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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빅(Ambiq)의 SoC(System-on-Chip) 비전

2025.07.24 | 조회 3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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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최근 미국 IPO 시장에 좀 이상한? 회사가 등장했습니다. 이름은 앰빅(Ambiq). 초저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이 회사는 샤오미 스마트워치에도 칩을 공급(삼성 갤럭시 워치 시리즈 루머)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죠.

그런데 이들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2024년 매출 성장률은 16%에 그쳤고, 2025년 1분기에는 고작 3.4% 성장했습니다. 심지어 여전히 적자 상태죠. 보통 IPO는 한창 잘 나갈 때, 혹은 더 큰 성장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때 하는 것 아닌가요? 이 실적표는 그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대체 왜 지금 상장하려는 걸까?" 이 질문이 바로 앰빅의 진짜 스토리를 여는 열쇠입니다. 앰빅의 이번 IPO는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거나 기존 투자자들이 엑싯(Exit)하려는 목적이 아닌 것으로 보이죠. 지난 1년간 이들이 단행한 급진적인 사업적 변신을 시장에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완전히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팔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읽힙니다.

출처: Ambiq
출처: Ambiq

중국과의 결별

앰빅의 최근 실적 부진, 그 비밀은 바로 중국 시장에서의 의도적인 철수에 있습니다. 이들의 S-1(증권신고서)에 담긴 숫자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합니다.

  • 2023년: 전체 매출의 66%가 중국 본토에서 발생
  • 2024년: 이 비중은 50%로 감소
  • 2025년 1분기: 결국 6%까지 급감

불과 1년여 만에 회사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던 시장을 사실상 포기한 셈입니다. 이게 과연 제정신일까요? 하지만 이건 실패가 아니라 의도적인 전략이었습니다. 앰빅은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현지 업체들과의 출혈 경쟁, 그리고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화웨이 같은 주요 고객사와의 거래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 시장에 계속 발을 담그는 것이 장기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한 거죠.

이 아픈 손절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자 앰빅의 진짜 체력이 드러나기 시작했거든요.

  • 수익성 개선: 가격 후려치기가 심했던 중국 시장을 떠나자, 매출 총이익률이 2024년 상반기 35.7%에서 2025년 상반기 46.3%로 껑충 뛰었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의 마진율은 무려 53%에 달했죠
  • 성장 동력: 2025년 1분기 전체 매출 성장률은 3.4%로 초라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중국 매출의 급감을 반영한 착시가 숨어있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나 폭증했습니다

결국 앰빅은 상장 전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었던 '중국 의존성'을 스스로 제거하고, '고마진-고성장'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마친 새로운 모습을 IPO를 통해 시장에 선보이려 하는 겁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롯이 이들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셈이죠.

기술력은?

앰빅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바로 SPOT® (Sub-threshold Power Optimized Technology)이라고 불리는, 이들만의 독보적인 초저전력 반도체 설계 기술입니다.

이건 단순히 전력 소모를 조금 줄이는 수준의 기술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보통 트랜지스터는 'ON' 상태가 되려면 특정 수준 이상의 전압이 필요한데, SPOT® 기술은 그 기준치 이하의 아주 낮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칩을 설계합니다.

반도체의 전력 소모량은 작동 전압의 제곱에 비례(P∝V²)하는데, SPOT®는 1.2V나 1.8V가 보통인 업계 표준보다 훨씬 낮은 0.3~0.4V에서 칩을 돌립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경쟁사 대비 수십 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전력 효율을 달성했습니다. 실제로 EEMBC라는 공인된 기관의 초저전력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앰빅의 칩은 경쟁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주력 제품보다 2배 이상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기술적 격차를 증명했다고 하죠.

이 기술적 우위는 90개 이상의 특허로 촘촘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따라 하려 해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기술 해자를 구축한 겁니다. 이런 압도적인 전력 효율 덕분에, 앰빅의 칩을 쓰는 고객사들은 제품의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거나, 이전에는 전력 소모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고성능 AI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전력 칩에서 엣지 AI의 핵심으로

앰빅은 단순히 저전력 칩만 파는 회사에 머무를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들의 제품 로드맵을 보면, 엣지 AI(Edge AI)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야심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 아폴로(Apollo) 시리즈: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평정한 앰빅의 주력 제품군입니다. 최신작인 아폴로510은 Arm의 AI 가속 기술(Helium™)이 적용된 Cortex-M55 CPU 코어를 탑재하여, 이전 세대보다 AI 에너지 효율을 30배나 높였다고 합니다.
  • 아토믹(Atomiq) 시리즈 (개발 중): 앰빅의 미래를 성장동력이 되어야하는 차세대 시스템-온-칩(SoC)입니다. 아토믹 시리즈의 핵심은 전용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탑재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앰빅이 범용 저전력 MCU(마이크로컨트롤러) 공급업체를 넘어, 고성능 엣지 AI 연산에 특화된 전문 프로세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인거죠. 더 복잡한 컴퓨터 비전, 실시간 센서 융합, 자연어 처리 같은 고성능 AI 작업을 배터리로 구동되는 작은 기기에서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거죠

여기에 헬리오스(Helios)라는 자체 AI 소프트웨어 런타임을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하고, SPOT® 기술 자체를 다른 반도체 회사에 라이선스하는 사업 모델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하니, 이들의 최종 목표가 '엣지 컴퓨팅 시대의 ARM'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Ambiq
출처: Ambiq

엣지 AI 경쟁은?

앰빅이 뛰어든 엣지 AI 시장은 이미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경쟁하는 곳입니다.

방대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강력한 개발자 생태계를 가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노르딕 세미컨덕터같은 기존 강자가 존재하는 시장이죠. 하지만 앰빅은 앞서 언급한 SPO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압도적인 전력 효율'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죠.

다만 물론 앰빅 이외 엣지 AI 칩 전문 스타트업들도 강력한 경쟁자가 될겁니다. 예를 들어 신티언트(Syntiant)는 음성 인식 같은 특정 분야에 고도로 최적화된 초저전력 AI 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앰빅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그래픽 처리, 컴퓨터 비전, 디지털 헬스 등 더 넓은 시장을 아우르는 수평적 플랫폼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집니다  

결국 앰빅은 "배터리로 움직이는 모든 스마트 기기의 두뇌는 우리가 책임진다"는,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입니다.

앰빅을 주목해야 할 이유

앰빅의 IPO는 언뜻 보기에 의아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과감히 포기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고성장-고수익 기업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시장에 알리는 출사표와 같아보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SPOT®이라는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물리 법칙 기반의 기술적 해자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단순 저전력 칩 시장을 넘어 수백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엣지 AI 시장의 핵심 공급자가 되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죠.

물론 TSMC에 대한 높은 제조 의존도나 치열한 시장 경쟁 같은 리스크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앰빅은 앰비언트 인텔리전스, 즉 우리 주변 모든 사물에 지능이 깃드는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분석일뿐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은 아닙니다)

결국 앰빅에 대한 투자는 과거의 재무제표가 아닌, 이들이 써 내려갈 미래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베팅이 될 겁니다. AI가 클라우드를 넘어 우리 손안의 작은 기기들 속으로 들어오는 지금, 이 온디바이스 AI 패러다임에서 압도적인 전력 효율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해질지 생각해보면, 앰빅의 이번 IPO가 결코 섣부른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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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엣지러너

    0
    3 months 전

    갤럭시 워치에 아폴로 칩이 들어가는게 맞나요?? 찾아보니까 갤럭시 워치에는 삼성 엑시노스 칩이 들어가는걸로 나오는데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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