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2023년 4월 16일)에 2023년 프로야구 첫 현장 관람을 했습니다. 동네에 야구장이 있다는 것은 무척 행운입니다. 걸어가서 관람을 하고 아무리 늦게 끝나도 걸어서 돌아오면 되니 정말 편합니다. 다른 동네에 살 때는 야간 경기에 연장전까지 간다면 집으로 가는 길, 대중교통의 지옥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죠. 지난 주말 경기는 운 좋게도 연장 끝내기 승부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선수가 상대 팀 선수라서 승리의 기쁨이 배가되었습니다.
프로 스포츠 스타의 의무
그 야구 선수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가 어린이 야구팬들에게 친절하지 못한 행동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TV뉴스에서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의 문제점을 보도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어린이 팬들을 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팬들에게 욕하는 선수들 영상에 그가 있었던 것이죠.
미국의 프로야구 MLB에는 처음 프로 선수가 된 루키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중에 핵심적인 것이 팬들을 대하는 방법과 마음 가짐에 대한 것이고 특히 어린이 팬들에 대한 배려와 예우가 중요시된다고 합니다.
프로 스포츠 산업은 한두 번 하다가 끝나는 산업이 아닙니다. 오래 지속되어야 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비즈니스입니다. 어린이 팬들은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프로 스포츠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관객의 꾸준한 확보는 어린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인 팬들로 만드는 길 뿐입니다. 그 성인 팬들은 다시 자신의 자식들에게 프로 스포츠를 보여주게 될 것이고요. 꼭 이렇게 거시적으로 볼 필요도 없습니다. 당장 어린이 팬들은 자신의 보호자를 졸라서 함께 야구장을 찾을 것입니다. 어린이 한 명이 두 배, 세배의 이익을 안겨다 주는 것이죠.
(위의 어린이 팬이 입고 있는 야구 유니폼 선수의 이름은 이 글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대한민국의 프로 스포츠가 어린이 팬들을 대하는 모습은 아직 미흡해 보입니다. 관심이 없는 아이들을 팬으로 만드는 방법도 어설픈 것 같습니다. 특히 프로 스포츠의 주인공들인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선수들에게 장난을 치고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개구쟁이들이 좀 많습니까! 그렇지만 프로 스포츠 선수가 된다는 것은 그런 어려움 정도는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도 감당하기 싫다면 프로 선수를 그만두는 게 맞다고 봅니다.
TV영상으로 나온 장면입니다. 프로 야구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 같았습니다. 팬들은 그들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죠. 그런데 어린아이 팬들이 장난을 쳤나 봅니다. 큰 잘못도 아니고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서 무슨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그 선수는 아이들에게 욕을 하며 꺼지라는 손짓을 하더군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 팬들의 사인 요청을 받아주는 선수도 몇 명 없었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습니다. 경기에 졌을 수도 있고, 부상을 당해서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팬들에게 친절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들 에게는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의무가 있다면 그것은 어린아이 팬들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인정받은 게 프로 선수라고 한다면, 팬들에 대한 친절함은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프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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