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않아도 도통 손이 닿지않던 독서를 수요일에 다시 시작했어요. 삼체 이후로 제대로 읽어낸 책이 없다는 것도 깨달았고요(충격). 병렬독서를 하는 편이라 중간에 끊었다가 다시 읽는 건 익숙한 편인데, 이번 책은 덮은지 거의 1년만에 다시 펼쳐요. 신기한 사실은 어렵고 집중이 안되는 책도 아니었단거예요. 부모님 집에 갈 때 반쯤 읽던 책을 가져갔는데, 어쩌다 그 뒤로 쭉 잊고 그대로 뒀던 걸 이번에 다시 찾았어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인데 심지어 좋은 책이라고 생각도 해놓고 이렇게 오래 잊을 수 있나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펼쳤더니 중반부쯤 책갈피가 꽂혀있는데 그냥 처음부터 다시 읽기로 했어요. 첫 챕터를 다시 읽으며 작년에 밑줄 그어놓은 문장들을 발견하는데 지금도 좋더라고요. 하나 소개하자면,
자기 삶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침을 싫어할 가능성이 크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다시 힘들어지고 있는 요즘이어서 괜히 뜨끔했지만. 그 때도 지금도 밑줄그을만큼 꽂히는 문장이었어요.
왜 한동안 책을 펼치기가 어려웠던건지. 한 두 달 책읽기를 쉬었더니 책을 손에 펼쳐드는 것에도 한 세월, 첫 장에서 집중력을 찾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이번 주는 꾸준히 읽어서 한 번에 완독까지 이를 수 있길.
동님이 정말로 비행기에서 삼체를 다 읽으셨다니 너무 놀라웠어요. 양이 방대해서 저는 많이 졸면서 읽기도 했거든요. 동님의 감상평도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결말이 아닌 3권의 적당한 어딘가에서 끝맺음이 났으면 더 여운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은 정말 우주와 시간의 끝의 끝의 끝을 본 느낌이라 책을 덮고나서 꼭 '인생을 다 살고 모든 끝을 봐버린 듯한' 허무감도 들었거든요. 어쨌든 삼체 완독자 클럽에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도 6월 국제도서전을 기다리는 중인데 가서 마주칠지도 모르겠네요! 큰 부스에서 하는 이벤트들도 즐겁고, 작은 출판사나 독립출판 부스에서 만나는 뾰족한 주제의 책들도 좋았고요. 작년엔 사전정보없이 현장의 감에만 의존해서 세 권을 집어왔었는데 생각보다 제 취향의 책은 아니었거든요.. 이번에는 구매리스트를 몇가지 정하고 가볼까 싶기도해요!
아 그리고 국제도서전에 일러스트월이 있는거 아시나요? 출판물과 일러스트는 떼어놓을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고, 잘하면 출판 관계자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서 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벽에 그림을 붙여놓고 가요. 작년에 저도 슬쩍가서 그림을 붙여놓고 왔었어요. 이번에 도서전 가시면 한 번 슥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공통관심사가 있으니 간만에 글이 술술 적히네요. 다들 5월 마무리 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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