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do.it 입니다.
요즘 미용 의료기기 섹터 보시는 분들은 기분이 좀 묘하실 겁니다. 대장주인 클래시스는 여전히 굳건하게 잘나가는데, 한때 라이벌로 불렸던 '원텍'은 주가가 영 힘을 못 쓰고 있으니까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주분들 실망감이 크셨을 텐데요. 저도 보고서를 뜯어보면서 "아, 이래서 주가가 빠졌구나" 싶으면서도, 동시에 "어? 그런데 이 가격이면 너무 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들이 "실적 쇼크다", "끝물이다"라고 욕하고 떠날 때, 조용히 회사가 던진 시그널과 데이터의 변화를 챙겨봤습니다. 오늘은 조금 냉정하게 원텍의 현주소를 짚어보겠습니다.
1. 솔직히, 3분기 성적표는 아쉽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았습니다.
가장 뼈아픈 건 '이익률'입니다. 매출은 269억 원으로 작년보다 아주 조금(1.9%)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73억 원으로 오히려 23%나 뒷걸음질 쳤습니다.
이유를 뜯어보니 두 가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첫째는 경쟁 심화입니다. 국내 시장이 포화되다 보니 장비를 예전만큼 비싸게 못 팔았습니다(ASP 하락). 둘째는 돈을 많이 썼습니다. 태국, 브라질 같은 해외 시장을 뚫으려다 보니 광고비랑 마케팅 비용이 확 늘어난 거죠. 당장 이익을 깎아먹더라도 시장을 넓히겠다는 건데, 주주 입장에선 당장의 이익 감소가 쓰릴 수밖에 없습니다.
2. 그런데 회사는 "우리 주식 싸다"고 외치네요.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을 때, 회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액션이 뭘까요? 바로 '자사주 매입' 입니다.
원텍은 지난 10월 21일, 3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금액이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경영진이 보기에 "지금 주가는 회사의 가치보다 과도하게 싸다"는 겁니다.
보통 성장주들은 현금이 생기면 재투자하기 바쁜데, 이렇게 주가 방어에 나섰다는 건 그만큼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지금 가격대에서는 회사가 안전판 역할을 해주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3. '수출 데이터'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다
제가 원텍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체질이 바뀌고 있거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원텍은 '내수용 기업' 꼬리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누적 데이터를 보면 수출 비중이 무려 67.4% 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 내수 기업이라고 부르면 섭섭한 수준입니다.
특히 태국에서의 성장이 놀랍습니다. 법인 설립 1년 만에 매출 비중이 확 늘어나면서 아시아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브라질 인증 절차도 진행 중이고, 미국 시장도 계속 두드리고 있죠.
국내에서끼리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를 벌어들이는 구조로 완전히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인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좀 들었을 뿐이죠.
※ 결론: "지금은 '인내심'이 돈이 되는 구간"
냉정하게 말해서, 당장 내일 주가가 급등할 재료는 부족해 보입니다. 4분기에도 비용 이슈는 계속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트레이딩'이 아니라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미 악재(실적 부진)는 주가에 다 반영되었고, 회사는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으며, 해외 수출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기보다, 바닥을 다지는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모아가도 되는 시점"입니다. 남들이 클래시스만 쳐다볼 때, 해외 매출이 빵 터지면서 이익률이 회복되는 그 '한 방'을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요? 미용 기기 섹터에서 턴어라운드만큼 짜릿한 수익을 주는 것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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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노트]
- 성적표: 3분기 영업이익 73억(-23%). 솔직히 쇼크였음. (비용 증가, 단가 하락)
- 안전판: 회사가 30억 자사주 매입 결정. "지금은 너무 싸다"는 신호.
- 미래: 수출 비중 67% 돌파. 이제 내수 기업 아님. 해외 성과가 주가 반등의 열쇠.
[면책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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