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펜을 든 펭귄이 전해주는 뉴스레터 📰🐧FENguin🐧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는 “2025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입니다.
미국 정치에서 셧다운은 익숙한 단어지만, 실제로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더 자세히 알아보는 측면에서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2025년 셧다운은 무려 43일간 이어져 미국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고,
복지·공항·행정·통계 발표·연방 공무원 급여 등 미국 전반의 기능이 멈추며 큰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셧다운이 무엇인지, 미국의 예산 구조가 왜 이런 사태를 반복적으로 만드는지, 그리고 2025년 셧다운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종료되었는지 차근차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목차💌
Ⅰ. 셧다운은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 걸까?
1. 셧다운의 기본 정의에 대하여
2. 입법부–행정부 관계를 중심으로 보는 미국의 예산 구조
3. 입법부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 이유는?
4. 미국 정부는 왜 ‘예산이 없으면 멈춰야’ 할까? — ADA(적자재정 방지법)
Ⅱ. 2025년 셧다운의 배경은 뭐였을까?
1. 왜 임시예산안이 필요했을까?
2. 하원은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발생한 충돌
3.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도 이번엔 공화당이 반대
Ⅲ. 셧다운은 어떻게 종료되었나?
1. 셧다운의 시작과 동시에 발생한 혼란
2. 협상과 타협: 종료로 향한 움직임
3. 종료 후 복구와 남은 과제
Ⅰ. 셧다운은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 걸까?
1. 셧다운의 기본 정의에 대하여
셧다운(shutdown)이란 본래 일시적으로 업무가 중지됨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미국의 입법부(연방의회)와 행정부(연방정부) 간의 예산 승인과 집행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발생한 사건을 말합니다.
2025년 셧다운 기간은 43일(10/01~11/12)로, 이는 역대 미국에서 있었던 셧다운 중 최장 기간이었습니다.
미국 의회는 매년 다음 회계연도의 정부 운영 예산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예산안이나 임시예산(Continuing Resolution, CR)이 그 기한(10월 1일 12:01 AM)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정부는 승인된 돈이 없는 상태가 되고 셧다운이 시작됩니다.
셧다운이 시작되면 각 정부기관은 어떤 업무를 멈추고, 어떤 직원은 무급휴가(furlough)를 보내고, 어떤 직원은 일을 계속하면서도 당장 급여를 받지 못하는지 등 각자의 비상운영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운영하게 됩니다. 필수 기능(excepted or essential employees)을 수행하는 직원들도 일은 하지만 월급 지급이 지연되거나 셧다운 종료 후에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입법부–행정부 관계를 중심으로 보는 미국의 예산 구조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의 입법부와 행정부 간 갈등은 왜 발생할까요?
미국의 입법부는 단원제로 하나의 국회를 갖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 양원제 의회인 연방의회로 운영됩니다. 그리고 미국 헌법 제1조에 따라 연방의회 가 정부 지출을 승인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 행정부는 그 승인된 예산을 바탕으로 정부 기관을 운용합니다.
따라서 셧다운이란 곧 의회가 예산을 승인하지 못하거나 승인된 예산이 없을 때, 또는 집행할 수 없을 때 행정부 일부가 기능을 멈추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의회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행정부가 운영을 중단하게 되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참고로 한국은 헌법 제54조 제3항에 따라 일정 목적의 경비를 전년도에 준하여 집행할 수 있어 정부가 멈추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와 달리, 미국은 예산안 의결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에도 정부가 자동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없습니다.
3. 입법부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 이유는?
그렇다면 미국 의회는 왜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거나 못하는’ 걸까요?
미국은 행정부가 예산을 요청하면 의회가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거나 거부하는 구조를 갖습니다. 그런데 만약 의회가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거나, 승인된 예산이 없거나, 승인되었어도 집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면 행정부는 법적 지출 권한이 없어 결국 일부 기관은 운영될 수 없습니다. 이 상태가 바로 셧다운입니다.
예산이 통과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견제와 갈등이 작동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 '예산 승인' 이라는 권한은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해 정책 우선 순위 및 지출의 책임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수단입니다.
- 또한 예산을 통한 통제는 행정부가 자원을 어떤 방식으로 쓰는 지를 감시하고 예산 낭비나 정책의 비효율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즉, 미국에서는 예산 승인 과정이 정책 논쟁, 지출 우선순위, 이념 갈등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예산 절차가 정치적으로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4. 미국 정부는 왜 ‘예산이 없으면 멈춰야’ 할까?— ADA(적자재정 방지법)
셧다운의 법적 발생 원리는 ADA(Anti-Deficiency Act)에서 비롯됩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ADA는 “의회가 승인한 만큼만, 승인한 속도로, 승인한 목적에 맞게만 써라” 라고 규정하는 법입니다.
- ADA는 왜 만들어졌을까? : ADA는 남북전쟁 이후 행정부가 예산을 너무 빨리 소진하고 의회를 압박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즉, 행정부의 지출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의회의 권한을 지키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 ADA와 셧다운의 연결 : 1970년대까지는 자금 승인이 일시적으로 끊겨도 기관들이 관행적으로 운영을 유지했지만, 1980년 4월에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벤자민시빌레티는 ADA의 엄격한 해석을 통해 ‘의회가 예산을 승인하지 않은 기간에는 비필수 기관은 자금을 지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후 이 해석이 셧다운의 법적 근거가 되었고, 1980년 5월에는 실제로 첫 셧다운(기관폐쇄 + 직원 furlough)이 발생했습니다.
이 해석 이후, 예산 공백이 발생하면 비필수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는 운영 원칙이 확립되었고, 오늘날 우리가 아는 셧다운 방식이 제도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따라서 의회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행정부는 ADA에 따라 지출 권한을 잃게 되며, 비필수 기능은 멈추고 필수 기능만 유지되는 셧다운 구조가 작동하게 됩니다.
Ⅱ. 2025년 셧다운의 배경은 뭐였을까?
결론: 9월 30일, 공화당이 제출한 FY26년 임시예산안(CR)이 상원 표결에서 찬성 55표, 반대 45표였는데,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넘지 못해 부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 운영을 이어갈 임시 지출 권한이 끊겼고, 다음 날 10월 1일 0시(한국시간 오후 1시 1분)부터 셧다운이 발생했습니다.
(참고: 미국 연방정부는 10월 1일부터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고, FY는 Fiscal Year (회계연도)의 약자입니다. 따라서 FY26 예산안은 2025년 가을부터 2026년 가을까지의 정부 지출 계획을 말합니다.)
아래는 셧다운 직전까지의 주요 타임라인입니다.
1. 왜 임시예산안이 필요했을까?
미국 정부는 매년 12개의 세출법안(정부가 어디에 얼마를 쓸지 결정하는 법안들)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12개 세출법안 중 단 하나도 9월 30일 기한까지 처리되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양당은 “일단 지난해 수준만큼 예산을 잠시 연장(CR)해서 정부를 멈추지 말자” 라는 취지로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려고 했던 겁니다.
2. 하원은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발생한 충돌.
공화당이 제출한 전년도 지출을 그대로 연장하는 단순한 임시예산안은 하원에서는 9월 19일 통과되었지만,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반대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이 반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당의 요구>
- 오바마케어(ACA) 보험료 보조금을 영구 연장해야 한다.
- 메디케이드 삭감은 철회해야 한다.
- 대통령(트럼프)의 예산 집행과 자금 회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
즉, 민주당은 “그냥 전년도 예산을 그대로 쓰는 임시연장은 곤란하다. 중요한 의료 관련 예산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예산안이 끝내 통과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참고) 오바마케어와 메디케이드는 무엇일까요?⬇️
3.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도 이번엔 공화당이 반대
상원에서 민주당도 약 1조 달러 규모의 의료비 지출 추가 포함된 수정된 임시예산안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화당이 반대하여, 표결 결과가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역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Ⅲ. 셧다운은 어떻게 종료되었나?
1. 셧다운의 시작과 동시에 발생한 혼란
10월 1일(현지시간) 0시를 기준으로 미국 연방정부가 예산 공백을 맞아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국가 기능 전반에 즉각적인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공공 복지 지급이 지연되고, 약 14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으로 일하거나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갔습니다. 항공관제, 공항 보안 인력도 축소되면서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이어졌고, 각종 인허가 및 행정 처리도 대부분 멈추었습니다.
또한 저소득층 대상의 식량 지원 프로그램 역시 지연되거나 중단되며, 생계 불안이 급격히 확대됐습니다.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저소득층 식료품 구매 지원 프로그램)과 WIC(Women, Infants, and Children Program, 임산부 및 영유아를 위한 영양 지원 프로그램)처럼 서민 지원 프로그램도 위기를 겪으며 지방정부까지 혼란이 번졌고, 소비와 투자 심리도 빠르게 위축되었습니다.
이렇듯 경제적 불확실성도 증가했는데, 이는 단순 심리가 아니라 실제 경제 데이터 생산이 중단되며 현실화되었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를 평가하는 핵심 통계기관인 경제분석국(BEA)이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10월 30일 발표 예정이었던 3분기 GDP 속보치(Advance Estimate)는 셧다운으로 먼저 연기되었다가 결국 발표 자체가 전면 취소되었습니다.
이어서 11월 26일 발표 예정이던 3분기 GDP 잠정치(2차)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BEA가 공식 발표했습니다. 또한, BEA는 연준(Fed)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의 9월 수치를 당초 예정이던 10월 31일에서 11월 5일로 연기했습니다. 통계를 담당하는 또 다른 기관들도 멈춰 섰습니다. (노동통계국(BLS): 10월 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취소,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조사 및 데이터 수집 중단)
즉, 셧다운은 단순히 정부 서비스 마비에 그치지 않고, 경제지표 통계 생산 자체가 멈춰 경제 상황을 진단할 기본 수단이 사라지는 초유의 상황을 초래한 것입니다.
2. 협상과 타협: 종료로 향한 움직임
셧다운이 장기화되던 중, 11월 9일 상원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었습니다. 일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공화당과 절충에 나서면서 연방정부 재가동을 위한 임시 지출안이 60대 40으로 통과된 것입니다. 해당 안건은 셧다운 기간 동안 중단된 연방기관의 자금 공급을 재개하고, 밀린 공무원 급여를 지급하며 항공 관제, 공항 보안, 복지 지급 등 필수 기능을 즉시 정상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후 11월 12일, 하원에서도 222 대 209의 표결로 같은 법안이 통과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서명해 셧다운이 공식적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였던 43일간의 셧다운 사태(10월 1일~11월 12일)를 마무리한 결정적 조치였습니다.

3. 종료 후 복구와 남은 과제
셧다운 종료 이후 연방 공무원들은 즉시 복귀하여 체불된 급여 지급이 재개되었고, 항공, 보안, 행정 서비스 등 국가 핵심 기능도 서서히 정상 운영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셧다운의 후유증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의회예산처(CBO)는 이번 셧다운으로 미국 GDP가 약 110억 달러 감소했다고 추산했습니다. 항공 운항 지연, 저소득층 식비 지원 차질, 정부 기관 업무 누적, 민간 계약 지연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합의안에는 셧다운의 핵심 쟁점이었던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공화당은 이 조항을 예산 패키지에서 분리해 별도 표결로 넘겼고, 상원 표결 과정에서 민주당 중도파 8명이 이탈하면서 공화당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ACA 보조금 연장 여부는 12월로 다시 미뤄진 미해결 과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편, 셧다운 기간 동안 발표되지 못한 3분기 GDP 속보치 및 잠정치, PCE, CPI, 실업률 등 핵심 경제지표가 한꺼번에 밀리면서 통계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저희가 준비한 이번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
이번 글이 셧다운이 미국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이유,
2025년 셧다운이 이렇게 길어진 정치적 맥락,
그리고 실제로 어떤 혼란이 벌어졌고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를
여러분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참고자료
[순서]발행기관, 『제목』, 발행일
[1] Bipartisan Policy Center, 『The Antideficiency Act Explained』, 2025.10.29
[2] U.S. House of Representatives, 『Government Shutdown: Frequently Asked Questions』, 발행일 없음(n.d.)
[3] 국제금융센터(KCIF),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발생 영향 및 평가』, 2025.10.01
[4] KB증권 ThinkTank, 『미국 셧다운 해제 — 43일 만에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2025.11.24
[5] 다음뉴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을 가져온 '연방 의료지원'은 무엇인가』, 2025.10.01
[6] 조선일보, 『미 역사상 최장 셧다운, 상처만 남긴 채 종료』, 2025.11.13
[7] 이데일리 마켓인, 『美, 3분기 GDP 속보치 건너뛴다…셧다운 후유증 계속』, 2025.11.25
[8] BBC 코리아, 『트럼프, 임시예산안 서명 … 미 역사상 최장 셧다운 종료』, 2025.11.13
[9] Kaiser Family Foundation(KFF), 『Medicaid Financing: The Basics』, 2025.7.29
[10] The Washington Post, 『WIC funding to run out as government shutdown continues』, 2025.10.03
[11] 한겨레, 『미 연방정부 셧다운 30일째…저소득층 식량지원 ‘뚝’』, 2025.10.31
작성인 : 류가연
편집자 : 전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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