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기 위한 가장 간단한 준비물은 "펜과 종이"일 겁니다. 연필을 말하지 않은 이유는 연필을 사용한다면 지우개를 함께 구비해야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준비물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이지요. 가장 간단한 준비물로 무한한 세상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림을 위해 필요한 것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위의 사진은 저의 야외 드로잉 준비물입니다. 펜이 여러 개 있지만 한 개만 있어도 됩니다. 저도 실제로 피그먼트 라이너 하나만 사용합니다. 나머지는 혹시나 해서 들고 다니는데.. 다 아시죠, 역시나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다만 요즘 굵은 붓펜으로 강조하는 터치를 넣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준비물이 있습니다. 그 준비물은 내 마음대로 준비할 수도 없고 운이 따라야 합니다. 그것은 그릴 대상입니다.
위 그림의 주인공들은 저~ 멀리 보이네요.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드로잉 북 속의 그림처럼 작은 캠핑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무릎 위에는 메이가 있네요. 너무 멀리 있어서 움직이지 말라는 말도 못 해 급하게 그렸습니다. 제대로 된 형태도 아니고 이상하지만 저는 저 그림이 참 좋습니다. 어떤 재료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대상입니다. 그 대상을 잘 그리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 아니죠. 지금 그 순간을 잡는 저의 시선 하나면 충분합니다.
주말에 한강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한강 공원의 모습을 드로잉 할 수 있었죠. 아래 두 그림이 있는데요. 하나는 현장에서 그린 펜 드로잉이고 다른 하나는 촬영한 사진을 보고 집에서 그린 디지털(아이패드) 드로잉입니다. 각각의 그림은 정말 많이 다릅니다. 두 가지 방식의 그림이 저에게 너무도 다른 재미를 주기에 어느 것 하나를 버릴 수가 없습니다.
지난 한 주의 야외 드로잉 모음 (2023.04.15 ~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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