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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윈드서프에는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2025.07.18 | 조회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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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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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AI 업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OpenAI가 30억 달러를 들여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Windsurf)'를 인수하려던 계획이, 최종 단계에서 극적으로 무산된 것입니다.

단순히 M&A 하나가 실패한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사건은, AI 제국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OpenAI의 가장 아픈 아킬레스건, 즉 파트너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복잡하고 위태로운 관계를 만천하에 드러낸, 그야말로 뼈아픈 균열이었습니다.

30억달러의 가치

OpenAI가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윈드서프를 원했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윈드서프는 단순히 앞서나가는 코딩 툴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 폭발적인 성장: 연간 반복 매출(ARR)이 불과 몇 달 만에 4,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치솟을 만큼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고, 델(Dell), JP모건 같은 굵직한 기업 고객도 350곳 이상 확보한, 그야말로 정말로 성장하는 유니콘이었죠
  • 완성도 높은 제품: 윈드서프는 단순한 코드 자동 완성을 넘어, 자연어 검색, 복잡한 워크플로우 자동화까지 지원하는 AI 네이티브 통합 개발 환경(IDE)을 제공하며, 5만 명이 넘는 개발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OpenAI 입장에서 윈드서프 인수는, 단순히 '모델 공급자'라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까지 장악하여 진정한 'AI 플랫폼'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베팅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의 모델을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의 깃허브 코파일럿에 대항할 유일한 무기였죠.

결국 OpenAI에게 윈드서프는, 미래의 에이전트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최적의 발판이자, MS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 전략 그 자체였던 셈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거부권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던 이 빅딜은, 왜 마지막 순간에 무너졌을까요? 이유는 단 하나, 오픈AI와 MS 사이에 맺어진 파트너십 계약의 독소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오픈AI와 MS의 계약에는, 오픈AI가 인수하는 모든 회사의 지적 재산권(IP)에 MS가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윈드서프의 투자자와 경영진 입장에서 이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죠. 자신들의 핵심 자산이자 기술의 핵심인 소스 코드를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MS(깃허브 코파일럿)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윈드서프 팀이 30억 달러라는 거액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조항을 거부했다는 것은, 아마도 인수 대금의 상당 부분이 오픈AI의 주식(또는 그에 준하는 참여 단위)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자신들의 IP가 경쟁사에게 넘어가면, 자신들이 받게 될 주식의 미래 가치가 훼손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죠.

오픈AI는 MS에 이 조항의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필사적으로 매달렸지만, MS는 끝내 거절했습니다. 이건 MS와 OpenAI의 관계가 단순한 투자-피투자 관계를 넘어, MS가 오픈AI를 전략적으로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MS는 오픈AI의 성공을 원하지만, 자신들의 핵심 사업(깃허브 코파일럿)을 위협할 정도의 성공은 원치 않았던 거죠.

72시간 만에 끝난 해체 쇼

재밌는건, OpenAI의 딜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말 72시간 동안 AI 코딩 시장의 지도는 완전히 새로 그려졌습니다.

  • 금요일: OpenAI의 독점 협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구글은 재빠르게처럼 움직였습니다.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대신, 윈드서프의 CEO와 공동 창업자를 포함한 핵심 R&D 인력만 24억 달러에 빼내가는 '리버스 어크하이어(reverse-acquihire)'라는 기가 막힌 수를 썼죠. 이를 통해 구글은 복잡한 반독점 규제 심사를 피하면서, 윈드서프의 두뇌를 통째로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월요일: 리더십을 잃고 표류하게된 윈드서프의 나머지 본체(제품, 고객, 남은 엔지니어들)는, 자율 코딩 에이전트 데빈(Devin)을 만드는 스타트업 코그니션 AI가 인수했습니다. 이로써 코그니션 AI는 검증된 IDE와 기업 고객 기반을 확보하며, 단숨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게 됐죠

결국 오픈AI가 1년간 공들여 사냥하려던 대어를, 구글이 핵심 인재를 빼가고, 코그니션 AI가 남은 자산을 챙겨간, 그야말로 경쟁사들의 연합 작전에 의해 공중분해된 셈입니다.

AI 코딩 툴 전쟁의 새로운 구도

이 사건으로 인해, AI 기반 개발자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는 다시 한번 완전히 재편되었습니다.

플레이어핵심 제품/자산시장 위치
마이크로소프트깃허브 코파일럿기존 시장의 리더
구글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 + 윈드서프 핵심 인재가장 강력한 신규 도전자
코그니션 AI데빈 에이전트 + 윈드서프 플랫폼/고객다크호스로 급부상
앤트로픽클로드 코드강력한 기반 모델 기반의 API 경쟁자
커서커서 IDE바이브 코딩 플랫폼 리더
오픈AI코덱스 / 코드용 ChatGPT강력한 모델, 하지만 플랫폼 부재로 전략적 약세

OpenAI는 이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잃어버렸고, 그 자리를 구글과 코그니션 AI가 파고들며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입니다.

단순한 딜 실패 그 이상

이 사건은 단순히 OpenAI 한 회사의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다. AI 산업 전체의 M&A와 경쟁의 룰을 바꾸는, 훨씬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 리버스 어크하이어: 구글이 보여준 방식은, 규제가 심한 시대에 빅테크가 어떻게 핵심 기술과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플레이북을 다시 한번 제시했습니다. 앞으로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이처럼 핵심 인력과 기술 라이선스만 빼내오는 방식의 M&A가 더 빈번해질 수 있어보이죠
  • 인재 전쟁: 구글이 소수의 핵심 팀을 영입하는 데 24억 달러를 썼다는 사실은, 이제 AI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인재가 곧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메타가 리드하고있는 이미 살벌한 AI 인재 영입 전쟁에 기름을 붓는 격이며 핵심 인재들의 몸값은 앞으로 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을 겁니다
  • 플랫폼 종속: 윈드서프는 딜 붕괴 직전, 주요 모델 공급사였던 앤트로픽으로부터 API 접근이 끊기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OpenAI 같은 거대 플랫폼의 API 위에서 사업을 하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에게, 플랫폼 종속성이 얼마나 큰 리스크인지를 보여주는 아주 뼈아픈 교훈도 함께 알려줬죠

결론적으로, 윈드서프 딜의 붕괴는 오픈AI에게 단순한 전술적 실수가 아니라, 회사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시스템적 실패로 보입니다.

그동안 오픈AI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던 MS와의 파트너십이 이제는 그들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전략적 제약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픈AI가 잃은건 단순히 회사 하나가 아닐겁니다. 윈드서프를 인수하기 위해 소요된 것은 단순히 인수를 위한 비용 뿐만이 아니라 리소스가 분산된 시간, 기회비용 모든 것을 포함하죠. 현재의 AI 경쟁체제에서 1년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바꿀수도 있는 시간이죠.(머스크의 Grok이 보여주고 있죠?)

OpenAI는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섰습니다. MS와의 관계를 재정립하여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든지, 아니면 MS의 거대한 제국 안에서 가장 똑똑한 R&D 부서 역할에 만족하며 살아갈지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 뼈아픈 실패가, 과연 오픈AI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AI 산업 전체에 있어 아주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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