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공지] Divided by Zero 멤버십 전환 안내 ☕️

지갑 에이전트? 뭘까

2026.02.16 | 조회 89 |
0
|
from.
Essence
Divided by Zero의 프로필 이미지

Divided by Zero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11일에 코인베이스(Coinbase)가 에이전틱 지갑(Agentic Wallets)을 출시했습니다.

지금까지의 AI가 정보를 처리하는 비서였다면, 이제는 인간의 결재 없이 스스로 자금을 보유하고 거래하며 비용을 지불하는 독자적인 경제 주체가 된 셈입니다. 가트너는 올해 말까지 기업 앱의 40%에 이런 에이전트가 탑재될 것으로 봤고, 맥킨지는 2030년 이들끼리 주고받는 돈이 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죠. 코인베이스는 이 거대한 흐름의 길목을 지키기 위해 x402라는 전용 결제 프로토콜을 깔았고, 벌써 1억 건이 넘는 거래가 이 위를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앞서가는 속도만큼 책임과 통제라는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첨부 이미지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이제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돈을 쓰고 벌 수 있다"고 선언했지만, 그 이면의 기술적 아키텍처는 훨씬 복잡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코인베이스가 내세운 아키텍처의 핵심은 보안이 아니라 '격리'에 있습니다. AI의 두뇌인 LLM이 해킹당하거나 프롬프트 조작으로 속임수를 당하더라도, 돈을 빼가지 못하도록 지갑의 열쇠(개인 키)를 AWS 니트로 엔클레이브라는 하드웨어 금고에 가둬버렸죠. 암호화 서명이 오직 이 금고 안에서만 이뤄지므로, 해커가 AI를 아무리 조종해도 서명 키 자체에는 접근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셈입니다. 개발자는 npx awal 명령어 한 줄로 2분 만에 이 금고를 에이전트에 달아줄 수 있고, 랭체인이나 버셀 같은 도구로 즉시 경제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더 인상적인 건 비용의 장벽을 없앤 방식입니다. 보통 이더리움망을 쓰려면 가스비(수수료) 낼 이더리움이 필요한데, 코인베이스는 ERC-4337 계정 추상화 기술을 써서 이 가스비를 대신 내줍니다(Paymaster). 덕분에 AI 에이전트는 복잡하게 코인을 환전할 필요 없이, 달러 연동 코인인 USDC만 들고 있으면 무한정 거래할 수 있게 되었죠. 건당 0.001달러에 불과한 비용에 가스비까지 무료고, 놀고 있는 돈에는 연 4.1% 이자까지 붙으니 에이전트가 경제 활동을 안 할 이유가 사라진 셈입니다.

x402

이 모든 움직임의 기저에는 x402 프로토콜이 흐르고 있습니다. 웹 초창기에 만들어졌지만 쓰이지 않던 HTTP 402 결제 필요(Payment Required) 신호를 부활시켜, 웹페이지 요청 자체에 코인 결제 기능을 심어버렸죠.

첨부 이미지

클라우드플레어가 매일 10억 번씩 봇들에게 "접속하지 마"라며 402 에러를 보내는데, 이제는 그 에러가 "들어오려면 0.1원을 내라"는 청구서로 바뀐 셈입니다. 실제로 백팩 거래소에서는 주당 50만 건, 버추얼스 프로토콜에서는 2만 5천 건의 거래가 이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구글과 스트라이프까지 이 표준을 채택한 걸 보면, 웹의 기본 결제 방식이 바뀔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규제

시장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스카이파이어(Skyfire) 같은 스타트업은 에이전트에게 신분증(KYA)을 만들어주며 950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솔라나는 전체 트래픽의 77%를 가져가며 실리를 챙겼죠.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기존 카드망을 이용해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규제의 공백입니다. 전 세계 어느 사법권도 자율적인 AI 에이전트의 금융 거래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2026년 1월에 발행된 GNET 연구 보고서에서는 에이전틱 스머핑(Agentic Smurfing)이라는걸 지적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서 AI가 10만 달러를 50달러짜리 거래 2,000개로 쪼개서 자금세탁 감시망을 피하는 방법이 현실화되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겁니다. 앤트로픽 레드팀이 GPT-5를 써서 3,000달러 비용으로 3,600달러어치 해킹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으니, 자율 에이전트가 범죄 도구로 전락할 위험도 코앞에 닥친 셈입니다.

AI시대에 크립토 결제는 현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결제 시장은 두 개로 쪼개질 겁니다. 우리가 쇼핑하고 밥 먹는 소비자 결제는 환불도 되고 사기 당하면 보상해주는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계속 잡고 있겠죠. 하지만 AI끼리 데이터를 사고팔거나 API를 호출하는 기계 간 거래는 다릅니다. 0.001달러를 1초 만에 결제해야 하는데, 기존 카드망은 수수료 구조상 이걸 처리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x402와 크립토의 승산이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인간의 시장보다 기계의 시장이 훨씬 더 거대해질 것이라 보고 배팅을 한 셈입니다. 3년 뒤, 인터넷의 모든 클릭 뒤에서 AI가 지갑을 열고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Divided by Zero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6 Divided by Zero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