀여운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트위터에서 각종 피크민 사진과 주접들을 접하며 친근해질무렵, 친구가 올린 인스타 스토리를 보고 나도 해봐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게 벌써 2024년 10월. 7개월이나 한 게임을 꾸준히 해왔네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아직도 하고 있을까
1. 건강한 게임
피크민의 세계에선 걸음수가 재화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누워있다가 만보걸으러 나가게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어요. 가끔 휴대폰을 흔들어 해결하고 싶은 때도 있지만요. 특히 꽃을 심을 땐 달리기가 효과적인 걸 알고 계신가요? 똑같은 꽃잎이어도 빨리 걸을때와는 천지 차이! 혹시 심어야하는 꽃의 수가 보유한 꽃 잎보다 적다면 달려보세요. 해결될 때가 있어요. 이렇게 저를 움직이게 됩니다.
2. 심심하지 않은 이동 시간
새로운 동네에 가게 되면 귀찮고 낯설었다면, 이제는 그 곳의 랜드마크를 떠올립니다. 동물원 피크민이나 스태디움 피크민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그게 아니더라도 못보던 엽서 장소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은근 기대된다니까요. 게다가 방문할 장소까지 걸어야할 거리가 길어지면, 꽃 심을 절호의 찬스로 보고 기쁘게 걸어요. 일부러 꽃 모드로 화면을 켜두고, 걸을때마다 보글보글 햅틱 진동을 즐기면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 됩니다.
3. 이 또한 하나의 기록이라는 점
기록을 좋아한다고 털어놓았었죠. 자동화 기록에 이만한 엡이 없어요. 오늘 방문한 동을 정리하고, 걸음 수 꽃 심은 숫자가 자동으로 정리되고요. 9시가 되면, 이동 경로를 시각화해서 보여줘요. 게다가 사진첩에 저장된 사진을 가져와서 저장할건지 물어봐주고, 오늘의 기분이 어땠는지까지 체크해주죠. 가끔 월간 기록을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뿌듯함을 느껴요. 해외에 가서 땅따먹기 하듯 꽃으로 정복한 지역들이 지도에 표시되는 것도 재밌어요. 여행갔을 때 만난 장소가 엽서로도 남아있어 새록새록 기억도 납니다.
4. 매월 새로운 테마로 새로운 마음가짐
매월 새로운 제철 꽃이 나오고, 피크민도 코스튬도 새로운게 나와요. 슬슬 질릴 때쯤 어느덧 한달이 지나 새로운 미션을 받아들면 마음이 리프레시 되는 것을 느낍니다. '오! 내일 1일이네 이번 꽃 예쁘던데~' '이번달 피크민 다 모았어? 난 결국 하나 못채웠어' 등 동거인과 종종 나누는 우리의 월말 대화에요.
그래서 혹시 저랑 친구하실래요?
친구가 된다고 해서 엄청난 활동을 함께 하는건 아니지만, 비어있는 버섯 전투에 초대 한다던지 웃음이 나는 엽서를 공유한다던지가 가능하잖아요. 그리고 일주일마다 걷기, 꽃심기 미션을 함께하기로 결정하면 서로의 걸음수를 볼 수 있어서 생사확인(?)도 되거든요. 이미 친구인 면과 챈 외에도 함께 하실 분 있으면 저를 추가해주세요 🕺
친구코드 1807 0646 9636 (dong)
pikmin bl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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