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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aces — 사유의 배치

[S1-5] AI, 도구인가 거울인가 — "보드리야르와 시뮬라시옹의 감정"

가짜인 걸 알면서도 가짜가 아닌 감정들에 대하여

2026.02.22 | 조회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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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경아 (權申庚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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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전환

 

우리는 이상

AI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묻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감정이

발생하는가.

 


 

사유의 좌표

 

 원본 없는 복제가 대신하는 현실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실재보다 실재처럼 작동하는

하이퍼리얼(Hyper-real)

대상이 아닌, 경험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진위

감정의 실재성

 


 

사유의 출발

 

프롤로그: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안다.

 

AI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의도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은

이미 여러 확인되어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AI와의 대화는

기분을 바꾸고

마음을 흔들고

때로는

위로를 남긴다.

 

변화는

분명히

일어난다.

 

그래서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분명히

가짜라는 알고 있는데,

앎이

감정을

막지 못한다.

 

알고 있음과

느끼고 있음 사이에

짧지만

지워지지 않는

간격.

 

문득

질문이 생긴다.

 

감정도

가짜일까.

 

 

실재보다 실재 같은

 

보드리야르는 말한다.

우리는 이상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는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고.

 

대신

또렷하고

즉각적이며

반응하는 것들 속에서

살고 있다고.

 

실재보다 실재 같은,

하이퍼리얼 속에 살고 있다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다.

 

어느 쪽이

작동하는가다.

 

현실이

중요해지는 것은

 

그것이

불편하고

느리고

말이 막히기 때문.

 

자리를

다른 무언가가

대신

들어선다.

 

조금 부드럽고

조금 빠르고

조금 매끄러운

무언가가.

 

하이퍼리얼은

현실을 흉내내서

강한 것이 아니다.

 

현실보다

불편하기 때문에,

상처 주기 때문에

강하다.

 

 

감정은 대상이 아니라 사건이다

 

감정은

대상이 진짜일 때만

발생하지 않는다.

 

꿈에서도

우리는 울고,

영화 장면에서도

가슴이 아프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말보다

앞서서,

의미보다

먼저.

 

AI 말이

마음을 건드리는 이유도

말이 진짜여서가 아니라

말과 만난 순간

하나의 사건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보다

말과

마주친 순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다.

 

때의

감정은

설명되지 않는다.

 

다만

일어난다.

 

관계 속에서,

접촉 속에서,

지연 없이.

 

그래서

감정은

사후적으로만

설명된다.

 

언제나

나중에,

 

이미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시뮬라시옹은 속임수가 아니다

 

보드리야르에게

시뮬라시옹은

거짓이나 위조가 아니다.

 

속임수도 아니다.

 

속임수라면

들켜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들킬 것이 없다.

 

원래도 진짜가 아니므로.

 

문제는

여기에 있다.

 

원본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

 

,

원본이 필요 없어진 상태.

 

AI 감정 언어는

감정이 발생하는 회로를

그대로

되살린다.

 

그래서

어색하지 않고,

의심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속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작동해서

문제다.

 

그래서

문제다.

 

 

실재적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AI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AI와의 상호작용 안에서

분명한 감정을

경험한다.

 

감정은

AI 안에 있지도,

어디선가

전달된 것도 아니다.

 

우리 안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발생의

출처는

점점

흐려진다.

 

말이 먼저였는지

반응이 먼저였는지

 

내가 건넨 것인지

돌아온 것인지.

 

그렇다면

누가

감정을

불러냈는가.

 

 

하이퍼리얼은 질문을 무디게 만든다.

 

세계에서는

의심이

필요 없다.

 

이미 충분히 그럴듯하고

이미 충분히 설득력 있으며

이미 충분히 부드럽다.

 

그래서 우리는

이게 진짜야?”

묻지 않게 된다.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굳이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이

된다.

 

말은

이미 도착했고,

감정도

이미 정리된 것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감정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감정이

너무 빠르게,

너무 안전하게

도착한다는 점이다.

 

상처도 없고

오해도 없고

되돌림도 없다.

 

감정은

나를

흔들지 않는다.

 

그래서

편안하다.

 

 

클로징: 다음 사유를 향해

 

다음에는

감정이

이렇게

편안한지를

묻는다.

 

그리고

편안함이

어떤 질문들을

조용히

밀어내고 있는지도.

 

 


 

사유의 잔상

 

우리는

가짜임을 알면서도

느낀다.

 

그렇다면,

감정은

어디에서.

 

 

We feel,

even knowing

it is not real.

 

If the feeling is real,

does it still matter

that its source is not?

 


 

사유를 마치며: 책의 호흡으로 다시 보기 (PDF 뷰어로 읽기)

PDF 버전은 향후 출간될 단행본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살려 편집되었습니다. 책을 펼쳐 보듯 문장 사이의 여백과 리듬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면, PDF 에디션으로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 English — A Parallel Record

이 사유의 영문 기록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You can read the English version of this article here:  View in English (Substack) →

 


 

오늘의 사유가 당신의 일상에 작은 파동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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