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지지율 부진과 민생

거시 경제 지표는 민생 경제가 아니다

2023.11.18 | 조회 6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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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선거의 계절, 정치의 계절이다.  지난 강서구 보궐선거 대패 이후에 여권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언론과 SNS의 정치 토론들을 보면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의 문제가 이런 민심 이반을 일으킨 것처럼 진단한다.  혁신위가 나서서 제안하는 바도 지극히 국민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들이다.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여당의 중진들이 정계 은퇴나 험지 출마를 하는 "희생"을 보여 국민적 분노를 누그러뜨리면 지지율이 회생될 것이라는 투이다. 

정말 우리 국민은 겸손한 척하고 권력자들이 몸을 낮추는 시늉만 하면 정권을 지지하는 생각없이 감정에 휘둘리는 국민들일까?  물론 권력자들의 오만을 감내할 국민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부진과 트럼프의 상대적 인기를 보면 이런 태도의 문제가 근본문제인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게 된다. 트럼프가 바이든 보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의 정치인인가?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이 40%이고 지지하지 않는 여론이 그보다 15% 이상 높은 상태이다. 

미국은 많은 경제학자들과 월가의 전문가들의 예상과 크게 달리 판데믹 이후의 계속된 금리 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경기 불황이나 침체 없이 달려가고 있다.  불가능할 것으로 치부되던 소프트 랜딩 (Soft landing)이 가능해 보인다. 일자리는 구직자보다 많고, 실업은 낮게 유지되고 있고, 선진 경제 중에서 경제성장률 마저도 높은 쪽에 속한다.  금년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집권 이후 높기만 하던 인플레이션마저 이제는 한풀 꺾이고 있어서 금리 인상의 시대가 끝났다는 기대가 높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믿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과 반도체 법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한국, 대만 등 기업들이 반도체,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짓고 있고, 제조업 일자리를 가져오고 있다고 연일 홍보를 해도 미국 국민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 능력에 대해 냉담하기만 하다.  대통령의 경제의 다루는 능력에 있어서는 트럼프에 턱도 없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와 Siena의 여론 조사를 보면 아래 표에서 보듯이 모든 연령층, 교육수준, 그리고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경제를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다. 

경제를 다룰 능력에 관한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국민 지지
경제를 다룰 능력에 관한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국민 지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거시경제 지표는 현재까지는 바이든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 "생각보다"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하고 노동시장도 좋은 것으로 전문가들이 이야기 해왔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런 주장을 해오고 있다. 왜 이렇게 국민들은 바이든 정부의 경제에 대해 불신을 하고 있을까?  

아래 두 개의 그래프가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의 그래프는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 시절의 임금 인상률과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정부 시절에는 임금 상승이 물가보다 일관되게 높았다.  살림살이가 좋아졌다는 말이다. 반대로 바이든 정부에서는 집권 대부분의 기간 동안 정반대로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실질임금이 삭감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 시절의 임금 상승률 (청색)과 인플레이션 (주황색)의 역전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 시절의 임금 상승률 (청색)과 인플레이션 (주황색)의 역전 (자료: 미국 노동통계국)

그 결과 일년 전 보다 살림이 좋아졌느냐 나빠졌냐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정권에서는 좋아졌다는 사람들이 월등이 높았지만 지금은 정 반대다. 최근 조사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1년 전보다 사정이 좋아졌다는 사람들은 19%, 나빠졌다는 사람의 35%로 국민들이 인플레이션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실정을 반영하고 있다. 

1년전보다 경제 사정이 좋아졌다와 나빠졌다의 설문조사 (자료원: 연준의 가계 경제 조사)
1년전보다 경제 사정이 좋아졌다와 나빠졌다의 설문조사 (자료원: 연준의 가계 경제 조사)

바이든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자신의 정책의 탓만으로 볼 수 없고 트럼프의 막대한 코로나 지원금 살포도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경제학자도 경제전문가도 아니다. 

지금 내 사정이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가 판단의 근거다. 이것이 민생이다. 민생은 거시 경제 지표가 아니라 내 주머니 사정이 좋아졌는지 나빠지고 있는 지에 대한 판단이다.  민주노동당 후보로 대선에 나셨던 권영길 대선 후보가 한 말,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가 민생을 대변하는 척도다. 

지금 윤 대통령과 여권의 위기는 바로 민생에 있다.  문정부가 나라 살림을 거덜 냈고, 탈원전으로 에너지 비용을 늘렸고 등의 이야기들은 변명으로 들린다.  갑자기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을 이어받아 고도성장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만 훼손하는 주장들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고도성장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공매도 금지가 국민의 살림을 나아지게 만들고, 김포시 서울 편입이 그런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절대 아니다. 이재명이 되었으면 어떻겠느냐는 가정법의 질문도 국민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그것은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겸손하고 독단이라서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으로 가장 어려워진 층이 누구겠는가? 당연히 젊은 층이다.  이들의 문제를 외면해 온 것이 2030이 등을 돌리는 주된 원인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태도와 성품으로 국민 지지가 바뀔 것처럼 하고, 과거에 수없이 되풀이 해온 "희생"의 정치쇼가 상황을 반전시킬 것처럼 말한다.   

아니다.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셨습니까"를 가장 먼저 묻는다.  최소한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나아지도록 정부가 믿을 만한 계획을 내놓고 열심히 뛰고 있다는 인식을 할 때 마음을 돌릴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 

청년들이 어렵게 마련했던 집을 대출 이자가 부담되어 팔고 있다. 외교 치적으로 선거에 이기는 경우는 없다. 결국 주머니 사정이 선거를 결정한다. 혁신위와 여당은 지금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로 정치 광대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윤 대통령과 여당이 바이든의 고전에서 배워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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