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무엇인 다른가?

유인원과 인간 사이에는 종교가 있다.

2024.01.29 | 조회 5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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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늘 종교의 교리를 교조적으로 믿는 것이 환망공상이라는 돌발적 지적을 하시는 페이스 북의 강석두 (교수)님이 때때로 무엇인 다른가?”라는 선문답 같은 문구와 함께 유인원(Apes)들의 사진을 올리고 계시다.

강 교수님은 무엇이 다른가?”라는 본인이 던진 질문에 대해 아직 정답을 공개하지 않아서 의도하신 바는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인간이 본질적으로 이들 동물과 크게 다른 존재인가 하는 물음이 아닐까 짐작을 해본다.  특히 유일신 종교들이 주장하는 신이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이라면 그간 일관되게 주장한 (신앙)의 환망공상적 사고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는 올리시는 사진을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유인원들과 같고, 또 다른가 하는 점을 진화사회학,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해 보는 것도 재미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전에 페이스 북에 소개한 내가 최근에 읽은 좋은 책 (How Religion Evolved: And Why It Endures)에서 자세히 설명된 저자 Oxford 대학의 Dunbar 교수의 이론이 이 질문에 답변의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경제학적 이론을 더 적용하면 던바 교수가 다루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더 확장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직계 가족을 넘는 무리의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적 동물들이 유인원이고 코끼리와 같은 일부 포유동물들이 있다.  이들은 무리 내 일원들 사이에 사회적 연대감 (Social Bond)를 갖고 있다. 우리는 곤충이나, 물고기, 또는 새, 또는 사슴과 같은 동물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고 생활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떼들의 관계는 대부분 임시적이고 그들 사이에 사회적 연대나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대부분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한 임의적 집단에 불과하다.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고 포식자를 따돌리기에 충분한 수만 채우면 된다는 점에서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들의 사회 (Community)와는 구분된다.

유인원들이 이렇게 사회적 생활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다른 동물에 비해 외부적 위협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은 먹이 사슬의 상위 포식자들이 주요 위협이지만 불행하게도 머리가 상대적으로 좋은 유인원은 상위 포식자들과 함께 같은 이웃의 경쟁 떼들로부터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같은 종들로부터의 위협이 훨씬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침팬지, 고릴라 사회 간의 전쟁은 인간의 그것에 비해 결코 덜 잔인하지 않다. 인간이 동물을 벗어난 것처럼 착각하지만 지금도 인간이 죽어가는 대부분의 위협은 다른 인간에게서 온다. 지금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6.25를 비롯한 우리 역사의 수 많은 비극적 전쟁이 유인원들의 숙명적 숙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같은 무리와의 갈등과 폭력은 먹이 사슬 상의 상하관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연이 부여한 능력이 동등하기 때문에 특별히 갈등에서 우위를 점하는 천부적 능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동류의 무리로부터 위협이 없다면 아마 어떤 억압적 정부도 필요하지 않은 자유로운 세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유인원들은 사회적 무리를 짓고 생존의 확률을 높이려 한다. 문제는 무리의 이해와 개인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리 속에는 질서가 유지되고 갈등이 제어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회적 무리의 크기는 대부분 사회적 관계에 관여하는 두뇌의 부위의 크기에 따라 제한이 된다고 한다. 전전두엽피질 (Prefrontal Cortex), 측두엽(Temporal Cortex), 측두엽과 두정엽의 경계(Temporo-parietal junction), 대뇌반구의 안쪽과 밑면에 해당하는 부위인 둘레계통 (limbic system) 등의 부위이다.

무리 구성원 간의 갈등은 무리의 안전을 위협한다. 따라서 이런 사회적 동물들은 이 갈등을 관리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유인원들이 사회적 무리를 유지하며 그 속에서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이 관계를 친밀하게 갖고 싶은 상대에게 털 손질(Grooming)을 해주는 일이다. 보노보처럼 암컷들이 주도적으로 섹스를 통해 폭력을 예방하는 무리도 있다. 사회적 털 손질이 얼마나 유인원과 원숭이 들에게 중용한 것인가는 그들의 하루에 1/5일 이상을 이 일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서 증명된다. 이 털 손질은 피부에 있는 민간한 특정 뉴론을 자극해서 평화의 호르몬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한다. 엔도르핀은 두뇌가 분비하는 진통제이다.  이 호르몬은 아편과 같은 작용을 하여 안정감(Calmness), 따뜻함(warmth), 행복감 등을 유도한다. 이런 정신 걱강은 우리의 면역력도 높여서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적 연대감을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사회적 털 손질을 하는 개인간에 소속감과 신뢰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2백만전에 털을 잃었지만 우리가 Grooming을 잃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에 포옹을 하고, 손을 잡고, 키스를 하는 스킨십이 이것들이다.

문제는 이런 육체적 털 손질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호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는 물리적 제한이 존재한다.  유인원과 원숭이들은 대략 그 수가 50명이 최대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시 인간의 최소한의 사회적 그룹인 밴드(band)5-10 가족인 이 수에 근접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를 넘는 큰 사회적 집단을 이루고 살아왔다. 50명 이내의 Band, 그리고 던바의 수로 알려진 150-200명의 Community,  500-1000명의 메가 밴드 (Mega-band), 1000-5000명의 부족 (Tribe)까지 원시 인간의 사회적 관계망은 유인원의 그것을 훨씬 넘어서 존재한다.

인간이 털 손질의 한계를 넘어 큰 사회적 조직을 형성한 비결은 털 손질과 같이 엔도르핀이 나오게 하는 사회적 행위들의 대안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웃음, 노래, , 감정적인 이야기하기, 연회 (같이 음식을 나누고 술을 마시는 행위), 그리고 종교적 의례이다 (아마 이 순서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것은 인간만의 유일한 행동이다. 이는 대부분 언어라는 무기가 있기에 가능하다. 이는 일정의 원격 털 손질(grooming at a distance)에 해당한다. 종교를 갖고 있고 종교 의식에 주기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기대 수명이 높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또한 혼자 사는 사람보다 기혼자들의 기대 수명이 더 높다. 이런 것들은 많은 경제적 사회적 효과도 있지만 엔도르핀의 분비에서의 차이로도 설명이 된다.  

던바는 여기서 종교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종교는 사회적 관계망이 커지면서 그 갈등을 관리하는 메커니즘이고 그 사회의 연대와 충성을 담보하는 것에서 원초적인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혼돈 (무질서, Chaos)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질서 (order)를 추구하는 인간의 사회적 진화 과정의 지혜가 녹아 있는 것이 신화와 종교 (기독교)의 경전이라는 조던 피터슨의 설명과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융의 심리학의 초 단순 설명에 그치는 조던 피터슨의 설명보다 던바는 철저한 사회학자 답게 실증적 데이터로 이러한 사실들을 설득하고 있다.

따라서 밴드 내에서 서로 사랑하고 친밀감을 표시하고 보살피는 원숭이와 유인원들의 모습의 사진은 사회적 무리를 지어 사는 유인원의 하나가 인간이라는 점에서 다른 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일반적인 많은 생물의 관계의 한계선인 하늘 색을 벗어나서 밴드(Band)를 이룬 녹색선 안의 모습으로 인간과 유인원들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털이 있고 없다는 모습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인간이 이 녹색선 (50여명)을 넘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연대하는 모습은 인간이 유인원과 다른 모습이다. 거기에 우리는 종교 또는 더 넓게 문화라는 원격 털 손질이 있고, 종교와 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도 (공권력)의 정치적 안전 장치를 마련한다.

산업혁명은 인간이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범위를 5000명을 넘어 무한대로 확장했다.  그것이 자유 무역이라는 거래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개인적으로 모르는 지구 상의 수많은 사람들과의 간접적인 연대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쓰는 아이폰이 우리 손에 주어지는데 관여한 사람들은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는 그들의 수고 덕분에 모든 제품을 더 싸고 좋고, 다양하게 소비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바로 노란색 밖의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이다.  우리의 물질적 풍요는 안전과 평안과 건강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인간들은 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  즉 우리의 시장 거래도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원격 털 손질이다. 우리가 아침에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행복감을 느꼈다면, 좋은 와인과 치즈 케익을 먹으며 행복감을 느꼈다면, 좋은 안심 스테이크에 행복했다면, 좋은 옷을 입고 뽐낼  수 있었다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 친구들이 많은 좋아요를 눌러주어서 행복했다면, 좋은 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면서 행복했고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에서 추억을 만들면서 더 풍요롭고 행복했다면 그게 가능하게 기여한 전세계 인간들의 원격 털 손질의 덕이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현대 문명의 인간이 유인원과 다른 면이고 과거 산업혁명 이전의 우리 조상과 크게 다른 면이다.

결론 인간은 서로 원격 털 손질을 하는 동물이다. 이 원격의 거리는 교통과 통신의 기술로 기하 급수적으로 멀어지고 있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층 (Dunbar, 2023)
사회적 네트워크의 층 (Dunbar, 2023)

 

 

강석두 교수의 무엇인 다른가에 올라온 사진
강석두 교수의 무엇인 다른가에 올라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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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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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보이

    0
    9 months 전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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