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소프트웨어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

Introduction

개발자 여러분, DORA(DevOps Research & Assessment) 보고서를 들어보셨나요? 매년 발행되는 이 리포트는 지난 10년간 무려 4만 명 가까운 엔지니어·리더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팀이, 어떻게 높은 성과를 내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혀왔습니다.(링크)

특히 2024 DORA 보고서에서는 작년과 달리 “인공지능(AI)”과 “플랫폼 엔지니어링(Platform Engineering)”이 소프트웨어 딜리버리에 미치는 영향이 대규모로 조명되었습니다. AI를 적극 도입할수록 개인 생산성과 만족도가 높아지는 반면, 정작 코드 배포 효율성(Throughput)과 안정성(Stability)이 떨어지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죠. 또한 내부 개발 플랫폼(IDP)을 구축한 조직이 팀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더 높은 조직 성과를 낸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오늘은 2024년 최신 DORA 리포트를 통해, AI와 플랫폼 엔지니어링이 도대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오며, 우리가 개발자로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AI: 득일까, 독일까?

개인 생산성과 몰입도는 껑충 뛰었는데…

리포트에 따르면, 코딩·디버깅·테스트 작성 등 개발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에 일부라도 의존하는 비중이 약 76%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반복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생산성과 직무 만족도가 올라갔다”고 답했죠.

“코딩 속도가 올라 더욱 몰입(Flow)에 도움이 됐다”
“AI가 빠르게 샘플 코드를 생성해주니, 프로젝트 전반적인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

같은 목소리가 많았습니다.그 결과, AI 도입이 개인에게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을 준다는 게 전반적인 중론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드 배포와 안정성은 하락했다고?

흥미로운 건, 배포 빈도(Deployment Frequency)나 변경 실패율(Change Fail Rate) 등의 지표를 보면, AI를 많이 활용하는 팀일수록 오히려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딜리버리 효율이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리포트에서는 “개인이 빠르게 코드를 작성하다 보니 코드 덩어리가 커지고, DevOps의 핵심 원칙(작은 단위·잦은 배포)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더군요.

정리하자면, “AI = 만능 열쇠”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분명 속도와 창의성은 높아지지만, 기본적인 DevOps 모범사례와의 적절한 결합 없이 무작정 AI에 의존하면, 배포 파이프라인이 느려지고 불안정한 배포가 늘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DevPill's comment: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는 말은 여전히 성급해 보입니다. 오히려 개발자에게 새 ‘슈퍼파워’를 부여해 줄 텐데요. 다만 우리가 DevOps 문화를 지키고 작은 단위로 자주 배포하는 습관을 놓아버린다면, 그 ‘슈퍼파워’가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새길 필요가 있어요.
DevPill

플랫폼 엔지니어링: 나만의 터보 엔진 갖추기

셀프 서비스로 업무 효율 높이기

올해 DORA 보고서에서 새롭게 주목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플랫폼 엔지니어링입니다. 내부 개발 플랫폼(Internal Developer Platform, IDP)을 마련해, 개발자가 필요한 환경·인프라·CI/CD 파이프라인 등을 셀프서비스로 간편하게 세팅할 수 있게 하는 접근이죠.

리포트에 따르면, 플랫폼을 도입한 조직은 개인 생산성이 평균 8%, 팀 성과가 10%, 조직 성과가 6%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배포 속도(Throughput)와 변경 안정성은 약간 떨어지는(-8%, -14%) 의외의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플랫폼이 초기에 세팅되면서 프로세스가 복잡해지거나, “플랫폼 팀(Enabling Team)만이 수정할 수 있도록 고정”되는 구조가 있으면 오히려 배포 속도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을 제대로 쓰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플랫폼을 통한 이점을 극대화하면서, 속도 저하를 피할 수 있을까요? DORA 팀은 아래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개발자 독립성(Developer Independence)
지속적 개선(J-커브 대응)
사용자 중심(Product Mindset)

그럼, 우린 뭘 해야 하나요?

1) DevOps 기본 원칙, 절대 흔들리지 말 것

AI가 코드를 더 많이, 빠르게 만들어준다고 “큰 덩어리”로 배포하다 보면, 배포 실패율은 당연히 올라갑니다. 기존 DevOps의 핵심 — 작은 단위, 잦은 배포, 자동화된 테스트 — 를 지키되, AI가 빠르게 생성해 준 결과물을 어떻게 하면 잘게 쪼개고, CI/CD로 자동 검증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2) 플랫폼 엔지니어링, 최종 사용자는 개발자

내부에서 “우리는 플랫폼 구축했다!”고 뿌듯해하기 전에, 실제로 개발자가 얼마나 편리하게 배포·인프라 설정을 할 수 있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개발자가 불편해서 플랫폼 쓰기를 회피하게 되면, 도입 의도가 무색해지니까요.

3) AI, 어디까지 믿고 맡길 것인가?

반복 작업이나 레퍼런스 코드를 생성하는 데 있어 AI는 이미 놀라운 효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필요한 것은 여전히 인간적 판단, 맥락 이해, 제품·사용자 가치에 대한 통찰입니다. AI를 활발히 쓰되, 최종적으로 코드를 지휘하고 품질을 책임지는 것은 바로 우리 개발자들입니다.

결론: 변화 속에서도 길을 찾는 법

“AI는 코드 생산성을 높인다. 플랫폼은 개발자 경험을 혁신한다. 하지만 DevOps 기본기를 잃으면 딜리버리 속도는 떨어진다.”

이것이 올해 DORA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개발 현장은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AI가 불러온 ‘코드 자동화’가 엄청난 기회를 열어주지만, 동시에 우리의 배포 문화와 협업 방식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숙제를 던져줍니다. 플랫폼 엔지니어링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도입했다”에 그치지 않고, 개발자가 손쉽게 사용하도록 설계·개선해 나가야 진정한 의미가 생기니까요.

여러분은 이 격변 속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지금의 작은 선택들이 1~2년 뒤 우리의 개발 환경과 커리어를 결정지을 수 있습니다.

2024 DORA 리포트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