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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마누스AI를?

2025.12.31 | 조회 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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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메타(Meta)가 AI 판의 판도를 뒤엎을 뉴스를 발표했습니다. 에이전틱 AI의 선두 주자 마누스AI(Manus AI)를 수십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한거죠. 메타가 소셜 네트워크 제국에서 자율 디지털 에이전트의 오케스트레이터로 변신하겠다는 선언인 셈입니다.

크게보면 애플과 구글이 장악한 운영체제(OS)의 장벽을 우회하고,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단순한 소통 채널이 아닌 글로벌 경제의 실행 인터페이스로 바꾸려는 시도인데요. 뉴스만으로 10조 달러 규모의 모바일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과연 메타는 챗봇의 시대를 끝내고, 당신을 대신해 일하는 에이전트의 시대를 열 수 있을까요?

출처: Manus
출처: Manus

이번 인수의 의미를 보려면 일단 챗봇 인터페이스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저희는 GPT를 대표로 하는 생성형 AI에 열광했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건 확률적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앵무새에 불과하죠, 아직까지는. 여행 계획을 짜달라고 하면 그럴싸한 텍스트는 주지만, 실제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거나 호텔을 결제하지는 못했죠. 오픈AI에서 실제 예매하고 결제까지 하는 오퍼레이터(Operator)라는 서비스를 내긴 했지만 아직 실제로 쓸만한 정도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느리고 사용자 개입이 너무 많이 필요하거든요. 시장은 이제 레시피가 아니라 배달된 요리를 원하고 있고, 메타는 마누스를 통해 이 지점을 파고들겠다는거겠죠.

마누스AI가 가진 핵심 경쟁력은 기존의 LLM과는 차원이 다른 '코드-액트(Code-Act)' 방법론에 있습니다. 오픈AI가 미리 정의된 함수만 호출할 때, 마누스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직접 파이썬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합니다.

그러면서 무한한 도구 생성이 가능한데요. 엑셀 파일을 분석해야 하면 판다스(Pandas) 스크립트를 짜고, 웹사이트를 긁어와야 하면 셀레니움(Selenium) 코드를 작성합니다. 필요한 도구가 없으면 즉석에서 코딩해서 만들어 쓰는 식이죠. 

여기에 코드가 에러를 뱉으면, 마누스는 그 에러 메시지를 다시 읽고 코드를 수정해서 재실행합니다. 인간 개발자가 하는 디버깅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면서 기어이 태스크를 완수해내는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사용자 기기가 아닌 클라우드상의 가상 컴퓨터(VM)에서 일어납니다. 사용자가 폰을 꺼도 마누스는 서버에서 밤새 보고서를 쓰고 웹서핑을 계속하는 비동기적 지속성을 갖는 셈입니다.

메타는 라마(Llama)라는 (약간 부족하지만 그래도 돌아가긴하는)두뇌를 가졌지만, 세상을 조작할 손발이 없었습니다. 마누스 인수를 통해서 바로 그 강력한 손발을 장착해 메타의 플랫폼을 단순한 대화창에서 실행 엔진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겁니다.

Alexandr Wang

이번 인수를 통해서 또 하나 확인할 수 있는건  메타 내부의 권력 지형입니다. 현재 알렉산더 왕이 자리를 차지하기 전, 그동안 메타의 AI 전략은 (지난주에 허사비스와의 논쟁으로 다뤘던)튜링상 수상자인 얀 르쿤의 오픈소스 이상주의가 지배했습니다. 르쿤는 과학적 개방성을 강조하며 장기적인 연구에 몰두했죠. 하지만 수십조 원을 들여 만든 라마 모델은 성능이 영 부족했죠. 그리고 르쿤의 비관주의를 보면 메타에서 왜 해고됐는지 짐작은 됩니다.

그리고 스케일AI(Scale AI) 창업자 출신의 28세 천재 알렉산더 왕이 이끄는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의 신설은 메타가 이런 학문적 탐구에서 상업적 제품화로 완전히 선회했음을 의미합니다. 알렉산더 왕에게 AI는 논문 거리가 아니라 군사 작전처럼 확실하게 작동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마누스 인수는 알렉산더 왕의 존재감을 볼 수 있는거죠. 연구실에서 모델 성능을 0.1% 올리는 데 집착하는 대신, 당장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완성된 에이전트를 사버렸습니다. 메타가 준비 중인 비공개 초지능 모델 프로젝트 아보카도(Project Avocado)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아마 이제 메타의 최상위 AI 기술은 오픈소스로 풀리지 않을 겁니다. 마누스라는 독점적인 런타임 환경 안에서만 작동하는 통제되고 수익화된 프리미엄 서비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OS Play

메타가 마누스를 30억 명의 사용자에게 배포할 수 있는 청사진은 꽤나 구체적일 수 있어보입니다. 특히 왓츠앱(WhatsApp)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인도나 브라질처럼 PC 보급률이 낮은 국가에서 왓츠앱은 이미 인터넷 그 자체입니다. 여기에 마누스가 결합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다음 달 도쿄행 비행기 최저가로 잡고, 신주쿠역 근처 호텔 예약해서 내 파트너한테 일정표 보내줘." 사용자가 이 한마디만 입력하면, 클라우드에 있는 마누스 에이전트가 가상 브라우저를 띄워 익스피디아와 스카이스캐너를 뒤지고, 캡차(CAPTCHA)를 뚫고,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는겁니다.

복잡한 정부 사이트에 접속해서 세금을 신고하거나 면허를 갱신하는 일도 마누스가 대신할 수 있을겁니다. 개발도상국 사용자들은 비싼 PC를 살 필요 없이 왓츠앱 하나로 모든 행정 업무를 처리하게 되는 셈이죠.

여기서 인스타그램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자동화 스튜디오로 변모할 수도 있습니다. "이 원본 영상으로 트렌디한 릴스 3개 만들고, 악플은 걸러내고, 광고주 댓글에만 답장해 줘"라는 명령이 현실이 된다는 거죠. 마누스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영상을 편집하고,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AI 매니저가 되어 크리에이터를 플랫폼에 락인(Lock-in) 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어도비는.....)

애플과 한번 비교해보죠.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기기 내부(On-device)에서 AI를 돌리려 합니다. 프라이버시는 지킬 수 있겠지만, 폰의 배터리와 발열, 성능 한계 때문에 복잡한 작업은 불가능합니다. 2026년이 되어야 제대로 된 시리가 나올까 말까 한 상황이죠.

반면 메타는 '클라우드 샌드박스'를 택했습니다. 사용자의 폰이 5년 된 구형 안드로이드 폰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모든 연산은 메타의 거대 데이터센터에서 돌아가니까요. 마누스는 iOS든 안드로이드든, 윈도우든 가리지 않고 브라우저를 띄워 작업을 수행합니다.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방패로 삼을 때, 메타는 "압도적인 성능과 호환성"이라는 창을 든 겁니다. 물론 애플은 "당신의 모든 금융 정보와 브라우징 기록을 메타 서버에 넘길 겁니까?"라고 공격하겠지만, 편리함에 중독된 대중이 과연 프라이버시를 택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메타는 하드웨어(폰)를 만들지 못하는 약점을 하드웨어가 필요 없는 클라우드 에이전트로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인 함의도 큽니다. 마누스는 원래 중국계 창업자들이 만든 기술이죠. 메타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이 핵심 기술을 미국화(Onshoring)하게 됩니다. 중국산 기반 모델을 걷어내고, 표면적으로는 이제 미국 규제를 준수하는 라마와 아보카도 모델로 갈아끼움으로써,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 기술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게되는거죠.

진정한 오퍼레이터

어쩌면 메타의 이번 인수소식은 인터넷의 다음 챕터가 시작되었다는 선언이 될 수도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의 경쟁이 "누구의 모델이 더 똑똑한가"였다면, 앞으로의 경쟁은 "누구의 에이전트가 더 일을 잘하는가(마누스 vs 오퍼레이터)"가 될 거라는 확실한 움직임이죠. 어쩌면 정말로 2026년은 에이전트의 해가 될 수 도 있습니다.

메타는 이제 사용자의 의도를 현실의 결과로 바꿔주는 진정한 오퍼레이터가 되려 합니다. 왓츠앱에서 마누스 모드를 켜고, 귀찮은 모든 일을 던져버리는 세상이 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트랜잭션 수수료와 데이터는 모두 메타의 주머니로 들어가겠죠.

광고로 먹고살던 메타가, 글로벌 경제 활동의 통행세를 걷는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는 순간인 셈입니다.

Divided by Zero는 새해를 지나 금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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