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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반대로 가는 중국 AI?

2026.01.02 | 조회 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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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새해입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새해를 맞아 거대한 담론을 한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동안 저희는 미국과 중국이 AI라는 단 하나의 트랙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쏟아지는 데이터와 정책들은 이 믿음이 완전히 틀렸음을 증명하고 있죠. 사실 미국과 중국은 같은 경주를 하는 게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마치 서로 다른 중력과 물리 법칙이 지배하는 두 개의 평행 우주를 보는 것 같거든요.

특히 이번주 중국의 AI 유니콘 지푸 AI(Zhipu AI/Z.ai)가 홍콩 IPO를 신청했는데요. 단순한 또 다른 AI기업의 상장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규제, 자본, 기술, 배포 등 모든 면에서 어떻게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소식입니다.

이게 다 무슨 말일까요?

출처: Z.ai
출처: Z.ai

큰 그림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극적인 반전은 규제 철학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제 딱 1년전인 작년 1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행정명령 14179(EO 14179)는 기존의 판을 뒤엎었습니다. "미국의 리더십을 가로막는 장벽 제거"라는 명분 아래로, 이전 행정부가 세워둔 안전 중심의 규제(EO 14110)를 사실상 폐기처분한 겁니다.

핵심은 사전 예방의 포기입니다. 미국은 이제 거대 모델 훈련에 대한 보고 의무를 없애고, 필수였던 안전 테스트 프로토콜도 제거했습니다. 심지어 캘리포니아나 콜로라도 같은 주 정부가 자체적인 AI 안전법을 만들려고 하니까 연방 정부가 나서서 "국가 경쟁력을 해친다"며 소송을 걸고 보조금 줄을 끊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이죠. "혁신의 속도를 위해서라면 잠재적 위험은 감수하겠다"는 미국적인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죠.

반면, '무제한 성장'의 상징이었던 중국은 정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생애주기 관리 시스템을 완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생성형 AI 관리 조치는 모델을 배포하기 전에 알고리즘의 로직과 훈련 데이터 소스를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에 등록하도록 강제합니다. 기업의 영업비밀인 블랙박스를 국가가 억지로 열어젖힌 거죠. 여기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에 부합하도록 필터링 레이어를 하드코딩해야 한다는 의무까지 더해졌습니다. 미국이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수습하자"는 식이라면, 중국은 "허가받지 않은 혁신은 불법"이라는 철학으로 AI를 철저히 국가의 통제 하에 둔 겁니다. 아, 중국이니까 당연해보이는 일이긴 하죠 사실.

중국은 상장하고 미국은 비상장?

자본 시장 움직임 또한 재밌는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오픈AI(OpenAI)는 연 매출이 2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비상장 상태를 고집하고 있죠. 마이크로소프트나 소프트뱅크 같은 기업들이 줄을 서서 돈을 대주는 덕분에 굳이 상장해서 분기마다 실적 압박을 받거나 SEC에 비밀을 털어놓을 이유가 없는 겁니다. 오픈AI는 5,000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밸류에이션을 비공개 시장에서 유지하면서 프라이빗 데카콘 시대를 즐기고 있습니다. 상장을 안하고 있는건 오픈AI뿐만이 아니죠. 데이터브릭스, 앤트로픽,, 끝이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사정은 딴판입니다. 이번주에 앞서 언급했듯 이번주에 지푸 AI(Z.ai)는 홍콩 증시(HKEX)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는데요. 중국 AI 기업들이 겪고 있는 유동성 가뭄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상장을 하는데 왜 유동성 가뭄이냐구요? 미국의 투자 제한 조치로 글로벌 VC 자금이 말라버리니까, 지푸 AI는 매출이 6천만 달러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상장을 택할 수밖에 없는겁니다.

지푸 AI의 IPO 신청서는 흥미롭습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2,720만 달러지만, 영업 손실은 그 10배인 2억 7,100만 달러에 달합니다. R&D 비용만 매출의 몇 배를 쓰고 있죠. 물론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지만, 상장에는 부족해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지푸AI가 상장을 강행할 수 있는건 왜일까요? 적자 기업도 받아주는 홍콩 증시의 챕터 18C 규정과 더불어, 상장 후 스톡 커넥트(Stock Connect)를 통해 중국 본토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미국 기업들이 풍부한 민간 자본 뒤에 숨어 대중에게 숨겨져 있을 때, 중국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퍼블릭 시장에서 자금을 구걸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픈소스 종주국

기술 배포 전략에서도 흥미로운 역설이 발견됩니다. 이 부분은 작년에 한번 다뤘었는데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종주국인 미국 기업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모두 최신 모델의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고 API로만 장사하죠.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생태계의 부가가치를 독식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죠.

반면, 폐쇄적일 것 같은 중국 기업들은 오히려 최신 모델을 오픈 소스로 풀고 있습니다. 지푸 AI의 GLM-4나 알리바바의 Qwen 시리즈는 GPT-4급 성능을 내면서도 가중치가 공개되어 있죠. 왜일까요? 자선사업을 하는 게 아닙니다. 상품화, 커머디티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독점적 모델들이 시장 표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성능 모델을 무료로 풀어 가격 경쟁력을 무너뜨리려는 겁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중국산 오픈 소스 모델에 익숙해지게 만들어서 미국의 소프트웨어 제재가 먹히지 않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석인 셈이죠. 그 가장 대표적인 결과물이 딥시크(DeepSeek)구요.

성능 좋은 중국산 모델이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뒤덮는 현상을 해석해보자면, 기술적 열세를 생태계 확장으로 만회하려는 중국의 국가적인 전략이라고 봐야 합니다.

갑자기 온프레미스?

기업 현장에서 AI가 도입되는 방식, 즉 배포에서도 두 나라는 갈라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철저히 SaaS(Software as a Service)와 클라우드 중심입니다. 기업들은 월 구독료를 내거나 API 토큰 값을 지불하고, 모든 데이터 처리는 아마존이나 구글의 거대 데이터센터에서 일어납니다. 이게 미국식 확장성의 핵심이죠.

하지만 중국은 온프레미스(On-premise)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지푸 AI의 상반기 온프레미스 매출은 전년 대비 500% 이상 폭증했습니다. 이유는 다소 명확해 보이는데요. 감시죠.

일단 규제적으로 중국의 데이터 보안법은 국영 기업들이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게 만들었습니다. 클라우드 모델이 엉뚱한(정치적으로 민감한) 대답을 내놓으면 책임 소재가 복잡해집니다. 차라리 기업 내부에 서버를 두고, 자체적으로 필터링을 돌리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결국 중국의 AI 기업들은 매달 따박따박 들어오는 구독료 대신, 한 번에 큰돈이 들어오지만 불규칙한 구축형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지만, 당장 현금이 급한 중국 스타트업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죠.

효율성은 결핍에서

유일하게 두 나라가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하드웨어, 즉 반도체입니다. 둘 다 국가가 주도하는 산업 정책을 펴고 있죠. 미국은 칩스법(CHIPS Act)으로 TSMC와 인텔 공장을 자국에 유치하면서 소위 요새화를 진행 중이고, 중국은 3차 빅펀드(Big Fund Phase III)에 470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공급망 자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격차는 큽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 무제한 컴퓨팅이 가능하지만, 중국은 제재 때문에 구형 칩이나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칩을 써야 하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다보니 극적인 효율성이 창출이 되고도 있는데요.

지푸AI를 보면 지푸 AI가 오픈AI의 1/100도 안 되는 자본과 열악한 칩으로 GLM-4.7 같은 고성능 모델을 만들어낸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의 제약을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극복해 낸 결과로, 결핍이 혁신을 강제한 셈이죠.

미국이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누른다면, 중국은 마른 수건을 짜내는 효율성으로 버티고 있는 형국입니다.

첨부 이미지

종합적으로 다시 정리해볼까요.

미국 모델은 규제 완화, 민간 자본, 폐쇄형 IP, 클라우드를 무기로 AGI를 향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회적 부작용보다는 패권을 놓치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모습이죠. 중국 모델은 국가 통제, 공공 자본, 오픈 소스, 온프레미스를 무기로 산업 지능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AGI보다는 체제 안정과 산업 효율을 우선시하는 접근입니다.

딥시크 쇼크가 벌써 1년이 넘은 일이 되고있죠. 어떻게보면 이 서로다른 AI에 대한 접근이 어떤 결과물로 나타나는지 볼 수 있었던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던겁니다.

2026년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법칙으로 돌아가는 두 개의 거대한 AI 세력이 충돌하는 이벤트들이 더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충돌의 파편 속에서 또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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