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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파티는 끝났나?

2026.03.23 | 조회 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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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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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7만 달러 선을 맴돌고 있습니다. 작년 10월에 찍었던 최고점(12만 6,000달러) 대비 44%나 폭락한 수치죠. 5개월 연속 하락장이 이어지며 암호화폐 시장에서만 2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네, 반감기 이후의 상승장은 오긴 왔습니다. 하지만 저점 대비 상승률은 고작 100% 남짓으로, 과거 2016년(291%)이나 2020년(541%)에 비하면 역사상 가장 초라한 성적표였죠.

그렇다면 크립토 파티는 이대로 끝난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파티는 끝나지 않았지만, 파티의 성격이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사기꾼들이 판을 치던 2022년이나 투기꾼들이 판을 치던 2018년의 붕괴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이제 시장은 영구적으로 성숙해버렸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적 조정기를 통과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출처: Coinbase
출처: Coinbase

현재의 하락장(44~50%)은 과거의 폭락장(77~87%)에 비하면 확실히 얕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들어온 거대한 기관 자금이 상승장의 천장도 낮췄지만, 하락장의 바닥도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고점 대비 55% 하락했고, 솔라나(-69%), 카다노(-80%), 아발란체(-93%) 등 알트코인들은 글자 그대로 초토화되었습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56%를 넘기면서, 과거 반감기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던 '알트코인 불장'은 이번 사이클에선 아예 실종돼버렸죠.

옥석 가리기

거래소 생태계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실적을 놓치고 대규모 순손실을 냈지만, 여전히 113억 달러의 현금을 쥐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력을 늘리고 자사주를 17억 달러어치나 사들였죠. 스테이블코인 이자와 커스터디 수수료 등으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며 맷집을 키운 덕분입니다.

반면 작년에 상장한 제미니(Gemini)는 참담합니다. 작년 9월 상장 직후 주가는 87%나 폭락했고, 직원의 30%를 해고하며 유럽과 호주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죠. 경영진이 줄사퇴하고 주주들의 소송에 휘말렸으며, 시장 점유율은 0.1% 밑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크라켄 역시 시장 악화를 이유로 200억 달러 규모의 IPO를 전면 보류했습니다.

(일부 거래소들이 'AI 도입'을 핑계로 대규모 해고를 정당화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긴 하죠. 겉으로는 AI 효율화를 외치지만, 실상은 거래량 급감에 따른 전형적인 구조조정을 포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거시 경제, 유틸리티

이번 하락장이 증명하고 있는건 또 코인 가격을 짓누르는 진짜 범인이 규제가 아니라 거시 경제라는 사실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스테이블코인 법안(GENIUS Act)을 통과시키고, SEC의 가상자산 증권성 분류를 철회하며 역사상 가장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심지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하겠다는 행정명령까지 내렸죠.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44%나 빠졌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유가가 치솟고, 관세가 1933년 이후 최고치로 오르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멈추면서 나스닥과 비트코인은 커플링되어 똑같이 하락을 맞았습니다. 규제가 풀렸다고 환호했지만, 결국 연준의 금리 결정과 거시 경제의 파도를 넘지 못한 겁니다.

출처: Robinhood
출처: Robinhood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하락장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유틸리티의 성장에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토막 나는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3,16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미국 국채를 1,550억 달러어치나 사들이며 미국 정부의 7번째로 큰 채권자가 되었죠.

토큰화된 실물 자산(RWA) 시장은 120억 달러를 돌파했고, 블랙록의 BUIDL 펀드에는 20억 달러가 몰렸습니다. 비트코인 ETF에는 여전히 960억 달러의 자산이 묶여 있죠. 투기적 자본은 빠져나가고 있지만, 전통 금융과 결합하는 실제 인프라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낭만은 끝

크립토 산업은 지금 혹독한 거시 경제의 겨울을 지나고 있지만, 구조적인 붕괴와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잡코인과 유령 메인넷, 과도한 레버리지가 떨어져 나가는 이 과정은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정화 작업에 가깝겠죠. 계좌는 아프지만.

이제 반감기마다 찾아오던 7,000% 폭등의 마법 같은 파티는 끝났습니다.

대신 변동성이 줄어들고, 기관이 가격을 주도하며, 실제 쓰임새(유틸리티)가 가치를 증명하는, 전통 금융 시장을 쏙 빼닮은 새로운 지루한 파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혹한기를 버텨낸 인프라들은 영구적으로 커질 시장의 주역이 되겠죠.

이 새로운 암호화폐 시장이 매력적일지 아닐지는, 이 파티에 애초에 무엇을 기대하고 왔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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