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게서 보이지 않는 세 가지

당원(동료 시민)이 주인이 되는 새 정치의 희망은 보이는가?

2024.01.21 | 조회 2.5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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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한동훈 국힘당 비대위원장의 인기가 치솟는다고 한다. 그런데 국힘당의 지지율이나 정권 심판론이냐 야당 심판론이냐는 여론은 미동도 없다. 그리고 야당 심판론보다 정권 심판론이 더 높은 지지를 받는 근본 원인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큰 변동이 없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한동훈 위원장이 보수 국민들 중에서만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보수 정치권 인사들 중에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있고, 공천이 무서운 다른 정치인들은 숨죽이고 있는 현실에서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

왜 윤석열을 지지했지만 등을 돌린 세력이나 특정 진영을 무조건 지지하지 않는 소위 가변적인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가?

많은 정치 전문가들이 선거 공학적 관점에서 많은 분석들을 쏟아내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정치권의 “새 정치” 주장에는 정치 개혁이 아니라 눈앞의 선거를 치루기 위한 선거 공학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선거 공학의 관점에서 쏟아내는 정책과 구호들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 결함을 갖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에 없는 세 가지를 살펴 보자.

첫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말에 신뢰가 없다는 점이다. 제시되는 구호는 수없이 반복되고 지켜지지 않은 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공약의 재탕이라는 것들이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 국회의원 정원 축소, 공천에 의한 대규모 물갈이, 광주 정신의 헌법 전문화,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 지금까지 쏟아진 약속들에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가 있는가?

그리고 그런 과거의 약속은 지켜진 적이 있는가? 다수 당이 되면 국회의원 정원을 축소한다는 공약을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다수 당이 되면 정원 축소로 피해를 보는 국회의원이 다른 정당보다 큰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정당과 대통령이 있는가? 대통령마다 공약한 개헌을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데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헌법 개정을 할 수 있는가? 출판 기념회를 통한 우회적 선거자금 확보를 다음 선거때부터 금지하겠다는 것을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없이 국회를 통과시킬 수 있는가? 정치는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자금법은 이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그런데 소위 오세훈 선거법을 개정해서 정치자금을 보다 자유롭게 모집할 수 있는 정치자금법 개정을 국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가?

청년 정치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였던 이준석 전대표를 정치적으로 매장시킨 정당의 청년 정치의 공약을 청년들이 신뢰하겠는가?

두번째 문제점은 국민의 정치 혐오에 아부하는 포퓰리즘만 있고 본질적 정치 개혁이 없다는 점이다. 이 많은 공약들이 민주주의와 정치의 선진화라는 본질적 개혁이 아니다. 공천을 하면서 3선 이상에 감점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것이다. 정치인이 다선을 한다는 것은 지역 주민의 변함없는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성공한 결과다. 기업이 돈을 잘 벌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제도나, 학생이 공부를 잘하면 시험을 못보게 하는 제도를 본적이 있는가?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일반 대중의 정치 혐오라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국화의원 불체포 특권은 불출마 선언을 한 김웅 의원이 반론을 제시했듯이 헌법에 명시된 입법부의 독립과 보호를 전제한 소중한 제도다. 서구에서 봉건 왕정으로부터 시민혁명을 통해 피를 흘려 얻은 소중한 민주주의의 자산이다. 헌법의 제도를 부정하는 것인지 헌법 개정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도 없는 이 공약은 매번 반복되는 대표적인 공약이다. 이재명 대표의 식언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렸는지 모르겠지만 헌법의 제도이고 역사적 소중한 민주주의 유산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정치인들이 특권층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의 정치 혐오에 근거한 포퓰리즘의 공약이다. 국회의원의 물갈이, 정원 축소도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우리 나라의 국회의원의 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절대 많지 않다. 상하원 양원제로 되어 있는 나라의 국회의원들에 비해 국정 영향력이나 권력도 크다.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면 개별 국회의원의 권력의 크기는 더 커지고 지금도 전문성도 숙의과정도 충분치 않은 채로 규제 법안을 양산하는 의원들을 수가 적어지면 이해집단이 압력을 행사하고 로비하기가 훨씬 쉬어진다. 쏟아진 정치 개혁의 모든 약속들은 천편일률적으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지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는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가 청년들이나 중도 확장에 실패하는 세 번째 이유는 한동훈의 말에 당원이라는 주어가 없다는 점이다. 그의 말의 주어는 “한동훈”이다. “동료 시민”은 그가 말하는 정치 개혁이나 국힘당을 민주적 정당으로 만드는 주체적 당원이 아니다. 그의 약속에는 당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원들에게서 어떤 동의를 받고, 당원들이 정강이나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이나, 의원 후보의 선택에서 소외된 지금의 왜곡된 정치 구조에서 마땅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없다. 당원은 여전히 투명인간들로 존재한다.

그가 척결하겠다는 586 기득권의 그 정치, 여의도 어법과 하나도 다르지 않는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한동훈의 연일 쏟아지는 말들은 보면 “짐이 곧 국가다”라는 우리나라의 기존 정당의 권력자들의 모습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다. “막말은 설자리가 없다”라든지 공천위는 아직 가동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영입한 비대위원을 특정 선거구에 전략적 공천을 기정 사실화 했다. 시스템 공천이나 투명한 공천을 누가 믿겠는가? 제도에 의한, 정당의 민주적 절차에 의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선거는 용산이 아니라 한동훈 자신이 치루는 것이라며 국힘당이 자신이라는 자세다. 진영 논리에 충실한 사람들에게는 단호한 모습으로 비쳐질 지 모르겠지만 이 모습에서 70년대생 젊은 세대의 문화와 새로운 정치의 모습이 어디에 있는가?

어차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몸처럼 살아온 분이니 대통령과 수평적 관계와 같은 기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한동훈에게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인다. 말은 거침없는 달변가이지만 기존 정당과 정치의 공식 그대로의 권위주의 정치의 연장이 지금까지 연출된 모습이다.

 

P.S 총선 때가 되니 자꾸 정치에 관련한 글을 쓰게되어 죄송합니다.  보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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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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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조은놈

    0
    9 months 전

    이병태교수님 메일 잘보았습니다. 나라걱정하시는 교수님의 비판적 견해에 전부 공감합니다...

    ㄴ 답글
  • 김치보이

    0
    9 months 전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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