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패알못’이 무슨 말인지 혹시 아시나요? 정답은 “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요... 하지만 패알못들도 더 이상 나의 스타일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서 출시한 에코룩이라는 기기만 있다면 패알못도 바로 멋쟁이 신사, 숙녀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외출전에 오늘은 뭘 입을지 고민이라면 “알렉사, 사진찍어줘”라고 말하면 카메라가 360도 방향으로 나의 옷차림을 3D 스캔한 뒤 인공지능 음성비서인 알렉사(Alexa)가 “오늘은 온도가 높고 하루종일 날씨가 쾌청하니 얇은 체크무늬 남방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으면 좋겠어요”와 같이 친절하게 조언해 줍니다. 인공지능이 그 날의 날씨와 그 동안 사용자가 입었던 옷을 분석한 후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패잘알이 될 수 있는 거죠.
아마존의 에코룩(2020년 내부 사정으로 서비스 중단)이나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처럼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화, 지능화가 가속화되면서 전략, 고객 관리, 운영 프로세스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행이나 관광업계를 봐도 과거에는 동종업체간 가격과 서비스로 경쟁했다면 지금은 마이리얼트립과 같은 온라인 여행사나 에어비엔비와 같은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이 여행사와 호텔업계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에어비앤비는 개인 맞춤형 럭셔리 여행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럭스(Airbnb Luxe)’를 오픈하고 고급 호텔과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섰는데요... 에어비앤비 럭스는 300개 이상의 엄격한 평가 기준을 거친 전 세계 2,000개 이상의 엄선된 숙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향후 10년 후에는 연간 10억명의 사람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찬 비전도 제시하여 글로벌 호텔 체인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스위스 IMD 하워드 유(Howard YU) 교수는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것이 모방되고 공유되는 디지털 시대에서 기업이 보유한 산업 지식이 정체된다면, 후발 주자들에게 따라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디지털 시대에 계속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기존의 지식분야를 뛰어넘어 다른 분야의 지식도 습득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재창조 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품을 구성하는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용어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조금씩 진행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1990년 중반 이후 인터넷이 대중화가 되며 본격적으로 인프라가 구축되었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면서 인터넷에 기반을 둔 상거래와 기업내 디지털 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이 도입되었습니다. 2010년 이후 모바일, IoT 인공지능 등 날로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사회 시스템과 산업 구조가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기업 경영도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하게 된거죠.
현 시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해진 이유는 우리 사회가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간 경계가 뚜렷하고 비즈니스 영역이 정해져 있던 시대에는 시장, 고객군, 경쟁 사업자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기술의 등장과 규제 및 정책의 완화로 인해 누가 우리 기업의 경쟁자인지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졌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사업 모델로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의 생존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여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다양한 고객접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에 기반한 고객중심적인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혁신이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나 트렌드가 아닌 현재의 기업전략 의사결정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것들이 디지털로 변화되면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산업간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경쟁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20~30년전에 유행하던 전통적인 방식의 경영전략과 비즈니스 모델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무엇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트랜스포메이션(Trasnsformation)’의 사전적인 의미는 변환, 변신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 ‘형질전환’ 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형질전환은 ‘외부로부터 주어진 DNA에 의하여 생물의 유전적인 성질이 변화는 일’ 이라는 것인데요… 디지털 시대에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이라는 변화의 DNA를 기업에 이식시켜 기업의 겉과 속을 근본적인 모두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겉과 속 모두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겉으로만 화려하게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술로 치장하고 겉치레 하는 것은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아닙니다. 기업의 조직, 프로세스, 운영관리 등 기업내부의 일하는 방식도 디지털에 대응할 수 있게 근본적으로 모두 탈바꿈 시켜야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이런 전통적인 제품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고객이 정말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고객해결과제'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변화하는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해결책을 기획하고, 적시에 개발하여 오퍼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체재로의 전환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려면 기존 조직이 '변혁'되어야 하고, 변혁된 조직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업문화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응용해야 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표를 비용 절감이나 업무 생산성 향상에 맞추는 것은 단기적인 KPI에 불과하고 전사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데이터 기반의 고객문제 해결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이러한 혁신의 결과가 반드시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과 재무적 성과로 나타나야 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투자 검토에 앞서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또는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하는 방향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데이터’입니다. 따라서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나 기존 업무 생산성 향상,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 다임러는 데이터 기반의 혁신을 통해 기존의 업무방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인 익스톨로(eXtollo)인데요. 다임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지난 2019년 2월, 차량 데이터, 고객 데이터, 영상 및 이미지 데이터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종의 데이터 호수(Data Lake)인 익스톨로를 오픈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량 진단, 유지보수, 고객관리, 마케팅 계획 수립 등 비즈니스 전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 대표인 올라 켈레니우스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제 자동차 기업이 아닌 데이터 중심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며, 자동차는 궁극의 웨어러블이다”라고 선언할 만큼 다임러는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는 모든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드라이브 스루 공간과 매장내에 고객이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데이터에 기반하여 고객의 취향에 맞는 추천 메뉴와 추가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메뉴보드에 빅맥, 쿼터 파운드, 맥 너겟 등을 모든 고객에게 똑같이 보여줬다면 지금은 시간, 날씨, 대기 시간, 과거 주문한 메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더운 오후에는 커피보다는 시원한 탄산 음료를 추천하는 등 개인화된 맞춤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주문이 완료되면 디스플레이 화면에 추천 목록이 표시되어 고객이 더 많은 주문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화 서비스를 통해 패스트푸드 판매의 약 50~70 %가 이루어지는 드라이브 스루내 고객경험을 자동화 및 개인화하여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혁신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0여년 동안 우리는 제품 경제시대에서 살아왔지만 이제 ‘고객의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와 문화가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이제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다윈은 ‘결국 살아남은 종은 강인한 종이나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라고 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데요…기업의 입장에서 현 단계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략 추진을 고려한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유지하는 큰 그림을 가지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바라보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동안 남의 일만 같았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알고 보니 사실은 우리의 일상에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나의 생활을 조금씩 바꿔주었던 디지털 기기들. 거기에 나의 작은 아이디어를 더해 내 삶과 업무,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을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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