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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파워의 미래는 괜찮을까

2025.06.05 | 조회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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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ded by Zero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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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생에너지의 궁극적 종착지로 불렸던 수소. 그리고 그 선두 주자 중 하나로 꼽혔던 플러그파워(Plug Power).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판을 보면, '수소는 한물 갔다'라던가 '다른 재생에너지에 완전히 밀렸다'는 등 의문이 제기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틀린 말도 아닌 것 같고요.

이런 와중에 플러그파워는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고 , 심지어 회사 존속 자체에 대한 경고등까지 켜진 상황입니다. 과연 이 모든 게 플러그파워만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수소라는 기술 자체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와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플러그파워라는 개별 기업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걸까요?

출처: 플러그파워
출처: 플러그파워

수소 대장주, 이젠 생존 경고등

플러그파워는 1997년, 야심 차게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월마트나 아마존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게차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나름 재미를 봤죠. 문제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다 하겠다는 '수직 계열화된 녹색 수소 생태계 구축'이라는 너무나 거대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 꿈의 대가는 처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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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장사: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거의 30%나 줄었고 , 순손실은 21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매출총이익률인데, 무려 -99.4%를 찍었습니다. 이건 뭐, 자선사업도 아니고, 설립된지 30년이 되어가는 회사가 물건을 만들어서 팔 때마다 원가의 절반도 못 건진다는 얘기죠.
  • 바닥난 현금, 끝없는 유상증자: 이렇게 밑지는 장사를 하니 현금이 남아날 리가 있나요. 한 해 운영자금으로만 7억 달러 이상을 태웠고 , 결국 주식을 계속 찍어내며 주주가치는 계속해서 훼손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 이 회사 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2024년 연례보고서에는 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최후통첩까지 받았습니다.

벼랑 끝에 선 플러그파워도 나름대로 발버둥은 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퀀텀 리프'라는 이름으로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줄이겠다며 인력 감축, 시설 통폐합 등을 진행 중이고 , 최근에는 요크빌 어드바이저로부터 최대 5억 2,500만 달러의 담보부 신용대출 약정을,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는 최대 16억 6천만 달러의 대출 보증도(아직 조건부지만)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정도 조치로 과연 지금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요?

연간 20억 달러 넘게 손실을 보는 회사 가 2억 달러 비용 줄인다고 갑자기 흑자로 돌아설 리 만무합니다. DOE 대출 보증 역시, 차기 정부 정책에 따라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는, 상당히 불안정한 희망이죠. 결국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또다시 외부 자금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그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SK와의 동맹은 돌파구가 될까?

그나마 플러그파워가 기댈 수 있는 건 SK와의 파트너십일 겁니다. 2021년 SK는 플러그파워에 15억 달러를 투자하며 주요 주주가 되었고(9.9%, 주당 29.3달러, 처참하게 실패로 끝난 투자죠),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를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수소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SK 플러그 하이버스는 한국에서 전해조 제조 관련 인증도 받고 , 제주도에서 수소 트럭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JV가 플러그파워 본사의 재무 상태를 단기간에 극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이지, 지금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는 거죠.

이쯤 되면 플러그파워의 위기가 단순히 경영을 잘못해서 생긴 문제인지, 아니면 '수소'라는 아이템 자체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에 발목 잡힌 건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수소 시장의 냉혹한 현실

여기서 플러그파워의 문제를 넘어 수소 시장 자체를 다시 한번 냉정하게 봐보죠. 한때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 경제성?: 그린수소는 생산 단가가 너무 높아 다른 재생에너지원, 심지어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 인프라?: 수소 충전소 같은 인프라는 아직도 거북이걸음. 무엇보다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과 그 후에 수소를 운반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천문학적이죠
  • 정책?: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마저도 정치 상황에 따라 언제 바뀔지 모르는 불안정한 요소입니다. 특히 미국 IRA의 45V 세액공제 관련해서도 최근 논란이 많죠
  • 경쟁?: 플러그파워가 그나마 강점을 가진 지게차용 연료전지 시장은 '좁은 해자'에 불과하고 , 진짜 돈이 될 것 같은 전해조나 대규모 수소 생산 시장은 이미 쟁쟁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레드오션

결국 플러그파워는 '한물간 기술'이 될지도 모르는 수소 시장의 높은 파도에 올라타려다, 파도는 잔잔했고 배 자체도 부실하다보니 좌초될 위기에 처한 셈입니다.

그래서 플러그파워의 미래, 정말 괜찮을까요?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솔직히 말해서 암울해 보입니다. 물론 SK와의 협력이나 최근 확보한 자금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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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익성입니다.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이 구조(-55%라는 2025년 1분기 매출총이익률)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계속될 겁니다. 경영진은 2025년 말까지 매출총이익률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지만, 과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일지는 심각한 의문입니다.

수소 경제라는 꿈 자체는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는 분명 필요한 기술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혹독하고, 제로금리가 다시 돌아올리 만무한 상황에서 모든 플레이어가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플러그파워의 사례는, 거대한 트렌드에 편승하려는 야심이 회사의 기초 체력과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만나 좌초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교과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플러그파워의 진짜 미래는, 이 처절한 생존 싸움 끝에 어떤 '새로운 주인'을 만나느냐에 달려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주는 휴일이 많네요! 저희는 다음주에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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