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국민의 힘 연찬회에서 격정으로 전 정권의 국정 운영 상태와 현재의 야당과 언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의 진심의 걱정일 수도 있고 이제 멀지 않은 총선을 의식한 '선거 정치'의 본격적 발동으로 볼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정을 경험해 보니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정부 운영을 방만하게 해왔다는 분석이다. 이 정치적 수사에 말 꼬투리를 잡자면 그렇다고 정부의 회계가 분식이라는 말은 사실은 아닐 것이다. 불법을 자행하는 일부 범죄적 기업처럼 국가 재정 회계를 분식할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일이 없는데 일자리를 늘린다는 공공부문 채용확대, 노인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일자리로 분식해서 고용통계를 왜곡시키며 선심공세를 계속하고, 에너지 안보와 가격을 급등시키며 실용적 접근을 팽개치고 이념적으로 추진한 탈원전과 과격한 신재생 에너지 확대사업, 선거용 한전 공대 설립 등으로 에너지 공기업들을 대거 부실 기업화하고, 고령화는 급격히 진행되는데 의료보험의 적용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한 '문 케어', 소주성이라는 이름 하에 저질러진 수 많은 선섬성 복지 등으로 문정부가 대한민국을 남미의 반시장 사회주의 국가, 베네수엘라화를 하고 있다는 우려를 국민이 어렵게 윤석열 정치 신인을 대통령으로 만든 이유다. 나는 문 정권 내내 윤 대통령이 지적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의 위험을 목 터지게 경고하며 살았다.
따라서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다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는 윤 대통령의 한탄은 때늦은 것이다. 국민은 그 '아찔한 생각' 때문에 부족한 것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윤 석열 대통령을 어쩔 수 없이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더 정확하게는 문 정권을 이어 받겠다는 이재명 후보는 기본 소득제도를 들고 나올 정도로 더 "아찔한" 후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진단에 보수권 또는 중도권 국민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해왔냐는 것이다. 그는 "국가 안보, 공안 기관, 법 집행 기관, 또 경제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 정말 표도 안 나고 조금조금씩 내실있게 만들어 가는 데 벌써 1년 서너달이 훨쩍 지났다"라고 자신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표도 안 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권이 스스로 평가하는 "조금조금씩 내실있게 만들어" 간 것이 무엇인지 특히 거덜나기 일보 직전의 재정 상태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에게 잘 인식되지 않고 있다. 뚜렷한 것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있는 정도이지, 문정부가 부실화하고 팽창시킨 공기업을 개혁했거나, 선거 선심용을 시작된 한전공대도 감사로 총장을 갈아치운 것 이외에 폐교나 다른 대학과 통합 등 근본적인 대책이 나온 바가 없다. 문케어도 그대로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SOC 사업을 선거와 정치 논리로 시행하지 못하게 할 근본적인 법률이나 제도가 마련된 것도 없고, 기존에 결정된 SOC 사업 중에 폐기나 변경된 것도 없다.
10개월 째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수출 부진과 급속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수는 급감하고 있다. 근본적 개혁이 없이는 재정은 문정부 때보다 더 악화될 것이다. 곧 선거다. 정부도 재정 확대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 것이다. 국정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데 전정권에서 나라를 거덜내기 직전이었다는 말이 공감을 얻기 힘들다.
윤대통령은 이 표가 안나는 것이 언론과 야당 탓으로 보는 것 같다. 만약 언론과 야당의 탓이 국민에게 실적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면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국회가 여소야대라서 법의 통과가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맞을지라도 "언론과 야당 지지자들이 24시간 정부 욕만한다"는 것이 윤 대통령과 정부의 낮은 지지율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8.27일 현재 조선일보 집계에 따르면 부정 평가가 61%, 긍정 평가가 36%로 무려 25%의 적자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집권 한달 만에 부정 지지가 더 커지고 한 번도 이를 반전시켜 본적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그를 지지해서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의 1/3 가량이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지지율은 이제 대통령 지지율과 공조화되고 있다.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전에는 여당의 지지율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정부를 기업에 비교해서 설명했다.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 해보자. 상품과 서비스가 부실한 기업이 광고 부족을 탓한다. 대통령과 정부는 누구보다도 많은 언론의 접근성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할 능력과 의지만 있다면 언론은 대통령의 메세지를 거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야심찬 도어스테핑의 시도를 접은 것도, 해외 순방마다 설화를 일으킨 것도 윤 대통령이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인 거덜나고 망하기 직전의 나라를 위해 어떤 큰 변화를 만들고 있고 만들고자 하는 것이냐는 점이다. 교육, 노동, 연금 개혁을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개혁의 청사진도 구체적 정책도 제시된 적이 없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고 스스로 이야기 한 대로 '표 안나는 일들"만 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의눈에 비친 모습이라고 보아야 한다. 나라가 거덜 나기 직전이라면서 부실 투성이라면서 표 안나는 일만 해도 되는가?
보수권의 지지자들은 구차한 변명을 하며 윤 정부를 옹호해야 한다. 윤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의문에 대해 '이재명이 되었다고 생각해 봐라', '이재명이 정권을 잡지 않게 막아준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이미 이룬 것이다'. 이것이 흔들림 없는 윤 대통령 지지세력의 내세울 수 있는 치적의 전부다. 거덜날 나라를 부흥의 길로, 절망의 나라를 희망의 나라로 되돌렸다고 내세울 치적에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표 나는 일은 말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국민들의 눈에 표 나는 일이 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전정권의 국정 운영에 대한 통렬한 진단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The beginning is always today - Mary Shelly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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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이냉치냉
참 좋은 의견입니다. 윤정부는 이런 좋은 의견을 경청하고 받아들여 좋은 성과를 볼 수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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