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 도대체 뭔데

🤯 도대체 뭔데

| 해도 해도 너무 한다

계속해서 소식지 글을 읽어 오신 분이라면 느꼈겠지만, 내 에세이는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내용이 많다. 그런 이유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속 깊은 곳부터 시작한 분노가 입 밖으로 나오고 싶을 때가 많아 한번 눌러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선지 안 그래도 안 좋은 위가 쓰라려서 반쯤 누워서 일을 하고 있다. 

사실 왜? 라는 질문으로 이 현상을 헤쳐 나가려고 많이 해봤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야 문제를 제거할 수 있지 않겠나? 근데 왜? 왜? 왜겠냐?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니까 이런 거 아니겠어! 하고 뒤통수를 잡는다. 뭔데**. 1년 만에 욕이 많이 늘었다. 한 3주 전부터 준비한 일인데, 중간 업체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스케줄을 잘못 잡아 놔서 일이 밀려놨다. 그쪽 잘못인데 딱히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위가 쓰려 죽겠다.

그러면서 요구하는 뒷돈이 꽤 된다. 그냥 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가계부에도 원활 비라고 써서 기록하고 있다.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비용쯤으로 치부하기로 했다. 근데 이런 식으로 받을 거면 일은 되게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들의 상사는 이런 일을 알고 있는가? 머리가 아프지만, 머리 대신 위가 있는 명치 부근을 붙잡고 화를 삭여본다.

직원들이 고생이 많다. 업체가 말도 안 되는 말을 해대는 것도 우리가 말도 안 된다고 펄쩍펄쩍 뛰는 꼴도 직원들이 중간에서 다 감당하고 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있을 때마다 직원들은 이게 마다가스카르라고 말한다. 사실 일이라는 게 어디서나 다 어려운 거지라고 말하고 싶은데. 일어나는 일의 수준을 봤을 때는 차마 그 말이 안 나온다. 사실 일이 어려운 건 어디에서 하든 마찬가지다. 근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손해를 우리에게 입혀놓고 그냥 그렇게 됐다고 통보하는 건 처음 겪어봐서인지 좋은 말이 안 나간다. 

위가 아파 누워있다. 누워서 세상을 보니 모든 게 그럭저럭 그래도 지나간다. 내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수십번 말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니 돌아 돌아 결국 내 말대로, 하기로 했다. **, 뭔들 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많이 엎드려있거나 누워 있는 아이들은 세상을 살아갈 힘이 부족해서 그렇다는데, 뭔 말인지 알겠다. 오늘은 중력이 너무 무거우니 좀 누워서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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