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있었던 즐거운 일들과 소소한 성공과 실패, 작은 에피소드를 모아 매주 화요일 정오 편지하겠습니다.
제 편지가 구독자님의 화요일의 작은 즐거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첫 번째 편지인 만큼 앞으로 보내게 될 뉴스레터의 구성을 간단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물론 입독 1주차의 이야기도 함께요!
'scrap of this week'에서는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에피소드를 담은 스크랩과 함께 그 중 몇가지 에피소드를 중점적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릴스에서는 분량 상 다루지 못했던 비하인드, 혹은 영상으로는 담지 않았던 이야기. 잔잔하고 정돈된 문장으로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가능하다면 재미도 함께요 ◜◡◝
이 주의 'scrap of this week'는 1️⃣ 독일로의 이사, 2️⃣ 괴테 하우스 방문, 3️⃣독일 마트 탐방 입니다. 그 외에도 프랑크푸르트 여행(대성당 방문기는 유학일지 1편을 확인해주세요), 독일 핸드폰 개통 등 행정 업무 등이 있었어요. 앞으로 제가 다닐 독일의 대학도 방문했는데,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들려드릴게요!
1️⃣ 독일로의 이사
독일로의 출국이 맞는 말이지 않을까, 고민했습니다만 앞으로 반년 간 살게 될 나라이니 이사라는 단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제법 다사 다난한 일정이었습니다. 모바일 체크인이 불가능했던 것부터가 일의 시작이었는데요, 왕복 비행기표를 끊어둔데다, 비자까지 모두 발급받은 상태라 문제 될 게 전혀 없었지만 좌석 지정에서 계속 오류가 났습니다. 루프트한자에 전화해보니, 랜덤으로 현장 체크인을 해야 하는 인원으로 분류됐다고 하더군요.
체크인이 늦어질수록 가운데 자리에 앉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초조했던 저는 공항철도 직행열차를 예매했습니다. 서울역에서 바로 체크인하고 수하물도 부칠 수 있어서, 체크인 시간을 줄이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서울역에 도착하니 루프트한자가 직통열차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때 안내해줬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다행히 현장에서 환불받고, 뚜벅뚜벅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운 좋게 통로 좌석을 배정받았고, 졸고, 책 읽고, 글 쓰고, 영화 보니... 13시간은 금세 지나갔어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 잠시 숙소에 머물다가, 제가 살 지역인 자를란트로 이동하는 과정도 무탈했습니다. ‘한국에서 불행을 다 써버리고 온 걸까? 오히려 좋을지도’ 라고 생각하며 한국에서 독일로의 이사, 무사히 완료했습니다 ◜◡◝
2️⃣ 괴테 하우스 방문
여행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건, 즉흥성이 아닐까요? 괴테 하우스 방문부터 마인강에서의 독서까지, 계획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었던 하루였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괴테 하우스는 괴테가 젊은 시절 살았던 집을 보존해 둔 공간과, 그 옆에 위치한 박물관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요. 입구에서 각 방에 대한 설명이 적힌 한국어 가이드를 받아, 이정표 삼아 이 방, 저 방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하지만 저는 박물관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갔어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가들을 조명하며,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해둔 공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접 한 구절을 타이핑해볼 수 있는 타자기, 태엽을 감으면 그림이 움직이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설치 미술, 낭독된 시를 들을 수 있는 청음 공간까지, 곳곳에 감각적인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출구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다, 괴테의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공간을 마주한 순간, 이 박물관과 완전히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거대한 창문과 의자로 꾸며진 이 조용한 공간은 괴테의 책을 읽기 위해 마련된 것 같았어요. 아쉽게도 독일어를 읽을 수 없는 저는 책 대신, 잠시 머물며 일기를 썼습니다.
문득, 괴테가 이 집에서 썼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 궁금해졌습니다. 다음 일정이었던 슈테델 미술관은 미루고, 마인강에서 책을 읽기로 했어요. 실내에만 있기엔 날이 너무 좋아서요. 잔디밭에 누워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노을과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정말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3️⃣ 독일 마트 탐방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마트 구경은 큰 즐거움입니다.
생필품 및 식재료 구입을 위해 독일의 여러 마트를 도장깨기 하듯 돌아다녔는데요, 각각의 특징이 달라 꽤 재미있었답니다. 게다가 저는 한국에서도 그릭요거트와 파스타, 샌드위치를 주식으로 먹던 사람이라, 훨씬 넓어진 요거트 선택지와 새로운 식재료를 시도해보는 과정도 제법 즐거웠지요.
물론 오트밀을 그레놀라인줄 알고 잘못 구입해 일주일이나 먹었다든가(어쩐지 신문지 가루 같은 맛이었습니다), 브로콜리 스프인줄 알고 샀던 게 그라탕 가루였던 적도 있었고요. 실패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나름의 재미랄까요?
한식이 그립지 않냐고 한다면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아요. 좋아하긴 하지만 없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남들 다 챙긴다는 코인육수나 김, 블럭국 같은 건 하나도 안 챙겨 왔거든요. 하지만 마늘은 먹어야하지 않겠어요? 한국인의 뿌리는 곰이라 일정 기간 마늘을 섭취하지 않으면 다시 곰으로 변하잖아요... ₍ᐢ ɞ̴̶̷. ̫ ɞ̴̶̷ ᐢ₎ 그래서 고아시아에서 마늘을 샀습니다. 오일 파스타에 한 주먹 씩 넣어 맛있게 먹고 있답니다.
'Deutchland bucket list'에서는 6개월 간 독일(혹은 유럽) 생활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의 리스트 중 매주 한 가지 이상 버킷 리스트를 달성하고,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영국 오아시스 콘서트 가기' 부터 '카페 10곳 이상 가보기' 같은 크고 작은 목표들을 열심히 달성하는 과정을 지켜봐 주세요!
이 주의 'Deutchland bucket list'는 학교 행사 10번 참여하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혼자놀기의 달인 영원입니다.
저는 정말 사교적인 성격이 되지 못하는데요, 어색한 사람들 사이에 있느니 차라리 혼자 다니는 걸 선호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해외 (기존에 있던 한 줌의 친구도 없음), 자취 (기숙사면 하우스 메이트들과 소통이라도 함) 라는 조합 속에서 정말 고립된 삶을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 줌의 친구는 사귀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 마음에서의 '학교 행사 10번 참여하기' 입니다. 사실 아직 달성은 못 했어요. 지금까지 총 3번의 행사를 나갔는데, 글쎄요 크게 성공적이진 않았습니다. 앞 선 두번의 행사는 사람을 사귈 분위기가 아니었고, 펍 투어는 어색함을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도망쳐 나왔거든요.
과연 학교 행사를 10번 다 나갈 수 있을지, 학교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만약 성공한다면 버킷리스트 달성으로 제대로 소개해드릴 수 있겠지요. 만약 소식이 없다면... 실패한 거랍니다. 저의 성공을 응원해주세요 ( ◜ᴗ◝)و
이방인을 지탱하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떠나온 곳과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혼자 여행을 떠날 때는 꼭 답장을 쓸 편지를 챙기곤 했습니다.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는 날에는, 밤을 새워 지금까지 받은 편지를 모두 읽었습니다. 그리고 편지에 관한 책도 두 권 챙겨왔지요.
'letter from ever'에서는 그런 편지쓰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 혹은 좋아하는 편지에 대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더불어 '답장하기' 기능을 통해 저에게 편지를 써주신다면, 기회가 닿는대로 이곳에 답장을 실어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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