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살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호스트입니다. 편하게 주인장이라고 불러 주세요. 이번 첫 초대장에서는 구독자 님께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저는 스스로 느끼기에 민감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들은 별거 아닌 일이라고 하는 것에도 마음을 쏟는 편이거든요. 여기저기 신경 쏟을 일이 많아지다 보니 저의 설익은 예민함에 불편을 느끼기 시작했죠. 일상을 보내는데 에너지가 곱절로 들어갔어요.
왜 남들처럼 살지 못하냐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다 보니 금방 지치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타인을 위한 페르소나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저의 약점을 덮기 위해선 저를 알아내야만 했죠. 그렇게 허울 좋은 성격을 만들다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나'를 분석하다 보니 제가 가장 바꾸고 싶던 면이 무엇보다 제 인생을 윤택하게 만드는 요인이더라고요. 세상을 좀 더 면밀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다른 사람들은 깊이 있게 보지 못하는 걸 눈여겨 보니 일상을 세세하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됐어요. 이를 테면 매일 출근길에 보는 사람을 다른 장소에서 우연히 보면 '출근길에 봤던 사람이다.' 바로 알아차린다든가. 누군가 지나가는 식으로 말한 말을 잘 기억해낸다든가. 뭐, 그런 것들이요.
제가 살롱을 연 이유는 불편함을 나누고 싶어서였어요. 서점의 베스트셀러도,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말들 모두가 긍정을 요하는 말들 뿐이었거든요. 제가 원하는 건 '내 안의 부정을 어떻게 풀어내고 소진할 수 있을까.' 였는데 말이죠. 앞서 페르소나를 만들면서 전 저만 이런 피곤한 삶을 산다고 착각하며 살았어요. 근데 생각보다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고요한 섬세함, 초라한 다정함, 애틋한 감성을 나누고 싶어졌어요. 더불어 긍정도 좋지만 부정과 슬픔을 나누고 소진할 공간이 절실했기에 이렇게 살롱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살롱은 간헐적으로 문을 열 생각입니다.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에 게스트분들을 찾아올까 해요. 일주일의 시작을 고슴도치 살롱으로 생생하게 시작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게스트분들 중 살롱의 일원이 되시는 분들은 아마 목요일에 초대장을 한 번 더 받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의 하루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부는 바람이 손끝을 스치고 지나갔을 때의 느낌이 어떠한지, 타인의 말이든 스스로의 자책이든 어떠한 이유로 상처입고 반응하는지, 나만의 조촐한 사랑스러움이 어떤 것인지. 게스트분의 소소한 순간도 함께 나누고 싶어요.
🖕🏻🖕🏻 해당 링크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
부디 게스트로 함께 해 주세요.
스치는 소나기 안에서도 짙푸른 녹음은 영원한 것처럼.
짤막하지만 오래 봤으면 합니다.
마음의 온기를 나누며,
주인장 드림
오늘의 운율 그리고 순간을 남기고 이만 물러갑니다. 또 만나요.
오늘의 곡: https://bit.ly/TODAYsmusic
https://youtu.be/XsPOehYKPPI?si=D4bYkg-Rs7r-vB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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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00gu
어떤 삶들이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고슴도치 살롱
궁금한 만큼 좋은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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