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며 SNS를 한지도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군요. 저는 그림을 먼저 그렸고 그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으로 SNS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그림 한 장 올리는 것에 신기해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저를 구독한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요. 그러다 구독자 수에 욕심이 생겨서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것에 혈안이 된 적도 있습니다. 물론 돈 주고 구독자를 사는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림 좋아할 것 같은 계정에 가서 먼저 팔로우를 하는 게 전부였죠. 이유는 몰라도 운 좋게 구독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2000명의 구독자 수를 넘겼죠. 그런데 그 이후로 구독자 수에 대한 흥미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10000명의 구독자 욕심이 있었어야 하는데 2000명에서 멈추다니.. 저란 인간 어쩔 수가 없네요. 지금은 꾸준히 구독자 수가 줄고 있습니다. 구독자 관리(?)란 것을 해주어야 그나마 유지할 수 있는 게 SNS 세상인가 봅니다.
하지만 저의 SNS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저의 "콘텐츠 숫자"입니다.
무심코 저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보다가 놀라운 상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게시물의 숫자가 팔로워의 숫자를 앞선 것입니다. 그때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하자면,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일 겁니다.
SNS를 하는 두 가지 방법
SNS를 사용하는 방법은 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겁니다. 나의 게시물로 인해 물질적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되겠지요. 쉽게 말해서 돈을 목적으로 할 것인가, 아닌가입니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SNS를 저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글들에서도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이제 SNS 없이는 동네 구멍가게도 돈 벌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1. 돈을 벌기 위한 SNS 사용법
죄송합니다만 저는 어떻게 해야 SNS에서 돈을 벌 수 있는지 모릅니다. SNS로 돈을 벌 만큼 커본 적이 없거든요. 다만 경험상 "돈을 벌기까지 견디기가 참 힘들겠구나.." 하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돈을 번다는 것은 남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을 위한 일은 오래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돈을 벌 목적으로 SNS를 한다면 가급적 빨리 결과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가 보이지 않는 일을, 게다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3년 이상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구독자 관리도 몇 년 안되었는데 제대로 못했습니다. 재미있지 않았거든요. 지금 이슈에 대한 콘텐츠를 나의 취향과 상관없이 만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3번은 게시물이 올라가야 하는 강박관념에 살아야 합니다. 하나의 게시물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좋아요와 새로운 구독자로 이어져야 하는 생산성을 발생시켜야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죠. 고생 끝에 결과가 나온다면 그래도 할만한 동력이 생깁니다. 그러나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정말 괴로운 생활이 될지도 모르는 거죠.
2. 자기 이력서를 만드는 SNS 사용법
저의 인스타그램의 구독자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저의 게시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약 돈을 목적으로 했다면 그렇게 게시물을 매일 올릴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즐겁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즐거운 그림 그리기를 증폭시켜주는 보조 수단이죠. 그림 그리기가 재미있는 한 저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게시물 하나하나가 목적이 되는 순간 돈 벌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직 뛰어나지 않은 실력을 남들이 좋아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거든요. 한 가지 희망은 내가 좋아하는 것인 만큼 오래 할 수 있을 것이고 시간은 복리의 이자로 미래의 나에게 무엇인가를 가져다줄 거라는 것입니다. 미래가 장밋빛이 아니더라도 오래 쌓인 나의 콘텐츠들은 좋은 이력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 이력서를 좀 폼나게 말하면 "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동네 구멍가게도 SNS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기 힘들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 두장, 10장, 100장을 올린다고 손님이 많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어쩌면 가장 기본이 되는 홍보수단인 길거리 전단지의 디지털 버전이 SNS일지도 모릅니다. 안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그런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SNS로 단기간에 성공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오래, 계속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결과가 나올 겁니다. 그 결과는 돈이 될 수도 있고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죠. 어느 마케팅 유튜버가 한 말입니다. 컨설팅을 받으러 온 사장님이 말합니다. "아이고 고생 고생 끝에 드디어 가게를 오픈했어요. 그래서 이제 SNS 하려고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그 유튜버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런데 어쩌죠.. 너무 늦으셨어요. 가게 오픈 전, 한참 전에 SNS를 하셨어야 했어요. 지금 하시면 적어도 5년, 10년 뒤에나 성과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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