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휴머노이드 "양산"에 가장 유리한 이유

휴머노이드 PoC 영상 홍수 시대의 고민

2025.12.12 | 조회 5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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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쇼크

찌릿찌릿하게 읽는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 이야기

본 글의 모든 내용은 공개된 정보 및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관점에 기초하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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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우리는 지금 "휴머노이드 PoC 영상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한 업체가 "이거봐, 우리 로봇은 A도 할 수 있어!"하고 영상을 공개하면, 다른 경쟁자들이 우루루 "우리는 A에 B, C도 할 수 있다?"하고 또다시 놀라운 모습들을 앞다투어 공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2. 이렇게 휴머노이드 양산이 본격화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마치 수십 개의 휴머노이드 제조사 간의 기술적 차이가 부재한 것처럼 보입니다.

"테슬라가 정말 휴머노이드를 제일 잘하는 게 맞을까?"

"과연 이 시장에 기술 우위 업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가?"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3. 하지만 PoC 제품 개발과 양산이 전혀 다른 영역이라 할 만큼, 양산의 벽은 높습니다.

때문에 휴머노이드 시장 역시,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접어들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리라고 보는데요.

 

4. 양산에 있어, 테슬라는 다른 경쟁자들 대비 불공평할 정도로 유리한 강점(Unfair Advantage)을 갖췄습니다.

 

1) 부품 공용화: 테슬라는 휴머노이드에 사용되는 여러 핵심 기술 뿐 아니라 카메라, 컴퓨터 칩,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전기차와 공용화했습니다.

때문에 양산 초기에 수천, 수만 대의 로봇을 만들 때도 마치 수백만 대를 만들 때와 동일한 낮은 비용으로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습니다.

 

2) 풍부한 양산 경험: 또한 테슬라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피규어, 보스턴다이내믹스, 어질리티 로보틱스, 앱트로닉과 같은 회사들은 그 어떤 제품이든 간에 대규모 양산 경험이 전무합니다.

반면 테슬라는 여러 차례의 우여곡절을 거치기는 했으나 휴머노이드보다 몇 배는 복잡하고 어려운 전기차를 수백 만 대 양산해왔고요.

 

3) 로봇 친화적 공정 개선 가능성: 휴머노이드는 아직 인간을 온전히 대체하기에는 미숙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 공정을 로봇이 작업하기 편리한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를 더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테슬라는 생산 공정과 부품을 효율적인 형태로 빠르게 바꾸는 데 있어 가장 탁월한 기업임을 입증해왔습니다.

반면 여타 경쟁사들의 경우 그들의 파트너인 콧대 높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과연 "로봇이 작업하기에 편리한 형태로 공정을 바꾸자"는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해줄지는 미지수이고요.


휴머노이드, 테슬라가 앞서 있는 게 맞을까?

출처: Youtube Jacob Hilton, Tesla, Figure AI
출처: Youtube Jacob Hilton, Tesla, Figure AI

얼마 전, 테슬라가 마치 사람처럼 달리는 옵티머스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경쟁사인 Figure AI는 이에 질세라 한 술 더 떠서 사람처럼 달리다 '턴'까지 하는 로봇의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이처럼 요즘 유튜브에는 매일 같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시연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로봇들은 마라톤과 무술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로봇들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춤을 추기도 합니다.

한 업체가 "이거봐, 우리 로봇은 A도 할 수 있어!"하고 영상을 공개하면, 다른 경쟁자들이 우루루 "우리는 A에 B, C도 할 수 있다?"하고 또다시 놀라운 모습들을 앞다투어 공개합니다.

그야말로 "PoC 영상의 홍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쯤 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급성장한다고는 하는데,

"이 시장에서 기술 우위 업체가 누구인가?"

"테슬라가 정말 휴머노이드를 제일 잘하는 게 맞을까?"

"과연 이 시장에 기술 우위 업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휴머노이드 뿐 아니라 다른 제품들에서도 흔히 발생했던 일입니다.

CES 같은 전시회에 가면 미래 사회에서나 상상해볼 법한 첨단 제품들이 가득하지만, 그 상당수는 어디까지나 '전시회'용일뿐 우리가 생활하는 현실 세상으로 나오지 못하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나, 불이 나지 않는 초고용량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기사가 나온지 오래됐지만, 이런 제품들은 아직까지 판매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PoC 제품 개발과 양산이 전혀 다른 영역이라 할 만큼, 양산의 벽이 높기 때문입니다.

PoC에서 구현 가능했던 기술이 양산 모델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과도하게 높은 비용으로 인해 설계가 변경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휴머노이드 시장 역시,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접어들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양산에 있어, 테슬라는 다른 경쟁자들 대비 불공평할 정도로 유리한 강점(Unfair Advantage)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양산"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

1. 초장부터 물량으로 밀어붙인다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경제성 확보입니다.

특히 휴머노이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인만큼, 업계 표준 부품이란 개념이 아직 희미합니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에 적합한 제대로 된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액츄에이터와 같은 주요 부품을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재설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스텀 설계된 부품을 사용하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양산 초기에는 생산 물량 자체가 수백, 수천 대에 불과할 테니 물량도 적어, 부품 제조사로부터 볼륨 디스카운트를 받기도 어려울 것이고요.

이렇게 경제성이 나오지 않으면 제품을 만들 때마다 손실을 볼 수밖에 없겠죠. 혹은 단가를 지나치게 올려야 하다보니 기껏 만들어두고는 판매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사진 출처: Tesla
사진 출처: Tesla

이런 문제에 대한 테슬라의 해결책은 공용화입니다.

테슬라는 기존 전기차에 활용했던 액츄에이터, 전력 부품, 오디오 등 기술 대다수를 휴머노이드 로봇에 재활용합니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 배터리, 컴퓨터 칩 같은 핵심 부품은 전기차와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양산 초기 수천, 수만 대를 생산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수백만 대를 생산하는 것과 같은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일례로 테슬라의 전기차 양산 초기였던 2020년, 테슬라는 연간 약 37만 대를 생산했고 자동차 대당 매출원가는 4만 5천 달러 수준이었는데요.

2024년, 양산 규모가 약 18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난 이후 대당 매출원가는 3만 5천 달러 수준까지 무려 21%나 내려갑니다.

하물며 양산 극초기 수천, 수만 대를 생산할 때와 비교한다면, 비용 절감 효과는 아마 더 드라마틱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물론 21%란 수치가 단순히 규모의 경제만으로 낮아진 것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어림짐작용으로는 대략적으로나마 그 효과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테슬라는 이와 같은 공용화를 통해 양산 초기부터 타 업체들보다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부품을 조달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경제성을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2. 양산, 해봤어?

테슬라는 전기차 양산 초기부터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자동차를 수백년 간 만들어온 다른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의 노하우를 테슬라가 따라할 수 있겠냐?"

"테슬라는 양산 경험이 부족해 품질이 안 좋다"

이런 식의 비판은 테슬라가 연간 200만 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판매하는 현재까지 꼬리표처럼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있는데요.

하지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완전히 반대 입장에 서게 됩니다.

테슬라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피규어, 보스턴다이내믹스, 어질리티 로보틱스, 앱트로닉과 같은 회사들은 그 어떤 제품이든 간에 대규모 양산 경험이 전무합니다.

반면 테슬라는 여러 차례의 우여곡절을 거치기는 했으나 휴머노이드보다 몇 배는 복잡하고 어려운 전기차를 수백 만 대 양산해왔고요.

그렇다보니 이제 "양산 경험이 없어서 품질이 안 좋다"는 비판의 화살은 아마 테슬라가 아닌 그 경쟁사들로 향할 가능성이 농후하지 않을까요?

테슬라가 전기차 양산 초창기에 겪었던 "생산 지옥 (Production Hell)"이 경쟁사들에게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테슬라는 그 사이 착실하게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빠르게 스케일 업하면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고요.


3. 로봇이 못하면 공정을 바꾼다

인간이 일하던 환경에 그대로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이 휴머노이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제 막 초기 모델 양산에 돌입한지라 아직 인간을 온전히 대체하기에는 미숙한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 공정을 로봇이 작업하기에 편리한 로봇 친화적 형태로 바꿀 수 있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를 더 빠르고, 더 넓은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단순한 예를 들자면, 로봇 핸드가 아직까지 쥐기 어려워하는 와이어링 하네스 같은 경우에는, 출렁이지 않는 단단한 형태로 패키징해서 사용한다면 휴머노이드의 작업이 더 유리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생산 공정들을 필요에 맞게 빠른 속도로 고치고 개선하는데 있어 테슬라는 타 자동차 업체의 추종을 불허하죠.

아직 휴머노이드의 공장 투입이 본격화되지 않아 가시화된 사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 테슬라는 계속해서 생산 공정과 부품을 사람이 아닌 "로봇 친화적인 형태"로 바꾸어나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만약 테슬라가 그리는 미래처럼 로봇이 생산 공장의 메인 노동 주체가 된다면, 공정 / 부품 역시 사람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로봇에 편리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사진 출처: Tesla
사진 출처: Tesla

테슬라가 도입 추진 중인 "언박스드 프로세스 (Unboxed Process)" 역시 휴머노이드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휴머노이드가 아무리 사람처럼 움직인다지만, 컨베이어 벨트 위의 자동차 차체에 몸을 굽히고 들어가 부품을 체결하는 복잡한 작업은 쉽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사람이야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해낼 수 있다고 하지만, 로봇은 이를 위한 별도의 학습이나 개조를 거쳐야 할 수도 있고요.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생산 효율 개선을 목표로 하지만, 이렇게 로봇 관점의 생산 편의성까지 고려해 테슬라가 일찍부터 언박스드 프로세스의 도입을 고민했던 게 아닐까 합니다.

반면에 여타 경쟁사들의 경우 이렇게 로봇 친화적 형태로의 공정 변경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Figure AI 같은 업체들은 모두 자동차 제조사 파트너들과 협력을 하고 있을 뿐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협력 관계라고는 하지만, 콧대 높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과연 "로봇이 작업하기에 편리한 형태로 공정을 바꾸자"는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해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승자는 양산에서 갈린다

몇몇 중국 업체가 수천 대 규모의 양산을 개시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자동차나 스마트폰처럼 수십, 수백만 대의 대규모 양산에 착수한 업체는 없습니다.

테슬라 역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고요.

과연 테슬라가 양산 돌입 후 위와 같은 우위를 실제로 입증하며 휴머노이드 시장의 압도적 선두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 지켜봐야할 일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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