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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임(Chime)을 향한 IPO 연속 흥행 기대감

2025.06.09 | 조회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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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ded by Zero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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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IPO 시장, 분위기가 꽤 괜찮아 보입니다.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은 상장 후 공모가대비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했고 , 네오클라우드로 대변되는 AI 인프라의 새 얼굴 코어위브(CoreWeave) 역시 공모가 40달러로 시작해 한때 166달러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대표 네오뱅크 차임(Chime)이 드디어 나스닥 상장의 닻을 올린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쯤 되면 "아, IPO 시장이 다시 뜨거워졌으니 차임도 대박 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길 법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차임을 단순히 서클이나 코어위브와 같은 선상에 놓고 봐도 괜찮은 걸까요? 조금 다를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차임의 IPO는 전혀 다른 종류의, 훨씬 더 흥미로운 성공 방정식을 우리에게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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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라운드 IPO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명확히 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차임의 이번 IPO는 '다운라운드(Downround) IPO'라는 점입니다.

이것만 봐도 차임의 IPO가 서클이나 코어위브의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서클은 트럼프행정부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 부활'이라는 파도를 탔고,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AI 인프라'라는 시대정신 그 자체에 올라탔습니다. 반면 차임은 한 차례 거품이 꺼지고 냉정한 재평가가 이루어진 핀테크 시장에서, 스스로 몸값을 낮춰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거죠. 투자자들이 "성장만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던" 2021년의 그들이 아니라는 걸 차임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출처: Kind and Curious on Unsplash
출처: Kind and Curious on Unsplash

차임은 어떻게 거인이 되었나?

그럼 이제 차임이라는 회사가 어떻게 지금의 위치까지 왔는지 그 성장 서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임은 2012년, 비자(Visa)와 그린닷(Green Dot) 출신의 크리스 브릿(Chris Britt)과 플락소(Plaxo), 컴캐스트(Comcast) 출신의 라이언 킹(Ryan King)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동 창업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기존 은행 시스템이 제대로 서비스하지 못하는 평범한 미국인들, 특히 월급으로 한 달을 버티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죠. 스스로를 은행이 아닌 '기술 회사'로 정의하며, 2014년 유명 토크쇼인 '닥터 필 쇼'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이들의 비전은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초기에는 홈브루(Homebrew), 포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 같은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고 , 이후에는 세콰이어 캐피탈, 소프트뱅크, DST 글로벌 등 쟁쟁한 투자사들이 합류하며 총 26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성장의 정점은 2021년 8월이었습니다. 앞서 보여드렸듯 세콰이어 캐피탈 주도의 시리즈 G 투자 유치에서, 차임은 무려 25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습니다. 그야말로 핀테크 버블 시대의 황태자였죠.

차임의 진짜 무기

그렇다면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지금, 차임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수익성'입니다.

2023년까지만 해도 2억 달러가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던 차임은, 2024년 손실을 2,500만 달러 수준으로 대폭 줄이더니, 급기야 2025년 1분기, 1,3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조정 EBITDA 기준으로는 이미 긍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었고요.

이건 정말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현재 시장은 더 이상 '고비용 고성장' 스토리에 열광하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그리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에게만 지갑을 열죠. 차임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 이제 돈 버는 회사입니다"라는 걸 숫자로 증명해낸 셈입니다.

이 수익성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바로 차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인터체인지 수수료(Interchange Fee)'와 '플라이휠 효과' 덕분입니다.

차임은 고객이 차임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가맹점 은행으로부터 약 1%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게 전체 매출의 80% 가까이를 차지하죠. 그리고 차임의 활성 사용자 860만 명 중 67%가 차임을 주거래 금융기관으로 사용하며 월급을 받고, 한 달 평균 54건의 거래를 일으킵니다.

'수수료 없는 은행'이라는 매력 → 고객이 월급 통장으로 사용 → 카드 사용 빈도 증가 → 인터체인지 수수료 매출 증가 → 이익을 다시 'SpotMe'(수수료 없는 소액 마이너스 통장), 'MyPay'(선지급 급여 서비스) 같은 서비스 개선과 마케팅에 투자 → 더 많은 고객 유치. 이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피할 수 없는 두 개의 그림자

물론 차임에 대한 전망이 장밋빛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 치열한 경쟁: 바로(Varo), 커런트(Current) 같은 다른 네오뱅크들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 가장 큰 아킬레스건, 규제: 차임의 수익 모델은 파트너 은행들이 '더빈 수정안(Durbin Amendment)'의 수수료 상한 규제에서 면제되는 '소규모 은행'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만약 이 규정이 바뀌거나 파트너 은행의 규모가 커져 면제 혜택이 사라진다면, 차임의 핵심 수익원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은행(bank)'이라는 단어를 마케팅에 썼다가 규제 당국에 제재를 받은 전력 이나, 고객 환불 지연 문제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사례 등은 차임이 항상 규제 당국의 레이더망 안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인지한 듯, 차임도 물론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긴 하죠

  • 고객층 확대: 기존 연 소득 10만 달러 이하 가구를 넘어, 20만 달러까지의 더 부유한 고객층을 공략할 계획
  • 상품 다각화: 단순 입출금 서비스를 넘어, 할부 대출, 신용카드, 투자, 보험 등 더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군으로의 확장을 준비 중

물론, 더 부유한 고객을 유치하고 복잡한 금융 상품을 다루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쟁과 리스크 관리를 요구합니다. 특히 대출 상품에서 발생하는 신용 손실 관리는 차임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겁니다.

대박은 아니더라도, 성공은 가능?

그럼 종합해봤을 때 차임의 IPO, 과연 연속 흥행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요?

일단 "서클이나 코어위브 같은 '대박(Moonshot)'은 아닐지 몰라도, 새로운 시대의 성공적인 IPO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입니다. (개인의 의견일뿐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은 아닙니다)

물론 언급한 한계점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차임이 서클이나 코어위브처럼 첫날부터 주가가 몇 배씩 폭등하는 '대박'을 터뜨리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시장은 핀테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한 차례 접었고, 차임 스스로도 '다운라운드'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 시장이 원하는 건 2021년의 광적인 하이프가 아닙니다. 1) 수익을 내고 있고 , 2) 충성도 높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으며 , 3)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오는 성숙한 기업을 원하죠. 차임은 이 모든 조건을 절묘하게 만족시키는 플레이어입니다.

결국 차임의 IPO는 '흥행'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재정의할지도 모릅니다. 버블에 편승한 투기적인 성공이 아니라, 혹독한 시장의 재평가 속에서도 살아남아 스스로의 힘으로 수익성을 증명해낸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공' 말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2025년, 우리가 목격하게 될 새로운 IPO의 모범 답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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