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4일, 열일곱 번째 편지

from 지우

2023.09.24 | 조회 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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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의 봉안

편지 쓰는 일이 좋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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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라는 행위만으로 우리는 눈 덮인 벌판 위에 서 있었다 (...) 기침과 침묵에 대하여 쓰면 얼음이 되어 닿았다 묘지에서 돌아오는 저녁 입김에 대해 쓰면 얼음에 찍힌 새의 발자국이 되어 닿았다 ​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흐르고 있는 것인지 편지라는 행위만으로 우리는 긴 복도에 서 있었다 (...) ​ 김성대, 겨울 모스크바 편지 中

 

요즘 일기 

 

새로운 플랫폼에 글을 적으려니 어색합니다. 

실은 지금 눈이 너무 아프네요. 잠을 지겨울 정도로 잔 이번 주말인데, 왜인지 안압이 심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은 것은, 제 안의 무언가를 해결하고 싶어서였어요. 

 

욕실에서 풍기는 망고 바디워시의 향이 제 방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귀에는 '배철수의 음악 캠프'(이하 배캠)의 노랫말이 흘러 다니고요.

 

배캠에 최근 꽂혔어요.

중학생 때 아껴 들었던 '장기하의 대단한 라디오' 이후로 정말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에요. 사실 90년대에 시작했으니 배캠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방송되고 있었던 건데... (그리고 장기하가 배캠을 듣고 자란 철수 아저씨의 찐팬인 것도 유명하죠) 공부를 핑계로 듣기 시작하다보니 배캠이 제일 제게 맞더라고요.

 

말을 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말하는 배철수와 장기하.

 

제 취향은 한결 같습니다. MBC FM4U는 밤 12시부터 새벽 3시까지, '배순탁의 B side' '신혜림의 JUST POP' 'FM 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가 이어지는데요. 이 DJ들은 모두 배캠의 고정 게스트예요. 그리고 저는 이 프로그램들이 배캠 다음으로 가장 맘에 듭니다...!

 

배캠을 듣고 자란 - 장기하가 진행하는 라디오의 영향으로 - 제 음악취향이 어린 시절 형성됐고, 이젠 배캠을 다시 듣게 되었다니. 재밌는 루트예요.

저는 그때 다운받아 놓은 플레이리스트에서 아직도 벗어나질 못했어요. 언제 들어도 세련된 음악이어서 그렇겠죠?

 

지금은 Coldplay의 'In My Place'가 나오네요. 두 청취자가 동시에 신청을 했대요. 저도 좋아하는 노래예요. 엊그젠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를 저와 또 다른 한 분이 신청해서 틀어주셨었는데.

신기한 것 같아요. 같은 시간에 같은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송골매의 '빗물' ⬅️ 한번 들어보세요! 😉

 


요즘 만든 것들 

 

최근에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이름은 DOCUMELT.인데요.

document(기록)과 melt(녹이다)를 합쳤어요. 제 기록이 누군가의 마음을 녹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제목인데, 여러분이 더 많은 의미를 덧붙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언어 장애인이자 코로나 희생자셨던 저희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록을 공유합니다.

유가족으로서 만든 제 첫 오디오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 누군가 함께 들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유튜브 대문에 걸어놓은 오디오 다큐멘터리인데요.

이외에도 오디오 레터, 조각 필름들을 몇 개 올려두었어요. 차차 소개할게요:)

 

너무나 감사한, 이런 피드백도 받았답니다 🙂
너무나 감사한, 이런 피드백도 받았답니다 🙂

 

외할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나온 김에, 제가 작년에 신문에 기고했던 추모 편지 링크도 공유할게요. ▶️ 온라인 추모소 라서 들어가시면 '헌화'도 하실 수 있어요.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 기다릴게요.

 

할아버지는 제가 살아가고 꿈을 꾸게 해준 가장 강력한 이유랍니다. 

 


요즘 사랑스러운 것들 

 

맥북 사용량에 따라 달리기 속도가 달라지는 'run cat'. 너무 귀엽지 않나요.
맥북 사용량에 따라 달리기 속도가 달라지는 'run cat'. 너무 귀엽지 않나요.

 

친구와 이런 미래도 기약했고요
친구와 이런 미래도 기약했고요

 

구름을 보다가, 오래 전 꿨던 꿈과의 해후
구름을 보다가, 오래 전 꿨던 꿈과의 해후

 

오전 스터디를 마치고, 그림자와 초록과 볕뉘는 왜 이렇게 좋을까요!
오전 스터디를 마치고, 그림자와 초록과 볕뉘는 왜 이렇게 좋을까요!

 


 

사실 그제, 어제, 삶을 지속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다시 이런 순간이 찾아올 줄 몰랐는데, 또 그랬다는 건 앞으로도 견뎌야 한다는 것.

 

이 편지를 시작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네요. 

살기 위해서였네요.

 

80명이 넘는 사람들을 오픈 채팅방에 모을 수 있어서 그동안 행복했어요.

하지만 정말로 제 편지를 읽고 싶어하는 분들만 모이기를 바라는 마음에 리뉴얼을 선택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와준 분들, 정말 감사해요.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댓글' 쓰기도 가능하고, 편지 '공유'도 더 쉬우니까요, 

많이 많이 즐겨주세요 :)

 

 

제가 사랑하는 노래로 편지 마칠게요.

무슨 노래일까요? 클릭해보세요!

 


 


 

그럼 안녕. @applecream 혹은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 말 걸어도 되는 사람.

from 다정함의 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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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most 2 year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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