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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소프트뱅크도 미국에 상장합니다

2025.08.18 | 조회 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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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소프트뱅크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마사요시 손 회장, 비전펀드, 그리고 AI에 대한 그의 광적인 베팅 같은 것들을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AI의 광신도 같은 소프트뱅크가 자신들의 가장 성공적인 내수용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페이페이(PayPay)를 도쿄가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시키기로 했습니다.

일본 인구의 절반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의 3분의 2가 쓴다는, 일본의 국민 간편결제 앱을 왜 굳이 미국 시장에 선보이려는 걸까요? 여기에는 단순히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산을 넘어 요즘 월스트리트의 투자 공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리고 마사요시 회장이 그리는 AI 제국의 큰 그림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는 속내가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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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의 새로운 법칙

페이페이의 미국행은 그럴듯한 타이밍에 이루어졌습니다. 2022년과 2023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꽁꽁 얼어붙었던 미국 IPO 시장은 2025년 들어 극적인 부활을 알리고있죠.

이 새로운 IPO 시장은 과거와는 게임의 규칙이 약간 달라졌습니다.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막대한 적자를 내던 기술주들만 환영받던 묻지마 성장 시대는 어느정도 끝난 것으로 보이고, 이제 투자자들은 훨씬 더 깐깐해졌죠. 새로운 요구는 간단합니다. "성장은 당연하고, 그래서 수익은 내고 있나?"

실제로 2025년 1분기에 상장한 기업의 59%가 흑자 상태였다는 데이터는 이 변화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작년 동기에는 29%에 불과했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 네오뱅크 차임(Chime) 등 올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핀테크 기업들은 모두 '수익성'이라는 새로운 관문을 통과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물론 AI나 우주 영역에서는 지난주 다뤘던 파이어플라이같은 예외사례도 물론 있죠. 적자라도 막대한 성장은 모든걸 이겨내니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페이페이의 미국 상장이 합리적이라는게 드러납니다. 페이페이는 이미 2024년 3월로 마감된 회계연도에 EBITDA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거든요. 월스트리트가 원하는 바로 그 조건을 갖추고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겁니다.

페이페이, 일본의 카카오페이 그 이상

그렇다면 페이페이는 어떤 회사일까요? 2018년 소프트뱅크와 야후 재팬의 합작으로 탄생한 페이페이는, 공격적인 마케팅(100억엔 Giveaway 캠페인 등)을 통해 일본의 현금 중심 결제 문화를 단숨에 QR코드 기반 간편결제로 바꿔놓은 일등 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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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내 가입자 수는 7,000만 명, QR코드 결제 시장 점유율은 67%에 달하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죠. 하지만 이들의 진짜 무서움은 단순히 결제 시장을 장악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페이페이는 결제를 발판 삼아 금융 영토 전체를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1단계 (결제): 1,000만 개가 넘는 가맹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압도적인 사용자 기반을 확보
  • 2단계 (가맹점 서비스): 가맹점을 대상으로 쿠폰이나 스탬프 카드 같은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며 추가 수익 창출
  • 3단계 (금융 서비스): 확보된 사용자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카드(PayPay Card), 인터넷은행(PayPay Bank), 증권(PayPay Securities), 보험(PayPay Insurance)까지 직접 제공하며 고마진 금융 사업으로 영토 확장

이처럼 페이페이는 결제라는 깔때기로 사용자를 모은 뒤, 그 안에서 온갖 금융 서비스를 팔아 수익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카카오페이보다는 현재의 토스가 떠오르는 모습이죠

왜 도쿄가 아닌 뉴욕인가?

일본의 국민 앱을 자국이 아닌 미국에 상장하는 이유, 따지고보면 안할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1. 자본 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이번 IPO로 2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계획인데,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소화하기에는 도쿄 증시보다 뉴욕 증시의 자본 풀이 훨씬 더 깊고 풍부합니다
  2. 밸류에이션 뻥튀기: 역사적으로 기술주나 핀테크 기업들은 일본 증시보다 미국 증시에서 훨씬 더 높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인정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증시의 흐름을 보면 여기서 더 높은 밸류가 가능해보이는거죠. 소프트뱅크는 페이페이를 일본의 평범한 금융회사가 아닌 글로벌 성장성을 가진 기술 기업으로 평가받아 몸값을 최대한 높이려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약 100억~120억 달러의 가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3. 소프트뱅크 제국: 이번 상장은 소프트뱅크 그룹 전체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마사요시 손 회장은 지금 소프트뱅크를 AI 중심의 투자 회사로 탈바꿈시키는 데 사활을 걸고 있죠. 페이페이 상장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현금은, 성숙기에 접어든 자산(페이페이)을 팔아 미래의 핵심 먹거리(AI)에 재투자하기 위한 중요한 실탄이 될 겁니다

결국 페이페이의 미국 상장은 소프트뱅크의 자금 조달과 AI 투자 전략, 그리고 페이페인의 가치 극대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금융공학적 결정인 셈입니다.

투자자를 설레게 할 숫자

미국 투자자들에게 페이페이가 내세울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익 성장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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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회계연도 1분기, 페이페이의 총 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EBITDA는 무려 87%나 폭증했죠. 거래액 성장률보다 이익 성장률이 3배 이상 높다는 건 이제 돈을 쓰며 사용자를 모으던 단계를 지나, 돈을 버는 단계로 접어들고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플랫폼의 고정비는 이미 다 뽑았고, 이제 거래가 늘어날수록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운영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거죠.

즉, 페이페이는 '미래에 돈을 벌겠다'는 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이미 돈을 잘 벌면서,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회사'라는 훨씬 더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미국 시장에 데뷔하는 겁니다.

가장 흥미로운 하반기 IPO?

페이페이의 미국 IPO는 올 하반기 시장의 가장 흥미로운 이벤트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시장을 평정한 안정감과, 슈퍼 앱이라는 비전을 가진 스타트업의 성장성이라는, 어찌 보면 모순적인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 투자자들에게 페이페이는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일본 경제라는 거대한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통 티켓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 시장에만 국한된 사업 모델이라는 지리적 한계나, 페이팔이나 블록(스퀘어)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이 새로운 표준이 된 지금, 페이페이만큼 매력적인 IPO 후보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과연 시장은 이 일본의 핀테크 거인에게 어떤 가격표를 매기게 될까요? 그 결과가 현재 미국시장의 흥분도를 측정할 가늠자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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