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그림으로 이해하는 상대성이론>
1편-특수상대성이론
*안내*
이 글은 상대성이론을 떠올린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작성되었으며 글의 창작된 이야기는 모두 허구입니다.
또한, 읽으시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쉽게 쓰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여러분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부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해드리겠습니다.
<인트로>
어느 날, 저는 늦잠을 잤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늦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빨리 학교로 뛰어간다고 해 봅시다. 아무리 빨라야 시속 8KM 정도일 겁니다. 저는 속력을 높여서 점점 빠르게 달립니다. 곧 ‘광속’ 에 도달할 정도로 말이죠. 놀라운 점은, 광속에 다가갈수록 제가 느끼기에는 주변의 시간이 천천히 흐릅니다. 사람들이 모두 슬로우모션 영상을 튼 것처럼 걸어가거나 움직이는 모습 모두가 아주 느리게 보입니다. 가래떡처럼 얇고 길게도 보이네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빠르게 달린다 한들, 광속, 즉 빛의 속도에는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많은 계산과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마침내,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제가 원하던 것과는 다르군요.
학교가 없습니다. 다른 건물이 들어서 있고 사람들은 처음 보는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래로 오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정말 어이없게 들리는 일이 이 ‘광속’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게 된다면 모두 가능합니다. 특수상대성 이론의 시작이기도 하죠.
이 글을 다 읽고 이해한 뒤에 다시 위의 글을 읽어보세요. 사뭇 다르게 읽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아인슈타인에게 ‘천재’ 라는 수식어를 만들어준 이론입니다.
또한,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라고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고요.
정말로 상대성이론을 이해하는 모험, 지금 시작합니다.
<1. 갈릴레이 관성>
관성이란, 물체가 처음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려우니 이야기로 돌아가 보도록 합시다.
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문이 닫히고 출발하자, 제 몸은 뒤로 휘잉 쳐집니다. 앞에서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자 버스가 급정거를 하고, 다시 제 몸은 앞으로 휘잉 쳐집니다. 이것이 관성입니다. 제 몸이 버스와 같은 속력으로 움직이는 상태를 유지하려고하기 때문에 버스의 속력이 급작스레 줄어들면 몸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고 해서 앞으로 쏠리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 버스가 시속 50km로 일정하게 달리고 있을 때 제 몸은 앞으로 쏠리지도, 뒤로 쏠리지도 않습니다.
바로 버스가 ‘등속운동’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등속운동이란, 물체가 일정한 속력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론상으로는, 마찰 등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물체는 등속운동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버스가 시속 50km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만약 기사님이 엑셀을 밟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버스는 서서히 멈출 겁니다. 그 이유는 바로 지면과의 마찰, 공기 저항 등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해 봅시다. 공기를 없애고, 지면의 마찰을 0으로 만듭니다. 물론 지구의 중력도 없애고요.
이제, 버스가 전진하는 것을 막는 ‘방해꾼’ 즉 힘은 가해지지 않으므로 버스는 엑셀을 밟지 않아도 시속 50km 로 달리게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원리로 우주 탐사선들은 어느 정도 속력에 다다르면 추진을 멈추고, 더 이상 가속을 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일정한 속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등속운동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해 볼게요.
‘물체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계속 등속운동 하려는 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등속운동은 정지상태와 같습니다’
<2. 운동의 상대성>
학교에서 깜빡 잠이 든 저는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별 하나 없이 어두운 우주입니다. 저는 혼자 아까 그 버스에 타 있군요. 버스의 속력이 궁금하네요. 앞좌석으로 다가가 계기판을 살펴봅니다. 시속 50km 라고 쓰여있습니다. 우주에서는 버스의 등속운동을 막을만 한 물질이 거의 없어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혹시 계기판이 망가졌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사실, 자동차의 속력은 바퀴의 회전수로 측정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계기판이 버스의 속력을 알려준다고 가정합니다.)
그래서 혹시 주변에 뭔가 지나가는 것이 있나 둘러봅니다. 저기 다가오던 소행성이 버스를 스치듯 지나가네요. 제가 재빠르게 재어보니 저 소행성의 속력은 시속 1000km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소행성과 버스가 둘 다 서로에 대해 시속 500km 로 달렸는지도 모르죠. 혹은 버스가 시속 1000km로 달리고 소행성은 멈춰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눈치 채셨나요?
기준 좌표계, 즉 측정할 만 한 대상이 없는 공간에서는 운동은 상대적입니다. 우리가 절대적인 속력 기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주위에 기준 좌표계, 즉 옆의 표지판이나 풀, 나무 등 덕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추측할 뿐이죠.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는 제가 소행성을 지나간 건지, 소행성이 나를 지나간 건지 측정할 길이 없습니다. 사실, 이 두 상황은 다르지도 않죠.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기준이 없는 곳에서 운동은 상대적입니다’
<등속운동과 운동의 상대성>
등속운동의 특이한 성질 중 하나는, 정지 상태와 구분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물리학에서는 정지 상태나 등속 운동 상태나 같은 개념으로 다룹니다.
왜 그럴까요?
아까 우주 버스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버스가 시속 1000km로 등속운동 하고 있었다고 해도, 타고 있는 저는 전혀 구분할 수가 없숩니다. 이건 초속 약 30km로 질주하는 지구 위에 있는 우리가 지구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빛의 절대성>
아까 운동은 상대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글에서 반례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군요.
바로 빛입니다.
우주 버스에서, 저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소행성을 발견합니다. 이 소행성은 저보다 시속 100km 더 빠른 속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등속운동 하고 있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저는 멈춰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소행성은 저에 비해서 시속100km 빠른 속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방금 계기판을 점검해 보니,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버스는 시속 50km로 나아가고 있고, 소행성은 그보다 시속 100km빠른 시속 150km로 나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자, 이제 소행성을 빛이라고 해 봅시다. 빛의 속력을 확 줄여서 시속 150km 라고 해 볼게요. ‘빛’은 버스를 지나쳐 시속 150km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분명 빛은 시속 150km 고 버스는 같은 방향으로 시속 50km로 나아가고 있으니 버스에 탄 제 입장에서는 150-50=100km 즉, 시속 100km 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빛은 조금 요상해서, 늘 시속 150km 로 측정됩니다.
즉, 빛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대상입니다.
(빛의 속력은 어떻게 측정해도 일정하게 측정됩니다)
이게 바로 빛이 이상한 이유입니다.
빛에 대해 어떻게 운동하든 간에, 빛의 속력은 늘 일정하게 측정됩니다. 뒤로 도망쳐도, 쫓아가도, 빛은 늘 자신의 속력 초속299,792,458m 로 측정됩니다.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빛의 속력은 어떻게 측정하던 일정하게 측정됩니다. 즉, 빛의 속력은 절대적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특수상대성 이론에 대해 알아봅시다. 특수 상대성이론에는 크게 3가지 현상이 있는데요, 바로 동시의 상대성, 시간 팽창, 공간 수축입니다.
<1. 동시의 상대성>
저는 여전히 아까 그 우주 버스에 타고 있습니다. 심심해서 버스 정중앙에서 양쪽 거울로 빛을 쏘며 놀고 있죠. 빛은 거울에 반사되어 다시 제게 돌아옵니다. 제가 양쪽 벽으로 빛을 동시에 쏘면, 제 입장에서는 빛이 동시에 제게 돌아옵니다.
하지만,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어떨까요?
버스가 오른쪽으로 시속 50km 로 나아가고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외부의 사람이 보기에는 왼쪽 빛이 벽에 먼저 닿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버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왼쪽 벽이 빛을 마중 나가는 셈이 되지요.
왼쪽 벽은 빛에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오른쪽 벽은 빛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니 당연히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왼쪽 빛이 먼저 거울에 반사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니까, 내부의 사람이 생각하는 ‘동시’ 와 외부의 사람이 생각하는 ‘동시’ 의 개념이 다르다는 겁니다.
이를 ‘동시의 상대성’ 이라고 부릅니다.
정리하면,
‘동시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2. 시간의 팽창>
두 번째 현상은 바로 시간의 팽창입니다. 시간 팽창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타고 있는 버스에 ‘광자 시계’ 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높이는 1미터이고, 광자가 한 번 위나 아래에 부딪힐 때에 ‘똑딱’ 하는 소리가 납니다.
버스에 탄 저와 외부의 관찰자는 각자 이 광자 시계를 갖고 있죠.
제 입장에서 보기에는, 저는 등속운동하고 있으므로 가만히 서서 광자시계를 지켜보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어떨까요?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제 광자시계는 오른쪽으로 시속 50km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제 광자 시계의 움직임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림과 같은 대각선은 직선보다 길이가 깁니다. 따라서,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제 광자 시계의 움직임이 그림과 같이 대각선이므로, 제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만약, 광속으로 달린다면, 빛의 경로인 대각선은 결국에는 가로선이 되고 맙니다. 광자는 시계에 영원히 도달하지 못하고, 이 말은, 시간이 멈추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운동은 상대적이므로, 제가 외부의 관찰자를 보기에는, 관찰자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왜냐하면, 제 입장에서는 관찰자가 저를 상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빠르게 움직이면 빠르게 움직일수록,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생을 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은, 외부의 관찰자가 봤을 때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즉, 당신이 보기에는 외부의 관찰자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했듯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속력 때문이고, 속력은 상대적이니까요.
예를 들어, 당신이 매우 빠른 속력으로 달린다고 해도 당신이 느끼는 시간은 똑같으나, 오히려 남들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당신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보이고요.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관찰자가 봤을 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3. 공간 수축>
마지막 현상은 바로, 공간 수축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빠르게 이동할수록 길이가 짧아진다는 겁니다. 이런 상상을 해 볼게요. 저는 아까부터 줄곧 우주 버스에 타고 있습니다.
이 버스가 시속 50km로 이동할 때, 그림처럼 직선 직전에서 직선 직후 까지를 지나치는 버스의 시간을 잰다고 해 봅시다.
(거리)=(시간)x(속력) 이므로, 버스의 속력을 알고, 지나친 시간은 방금 측정했으므로,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관찰자가 보기에 이 버스는 움직이고 있죠. 따라서 속력이 일정할 때, 길이가 줄어들게 됩니다.
아까 그 공식을 다시 보면, 버스는 시속 50km 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버스의 길이)=(시간)x(시속 50km) 라는 등식이 성립합니다.
버스의 속력은 시속 50km로 일정합니다. 따라서 , 시간이 줄어들면 버스의 길이도 줄어들게 됩니다.
그런데, 버스는 0이 아닌 시속50km 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버스의 길이는 정지상태보다 짧게 측정됩니다.
하지만, 제가 버스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버스의 길이를 측정한다면, 버스의 길이는 변화가 없습니다.
이 이유 역시 움직임은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길이가 줄어든다 함은, 버스를 둘러싼 공간 전체가 수축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버스 안의 제가 관찰자를 본다면, 관찰자의 길이가 양옆으로 작아진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운동은 상대적이니까요.
정리해 보면, ‘'관찰자가 보기에' 운동하는 물체는 이동하는 방향으로 길이가 수축합니다.’
이렇게, 특수상대성이론의 3가지 현상을 알아보았습니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해도 정상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의 직관과는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꼭 아래 댓글로 적어주세요!
지금까지 알아본 사실을 모두 정리해 보겠습니다.
‘물체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계속 등속운동 하려는 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등속운동은 정지상태와 같습니다.’
‘기준이 없는 곳에서 운동은 상대적입니다’
‘빛의 속력은 어떻게 측정하던 간에 일정하게 측정됩니다. 즉, 빛의 속력은 절대적입니다’
‘동시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관찰자가 봤을 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관찰자가 보기에 운동하는 물체는 이동하는 방향으로 길이가 수축합니다.’
이 모든 현상들이, 수학적으로 사실이고, 실험으로도 증명이 되었습니다. 아주 기묘하고 놀라운 일이죠. 당시 과학자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답니다.
우리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음 여정의 주제는 바로 ‘중력’입니다.
별과 블랙홀의 탄생과 죽음,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이유, 그리고 빅뱅이론까지.
이 모든 것이 ‘일반상대성이론’ 으로 설명됩니다.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주와 우리의 위치를 깨닫는 여정, 계속 함께해주세요.
(저는 그동안 버스에서 조금 더 지내도록 하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일반상대성이론' 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 이론으로는 별의 탄생에서 블랙홀까지 설명이 가능하답니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과 그림의 저작권은 과일남에 있습니다.
이번 글의 그림은 모두 제가 손수 그린 것이어서 저작권을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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