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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왜 자율주행 경쟁에 복귀했나?

2025.07.21 | 조회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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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얼마전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의 복귀에 대해 다뤘었죠. 뒤이어 지난주 우버(Uber)가 또 흥미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Lucid),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 회사 뉴로(Nuro)와 손잡고, 우버 네트워크 전용 로보택시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소식이었죠. 우버는 이 동맹에 수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며, 2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직접 배치할 계획입니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요? 불과 5년 전, 우버는 매년 수천억 원을 태우던 자체 자율주행 개발 부서(ATG)를 팔아치우며 이 값비싼 경쟁에서 발을 뺐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웨이모(Waymo)를 포함한 전 세계 18개가 넘는 자율주행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자산 경량화(asset-light) 플랫폼 전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왔죠. 캘러닉-포니.ai를 통한 움직임도 이에 연장선상 같아 보였구요.

그랬던 우버가 왜 갑자기 다시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차량 개발이라는 전쟁터에 스스로 걸어 들어오려는 걸까요? 이건 단순한 전략 수정이 아니라, 지난 5년간의 성공 공식을 뒤엎는 패러다임 전환에 가까워보이기도 합니다.

(Divided by Zero에서 우버를 너무 자주 다루는 것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왜냐면 모빌리티 시장의 지형이 우버를 중심으로 너무 빨리 바뀌고 있으니까요!)

웨이모 딜레마

이 갑작스러운 유턴을 이해하려면, 먼저 우버가 지난 5년간 고수해 온 플랫폼 전략의 성공과 그 이면에 숨겨진 근본적인 한계점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자체 개발의 악몽을 겪은(ATG는 30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과 치명적인 인명사고라는 상처를 남겼죠) 우버에게 플랫폼 전략은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막대한 R&D 비용 없이도, 전 세계의 다양한 자율주행차들을 우버 앱에 끌어들여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전략에는 처음부터 존재론적 위협도 함께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고객 소유권'의 문제죠.

우리가 우버 앱으로 웨이모 로보택시를 불렀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과연 '우버'를 경험하는 걸까요, 아니면 '웨이모'를 경험하는 걸까요? 후자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험이 반복된다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는 중개인인 우버가 아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모에게 쌓이게 됩니다.

(다만 이 웨이모 경험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도 곧 공유해보겠습니다. 2주전 애틀랜타에서 직접 웨이모를 타봤습니다!)

첨부 이미지

이것이 바로 우버가 마주한 웨이모 딜레마입니다. 웨이모 같은 파트너가 우버의 네트워크를 통해 충분한 데이터와 경험,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뒤, "이제 우리 자체 앱으로만 서비스할게"라고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버는 순식간에 웨이모에게 고객을 소개해주는 '저마진 리드 생성기'로 전락하게 됩니다.

결국 플랫폼 전략의 성공이, 역설적으로 왜 이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지속 불가능한지를 증명해버린 셈이죠.

제3의 길

그런 측면에서 우버-루시드-뉴로의 삼각 동맹은, 바로 이 플랫폼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답입니다. 이는 과거의 무모했던 '완전 수직 통합'도, 현재의 불안정한 '완전 플랫폼'도 아닌, '하이브리드 통합'이라는 제3의 길이죠.

출처: Lucid
출처: Lucid

결국 우버는 웨이모나 테슬라처럼 자동차부터 AI 칩까지 모든 것을 직접 만드는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완전 수직 통합의 가장 큰 장점인 고객 경험 통제권과 높은 수익 마진을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축한 겁니다.

웨이모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

우버의 새로운 도전이 마주할 시장은 웨이모라는 절대 강자와, 크루즈라는 실패자의 유령이 떠도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제 테슬라도 다른 방향에서 함께 참전하고있죠.

구글에서 시작된 웨이모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며 기술, 운영, 그리고 대중의 신뢰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장벽을 구축했습니다. 이미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주당 25만 건이 넘는 유료 운행을 하며, 이 시장의 유일한 진정한 상업 서비스로 자리 잡았죠. 그리고 애틀랜타 등 새로운 도시로의 확장도 진행되고 있구요. 제가 애틀랜타에서 웨이모를 경험해볼 수 있었던 이유죠.

한때 웨이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GM의 크루즈는, 2023년 끔찍한 사고 이후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하며, "자율주행 시장에서는 '안전'에 대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GM 크루즈의 몰락은 이 시장이 당분간 웨이모의 독주 체제와 그에 맞설 강력한 도전자들을 기다리는 구도로 재편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테슬라가 올해 로보택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출시하려고 하면서 이 도전자 자리를 노리고 있고, 우버-루시드-뉴로 연합은 새로운 도전자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죠.

수익성이라는 자신감

이런 거대한 전략적 선회가 가능해진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2025년의 우버는 완전한 현금창출기계로 거듭났기 때문이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막대한 현금을 태우던 우버는, 생존을 위해 ATG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2024년, 우버는 440억 달러의 매출과 70억 달러에 가까운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건실한 '수익 기업'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습니다.

항목FY 2023 (백만달러)FY 2024 (백만달러)YoY(%)
총 예약$137,865$162,773+18%
매출$37,281$43,978+18%
영업이익$1,110$2,799+152%
순이익$1,887$9,856+422%
조정 EBITDA$4,052$6,484+60%
잉여 현금 흐름$3,362$6,895+105%

이 극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우버에게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전략적 대담함을 허락하고 있는겁니다. 이제 우버는 단순히 생존을 넘어 미래의 시장을 설계하기 위해 수억 달러를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된 것이죠.

결국 우버는 자율주행 경쟁에 복귀한 이유는 복귀가 아니라 일종의 진화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버는 플랫폼이라는 편리하지만 불안정한 껍질을 깨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밸류체인 전체를 장악하려는, 훨씬 더 큰 야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쉽진않을 것이고, 앞으로 전략적 선택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불확실하겠죠. 생산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어온 루시드, 복잡한 기술 통합의 난제, 그리고 자체 자율주행차량을 도입했을 때 수반되는 예측 불가능한 규제 허들 등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도박에 성공한다면 우버는 단순히 '차량 호출 앱'이 아니라, 자율주행 시대의 '지배적인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될 겁니다. 지난 수년간 트래비스 캘러닉이 꿈꿨지만 이루지 못했던, 바로 그 우버의 비저너리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죠.

우리는 지금 우버라는 회사가 진정한 '모빌리티 제국'으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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