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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부채가 AI를 만날 때

2026.03.20 | 조회 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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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사모펀드(PE)의 소프트웨어 투자 공식이 무너지고 있죠. 기업을 사서 빚을 얹고 효율을 높여 되파는 이 전통적인 전략이 두 가지 압박에 직면해있는 듯 하구요.

지난달(2월) 기준으로, 약 469억 달러 규모의 기술 기업 대출이 부실 수준으로 떨어졌죠. 이 중 177억 달러는 단 4주 만에 부실화되었습니다.

동시에 AI 스타트업들은 기존 SaaS 기업보다 4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죠.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핵심 수익원인 계정당 과금 모델을 박살 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꼭 글로벌 문제만은 아닙니다.우리나라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도 피할 수 없는 리스크가 진행 중인거죠.

국민연금이 사모펀드는 아니지만
국민연금이 사모펀드는 아니지만

장부가는 다 틀렸다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소프트웨어는 미국 레버리지드 론 시장에서 13%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부실 대출에서는 그 비중이 31%까지 치솟죠. 특정 섹터에 위기가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 상황에서 아폴로 자산운용의 존 지토(John Zito) 공동 사장이 던진 경고는 꽤 직설적인데요. "사모펀드들이 적어둔 소프트웨어 자산의 장부가는 다 틀렸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빠져나갈까 봐 가치 하락을 장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AI 전환에 실패한 중소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출 회수율은 달러당 20~40센트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아폴로는 실제로 2025년 동안 자사의 소프트웨어 대출 비중을 20%에서 10%로 반토막 내버렸죠.

(실제로 블루아울 캐피탈은 소프트웨어 대출 비중이 70%에 달했는데, 지난 2월 환매 요청이 200% 폭주하자 16억 달러 규모의 펀드 환매를 아예 중단해버리기도 했죠)

지난 22년 비스타 에쿼티(Vista)가 주도한 165억 달러 규모의 시트릭스(Citrix) 인수사례가  이번 사이클의 가장 대표적인 골칫거리입니다. 한 자릿수 성장을 하는 회사에 150억 달러의 빚을 얹었죠.

인수 직후 은행들은 이 부채를 시장에 파는 데 실패해 13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회사는 4년 연속 해고를 단행하며 직원 수를 1만 5,000명에서 9,700명으로 줄여야 했고요.

AI는 안틀렸다

반면 완전히 다른 결과도 있습니다. 토마 브라보(Thoma Bravo)가 123억 달러에 인수한 보안 기업 프루프포인트(Proofpoint)죠. 이 회사는 에이전틱 AI 보안 업체를 연달아 인수하며 인수 전 10억 달러 수준이던 연간반복매출(ARR)을 2025년 24억 5,000만 달러로 키워냈습니다.

하지만 이 몇몇 화려한 성공이 펀드 전체의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토마 브라보가 인수한 또 다른 포트폴리오인 메달리아(Medallia)나 비스타가 인수한 플루럴사이트(Pluralsight) 등은 AI 충격에 직격탄을 맞고 가치가 추락했죠. 승자와 패자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현상 속에서, 부실 자산들이 펀드 전체의 수익률을 심각하게 갉아먹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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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다수 B2B 소프트웨어가 흔들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과금 모델의 붕괴에 있습니다. AI가 도입되면서 '계정당 과금' 모델을 유지하는 SaaS 기업의 비중은 1년 만에 21%에서 15%로 떨어졌죠.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27%에서 41%로 급증했습니다.

AI 툴을 쥔 개발자 한 명이 다섯 명의 몫을 해내면, 회사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계정 다섯 개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클라르나(Klarna)는 실제로 AI 에이전트로 상담원 700명의 업무를 대체하기도 했었구요.

물론 사이버 보안이나 데이터 인프라처럼 100%의 정확성과 규제 준수가 필요한 시스템은 아직 굳건합니다. 직격탄을 맞는 건 아틀라시안이나 워크데이처럼 주로 확률에 의존하는 워크플로우나 고객 지원, 프로젝트 관리 툴들이죠.

우리나라도?

우리나라 기관 투자자들이 받아 든 성적표가 초라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내의 부실 소프트웨어 자산들이 펀드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죠.

국민연금은 토마 브라보의 14호 펀드에 1억 달러를 출자했는데요. 이 펀드의 현재 내부수익률(IRR)은 4%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후속인 15호 펀드는 -2%를 기록 중이고요.

교직원공제회 역시 토마 브라보 13호와 14호에 각각 1억 달러를 투자했죠. 한국투자공사는 소프트웨어 대출 비중이 26%에 달하는 골럽 캐피탈(Golub Capital)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는 이미 배당금을 15% 삭감했습니다.

거대한 자본들이 한쪽에서는 AI 혁명의 수혜를 찾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AI로 인해 무너지는 사모펀드 대출 자산을 들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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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처럼 한순간에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시장이 회복되면 알아서 빚을 갚을 수 있는 일시적인 침체와는 궤가 다르죠. AI로 인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의 구조적 마진 훼손은 비가역적이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사모펀드가 쥐고 있는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는 생존자와 사망자로 나뉘지 않을까요?

결국 이 흐름 속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이 부실 자산의 비중을 어떻게 줄이고, 반대로 이를 헐값에 줍는 부실채권 펀드나 새로운 AI 네이티브 기업들로 자본을 어떻게 재배치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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