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NIE를 진행했던 사례를 한 번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위에 첨부한 링크는 2022년 3월 12일 경향신문에 실린 채석진 조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유럽의 난민 위기와 인종주의>라는 칼럼입니다. 해당 주에 후보에 오르고 선택되지 못한 칼럼으로는 <경청의 지휘자 아바도처럼, 새 대통령도>, <김정주, 스타트업 대표들의 숨은 고통>, <근대 초기 마녀는 21세기에 '극단적 페미니스트'라 불린다>, <나랏빚, 얼마만큼 높아져도 괜찮은 걸까?> 등이 있었습니다.
선택된 칼럼은 국내 교수가 국내 신문에 기고한것이지만, 사실 주된 내용은 상당 부분 뉴욕시립대 교수가 가디언지에 기고했던 칼럼을 참고한 것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칼럼은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응한 유럽 국가들의 방역패스 면제, 숙소와 식량 제공, 3년간 체류, 교육 보장 등과 시민들의 자발적 지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2015년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적대적 반응과 대비하여 유럽인들의 인종주의에 기초한 차별적 태도를 비판합니다.
원문을 썼던 뉴욕시립대의 무스타파 바이유미 교수는 우크라이나 난민의 외모적 유사성, 인스타와 넷플릭스를 가까이 하는 문명적 공감대 등에 주목하여,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자신들에 기생하는 야만적 이방인이 아니라 공격당하는 문명화된 이웃으로 설정하였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말하자면 이들에 대한 우호적 태도는 보편적 인권이 아닌 유럽인/비유럽인이라는 인종적 위계질서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이 칼럼에 대한 토론을 위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ㅇ 프랑스/폴란드/영국 등의 언론에서는 왜 우크라이나 난민을 표현하면서 자국 국민들과의 동질성을 강조했을까?
ㅇ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 혹은 우리의 기준에서) 바람직한 것일까? 바람직하다면 혹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ㅇ 그리스/로마라는 뿌리에서 시작된 유럽의 문명사를 고려할 때 현재 유럽인의 태도가 좀 더 정당성을 획득한다고 볼 수 있을까?
ㅇ 인종 외에 이슬람이라고 하는 다른 종교 문화권이라는 점도 배척의 태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쳤을까?
ㅇ 이러한 시각을 일반적인 외국인노동자와 탈북자 혹은 조선족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연계하여 적용해볼 수 있을까?
ㅇ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수용성이 사회의 통합이나 기존의 규범 혹은 기본적 인권을 해치는 경우 이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까? (유럽 내 이슬람계 학생들의 히잡-차도르-부르카 착용 이슈 연계)
마지막으로 직접 연관된 이슈는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질문 한가지.
ㅇ 러시아 국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에게 조국(혹은 푸틴 혹은 그 정책)에 대한 특정한 입장 표명을 강요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부과(직장에서의 해고, 계약의 파기 등)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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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선택된 칼럼에 대해 다양한 시각의 질문이나 토론거리를 직접 만들어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정답은 당연히 없습니다. 특정한 주장의 논리와 맥락에 대한 이해 혹은 해당 주장에 대한 찬반 의견과 그 근거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매주 선별한 칼럼은 토요일 점심 무렵까지 보내드립니다. 즐겁고 유익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용호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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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 Letter for NIE
바이유미 교수가 3월2일에 가디언지에 기고했던 칼럼 링크도 올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2/mar/02/civilised-european-look-like-us-racist-coverage-ukraine?fbclid=IwAR02bi-vZZuTaEB3VIepFHIRtnXkxBWxYYRWhy12Tjb3-30Apt4kVwc1A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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